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과 2주 만에 메마른 땅으로 변해버리는 이른바 '돌발 가뭄'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습니다.
폭염이 땅을 빠르게 말리면서 나타나는데, 기후변화로 그 위험성이 커졌습니다.
극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역시 이런 현상으로 더욱 땅이 메말랐습니다.
김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보통 가뭄은 오랜 기간 비가 부족해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발생합니다.
하지만 '돌발 가뭄', 이른바 급성 가뭄은 불과 2주 만에 땅을 바싹 메마르게 합니다.
폭염이 주요 원인으로, 뜨거운 열기가 땅을 빠르게 말려 단기간에 가뭄을 불러오는 겁니다.
2018년 여름, 한 달 가까이 이어진 기록적 폭염 속에 전국적으로 돌발 가뭄이 발생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간간이 소나기가 있었지만,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땅이 완전히 말라버렸습니다.
이 같은 돌발 가뭄은 최근 40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온난화로 폭염이 강해진 데다, 강수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비껴간 지역은 폭염과 맞물려 급격히 마르는 겁니다.
이번 강릉의 극심한 가뭄 역시 호우 부족과 폭염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정지훈 / 세종대학교 환경융합공학과 교수 : 여름철 폭염이 굉장히 강해지거든요. 또 하나 봐야 될 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저희가 지금 판단하고 있는 게 강수입니다. 강수가 굉장히 좁은 영역에서 집중호우 형태로 짧은 기간에 내리거든요.]
전 세계적으로도 같은 추세.
돌발 가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도 뚜렷하게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돌발 가뭄은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강수량과 2∼3주간의 폭염 예측을 함께 고려해 토양 수분을 추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앞으로 돌발가뭄이 더 자주, 빠르게 찾아올 거라고 경고합니다.
[정지훈 / 세종대학교 환경융합공학과 교수 : 돌발 가뭄이 본격적으로 많아진 지가 한 10년 20년 정도 됐습니다. 기후변화 예측시나리오에서도 이런 돌발 가뭄이 계속 강해질 거라고 예측을 하고 있어요. 아마 폭염 증가하는 것만큼이나 돌발 가뭄도 위험이 계속 증가할 겁니다.]
새로운 유형의 재난으로 떠오르는 돌발가뭄, 예측 체계 개선과 대응 방안 마련이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
YTN 김민경입니다.
촬영기자;곽영주
디자인;정은옥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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