[앵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오는 11월 네 번째 발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제작 전 과정을 처음으로 총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자세한 내용, 임늘솔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전남 고흥 현장에 직접 다녀오셨잖아요.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누리호 4차 발사는 2년 반 만에 도전이기도 하고 민간이 처음 총괄하는데요.
또, 이번 발사는 우주항공청이 만들어진 이후 최대 행사이자 첫 발사 관리 경험인 만큼 의미가 큰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남 고흥 현장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공존했는데요.
실제로 임무통제센터에서 설명을 듣는 중간에도 '지금부터 누리호 정기점검을 시작하겠습니다.' 라는 안내가 연이어 울렸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니까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실제상황, 실제상황' 알림을 듣는 것처럼 긴장하게 됐거든요.
또, 제가 누리호 코 앞까지 가서 봤는데,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누리호 내부 압력 유지를 위해 공기를 불어 넣으면서 나는 소리인데, 마치 누리호가 거친 숨을 고르며 빨리 날아오르고 싶어하는 거 같았습니다.
[앵커]
그러면 구체적으로 이번 4차 발사 준비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2010년 개발을 시작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2021년 발사를 시작으로 총 3차례 우주로 향했는데요.
오는 11월 2년 반 만에 우주로 날아갈 예정입니다.
전남 고흥에서는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운용 절차와 정상 작동 여부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었거든요.
화면으로 보시죠.
무게 200톤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장으로 옮겨집니다.
47m 길이의 긴 몸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죠.
누리호의 탯줄이라 불리는 '엄빌리칼' 타워와도 무사히 연결됐는데요.
이번 시험은 발사체 구조와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인데요.
점검이 끝나면 누리호가 '대한민국'이라는 글자를 품고 우주로 힘차게 날아갈 예정입니다.
[앵커]
발사체 최종 점검이 한창인데,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고 있나요?
[기자]
무엇보다 극저온 환경에서 발사체가 정상 작동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발사체를 발사대에 기립시켜 발사체와 발사대 간 연결 상태를 확인하고 실제 발사처럼 영하 183도 극저온 산화제를 충전해 발사체가 잘 견디는지를 점검하는 절차인 WDR을 이번에 진행한 건데요.
연구진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종찬 /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 : (부품이) 수축한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를 보는 게 첫 번째 목적이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이 과정들을 통해 전체적으로 발사체가 발사 운영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 두 번째 목적입니다.]
[기자]
이 과정을 통해 기술적 안정성을 높이고 발사 당일 변수를 최소화하려는 건데요.
두 차례 발사 성공을 거둔 누리호 입장에서 WDR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려고 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발사에는 어떤 위성이 실리나요?
[기자]
이번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개의 큐브위성 등 총무게 1,040kg의 탑재체가 실립니다.
3차와 비교했을 때 무게가 2배 이상 증가한 건데요.
목표 고도 역시 550km에서 600km로 상향됐습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에서 1년간 지구 오로라와 대기광 관측, 자기장과 플라즈마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또, 국내 기업과 대학, 기관에서 제작한 큐브 위성 12기도 함께 실리는데요. 3차 때와 비교했을 때 부탑재 위성은 5기가 더 늘어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누리호 4차 발사는 조금 특별하다고요?
[기자]
네, 위성에 들어가는 고효율 연료인 하이드라진 주입이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 이뤄집니다.
위성 제작 과정에서 연료를 미리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발사장에 충전 설비를 구축한 건데요.
3차 때 없었던 설비가 새로 생겼기 때문에 효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하이드라진의 독성을 중화하는 과정도 국내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진행합니다.
관련해서 연구진 이야기 들어보시죠.
[유승우 / 발사체 제품보증실장 : 하이드라진이라는 연료가 사실은 조금 위험하지만 그럼에도 위성에서는 대부분 이 추진제를 사용합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하이드라진을 실제 충전한 사례가 없었는데 이번에 국내 최초로 충전하게 되고요.]
[기자]
특히, 이번 4차 발사는 처음으로 민간 체계종합기업이 구성품 참여업체 관리부터 단·전기체 조립까지 제작 전 과정을 총괄하는데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통해 발사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누리호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누리호는 점검 이후 다시 분해하는 과정을 거치고 위성 체결 등 최종 점검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WDR 수행 점검 결과를 분석해 오는 25일 평가를 수행하고, 26일에는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최종 발사 일자를 정할 예정인데요.
4차 발사는 지난 발사 때와는 달리 누리호 최초로 새벽 1시경에 발사하는 야간 비행이기 때문에 11월 새벽에 우주로 향할 예정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임늘솔 기자와 얘기 나눠 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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