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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폐광의 변신은 무죄!"…우주 실험실로 탈바꿈

2025년 04월 01일 16시 02분
■ 임늘솔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엔 폐광에 만들어진 우주 기술 실증 실험시설에 대해 임늘솔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반갑습니다.

[앵커]
얼마 전 폐광에 우주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실험 시설을 만들었다는 리포트를 봤거든요.

폐광이 실험실이 된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는데요.

원래 이렇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나요?

[기자]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지하자원을 개발하고 채굴하는 장소를 광산이라고 하잖아요.

이러한 광산이 더 이상 경제적인 가치가 없어지면 문을 닫아서 폐광처리를 합니다.

보통 폐광이 되면 그 공간을 활용하기 보다 물을 채우는데요.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폐광에 우주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고 해서 제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폐광산 갱도가 달 자원 개발 장비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는 것은 전 세계 최초인데요.

리포트에 다 담지 못한 내용, 폐광에서 어떤 실험들이 이어질 예정인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앵커]
다른 공간도 있고 실험실도 있을 텐데 폐광에서 실험을 진행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태백 폐광 갱도는 우주환경을 모사할 수 있는 최적의 지하공간으로 우주자원 개발 기술 실증과 지역 산업 재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폐광은 공기 순환이 어려워 산소가 희박합니다.

폐광의 공기 조건은 산소가 없는 달이나 화성과 같은 우주 환경과 비슷하죠.

또, 폐광은 빛도 거의 들지 않고요.

우리가 동굴에 가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것처럼 폐광 안도 열 차단율이 높아 일정하게 저온 상태가 유지됩니다.

그래서 특별히 저온, 저산소 등의 우주 환경 시설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렇다 보니 경제적, 시간적으로 이득이 되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기에 폐광에서 실험을 진행하는 겁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장 :(폐광에서) 어떤 충격에 의해 탑재체를 떨어뜨려 보거나 그런 것도 여기서 가능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앵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이 가능한가요?

[기자]
네 화면을 보면서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기기는 달 탐사용 로버인데요.

울퉁불퉁한 바닥에서 원활한 주행을 하며 움직입니다.

곧이어 드릴을 이용해 달 토양을 채취하는데요.

또 다른 로버를 보면 지면을 이동하면서 레이저 유도 파쇄 분광기 등의 센서를 통해 지면에 존재하는 원소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바닥에 레이저를 쏘자 타닥타닥하는 소리와 함께 한 쪽에 자리 잡은 모니터에서 바닥에 깔린 원소들이 실시간으로 표출되는 거죠.

뿐만 아니라 표토 채굴기를 장착한 로버가 천천히 원통 모양의 표토 채굴기를 내리면서 바닥에 흙을 퍼담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달에 있는 시료를 채취하기 위한 실험을 합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부분이 달에서 이루어진다면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비밀을 풀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또 다른 활동이 이어지나요?

[기자]
네, 연구진은 올해 안에 태백 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를 만들 계획인데요.

태백에 건설될 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는 폐광지역을 활용해 우주 자원 개발 기술을 실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복합 연구·실험 단지입니다.

이 안에 우주자원 개발 장비의 제작, 조립, 실내 환경 시뮬레이션, 성능시험이 이루어지는 융합실증시스템 실험동이 만들어지고요.

또, 실제 달의 표면과 지하와 유사한 조건을 구현하기 위해 폐광의 지상, 지하 공간을 활용한 실외 테스트 공간인 옥외실험부지도 생겨납니다.

이외에도 우주자원 활용, 장비의 양산, 시험 평가 등 연계 가능한 산업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하는 우주자원산업단지도 구축될 예정입니다.

이평구 지질자원연구원장의 말 들어보시죠.

[이평구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 : 우리가 극복해야 될 것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이 공간에 달의 우주 환경을 모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됩니다. 예를 들면 진공 펌프라든지 무중력 상태의 챔버를 만든다든지 이런 실험들을 계속 진행 하게 될 겁니다.]

[앵커]
폐광의 변신이 화려할 거 같은데요. 여기서 실험을 진행한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이번 시연은 함태광업소에서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향후 지하연구시설은 지난해 6월 88년 만에 문을 닫은 국내 최대 탄광인 강원도 장성광업소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조금 전 말씀드렸던 우주자원융합실증단지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거든요.

또 2032년에는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 중인 달 착륙선에 자원탐사 기기를 실은 후에 달에서 헬륨-3 등 희귀자원을 채취해 귀환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네, 이번 실험을 통해 우리나라도 달을 탐사할 수 있는 국가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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