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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신 한 잔이 에너지로"...커피 찌꺼기로 만든 생분해성 배터리

2025년 08월 18일 16시 50분
[앵커]
우리 일상에서 배터리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전기 공급원인데요.

문제는 중금속 등으로 회수나 처리가 까다로워 환경에 큰 부담을 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생분해성 친환경 배터리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권석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 한 잔에는 약 15g의 원두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섭취되는 양은 0.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찌꺼기로 버려집니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기존 플라스틱과 금속 프레임 대신 커피 찌꺼기로 만든 친환경 일회용 배터리를 개발했습니다.

커피 찌꺼기를 점토처럼 빚은 뒤 금속 틀에 눌러주면 배터리 프레임이 만들어집니다.

여기다 양극에 마그네슘 합금, 음극에 삼산화몰리브덴을, 그 사이에 전해질을 넣어 설계했습니다.

[조현빈 /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박사과정생 : 플라스틱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딸깍 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되게 복잡한 구조가 필요했는데 (커피 찌꺼기는) 다공성 구조다 보니까 표면이 되게 거칠어 가지고 이런 식으로 그냥 평평하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힘을 줘서 이렇게 고정을 시킬 수 있는 구조를 비교적 쉽게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건전지 한 개보다 높은 전압으로, 1.7V LED를 일주일 동안 켤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 성능도 확인됐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완전히 생분해된다는 것.

기존 건전지에 들어가는 납·카드뮴·수은 대신 마그네슘 합금과 삼산화몰리브덴 등으로 만들어 물에 쉽게 분해됩니다.

배터리를 화분에 넣고 실험한 결과, 두 달 만에 빗물에 완전히 분해돼 새싹까지 돋아났습니다.

[진성훈 /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 : 충분하게 배터리로서 잘 동작을 할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이 배터리를 굳이 수거를 하지 않더라도 예를 들면 비가 온다든지 그렇게 되면 구조물이 깨지고 그와 동시에 이제 곰팡이가 피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연구팀은 앞으로 전해질 제형을 최적화하고 방전 수명을 늘려 산불예방과 같은 환경 모니터링 센서의 친환경 전원 기술로 확장시킬 계획입니다.

YTN 사이언스 권석화입니다.



영상취재 : 황유민








YTN 권석화 (stoneflowe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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