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 기술이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전됩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를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됐는데, 자세한 내용, 이성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누리호는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잖아요. 이 개발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기로 한 건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누리호 지난 2023년 3차 발사 이후 올해 11월로 예정된 4차 발사부터는 2027년 6차 발사까지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발사를 진행하기로 했죠.
이걸 누리호 고도화 사업이라고 부르는데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누리호 제작과 발사를 항우연에서 이전받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민간 기업입니다.
이에 따라 항우연과 한화에어로는 누리호 기술 이전 협상을 2년 10개월간 진행해왔는데요.
그동안 누리호의 기술 가치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벌이다가 지난 25일 최종적으로 협상이 타결된 겁니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032년까지 누리호를 직접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방금 통상실시권을 말씀하셨는데,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통상실시권, 다소 용어가 어려운데요.
한화가 확보한 통상실시권은 누리호를 직접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데 비독점 형태입니다.
비독점 형태라는 게 무슨 말이냐면 누리호 기술과 관련한 지식재산권은 항우연이 여전히 보유하게 되는데요.
항우연이 다른 기업에도 누리호를 제작하고 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은 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국비 2조 원이 투입된 누리호의 기술 이전 금액도 궁금한데요. 계약금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누리호는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항우연 주도로 300여 민간기업이 참여해 함께 개발한 우주발사체인데요.
이 과정에서 국비 약 2조 원이 투입됐습니다. 기술이전 금액, 즉 기술료는 240억 원인데요.
기술료 산정은 산자부 지정 기술 평가기관의 가치평가와 항우연 전·현직 연구자 3백여 명의 의견 수렴과 동의, 항우연과 한화에어로 간 협상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됐습니다.
누리호는 국비 2조 원이 투입됐는데, 여기에는 누리호 발사장 건설, 엔진 연소시험 설비 건립 등도 포함됐는데요.
기술 이전료는 이런 비용을 제외하고 이전 대상 기술인 누리호 개발에 직접 투입된 연구개발비를 기준으로 산정했다고 항우연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깐 누리호를 개발하는 데 직접 투입된 R&D 비용을 대상으로 기술료를 산정했다는 거군요.
누리호 기술이전 계약이 완료되면서,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란 기대도 큰데 어떤가요?
[기자]
네, 이번 기술이전은 민간 중심의 우주개발 시대, 즉 뉴스페이스를 보여주는 상징성도 큰데요.
우주항공 업계에서는 이런 기대감도 크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한화는 누리호를 제작하고 쏠 수 있게 됐잖아요.
바꿔 말하면 한화가 주도적으로 발사체를 만들고 발사 일감도 따내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이 발사 일감이 여의치 않다는 거죠. 사실상 6차 발사 이후엔 발사 일정이 없다시피 한 상황인데요.
이런 어려움의 주요 요인으로는 누리호의 발사 단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발사체 시장을 주름잡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과 비교할 때 누리호의 발사 비용은 대략 10배 더 비쌉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누리호가 발사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말씀을 듣고 보니 외부의 도움이 없으면 한화가 자체적으로 누리호로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사실 그런 측면이 큽니다.
정부도 이런 부분을 고민해서 누리호 1기를 추가로 제작해서 오는 2028년 국방위성 2기를 쏘아 올릴 계획입니다.
이 사업을 누리호 해리티지 사업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국방위성을 누리호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현재 누리호로는 불가능해요.
누리호에 탑재할 국방위성의 크기가 커서 누리호의 위성 덮개인 페어링을 개량해야 하거든요.
해리티지 사업은 이런 누리호 개량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누리호의 성능을 대용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거죠.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결국 누리호가 자생하기 위해선 기술 개발을 통한 발사 단가 절감 등의 노력이 필요한 거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누리호 4차부터 6차 발사까지를 누리호 고도화 사업이라는 하는데요.
사실 이 고도화 사업 때 누리호의 단가를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이 있었으면 좋았다는 게 우주항공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항우연 설명을 들어보면 고도화 사업 기획 단계에서 누리호 성능 개선도 논의됐지만, 최종적으로 이 부분은 빠졌다고 합니다.
당시엔 누리호가 3번밖에 발사를 하진 않은 상황이어서, 똑같은 누리호를 3번 더 발사해 발사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혔다고 합니다.
누리호의 자생을 위해 원가 절감을 위한 기술 개발 노력과 발사물량 확보를 위한 안정적은 발사체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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