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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로 나는 박쥐, 한 치 앞만 보는 덕에 안 부딪힌다

2025년 04월 14일 16시 06분
좁은 동굴에서 떼 지어 나는 박쥐들.

그 수가 아무리 많아도 서로 부딪히지 않습니다.

그 비결이 뭘까요?

화면 보시겠습니다.

수십, 수백 마리의 박쥐들이 비좁은 동굴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무리 지어 날아다니는 박쥐들은 저마다 초음파를 발산해 물체를 파악하는데, 신기한 것은 서로의 초음파가 간섭 현상을 일으켜 충돌하는 법이 없다는 겁니다.

독일 연구팀이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이스라엘 훌라 계곡에 사는 '큰생쥐꼬리박쥐'를 대상으로 2년 동안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박쥐에 초소형 초음파 마이크를 부착한 뒤 동굴에서 날아오르는 순간부터 초 단위로 움직임과 음향 정보를 기록했는데요.

비밀은 부채꼴 모양의 비행 형태에 있었습니다.

박쥐들은 동굴을 빠져나온 지 단 5초 만에, 일사불란하게 부채꼴 형태를 그리며 흩어졌는데, 집단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간격을 넓혀, 서로의 고주파 초음파에 방해받지 않고 충돌 또한 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부채꼴 모양으로 바로 앞에 있는 동료들과 충돌하지 않을 만큼의 정보만 파악하다니.

이럴 땐 한 치 앞만 보는 게 더 낫다고 해야 할까요?


YTN 사이언스 박나연 (p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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