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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우주로 출발한 차세대 망원경 '스피어엑스'…8전9기 끝에 지구를 떠난 이유는?

2025년 03월 18일 16시 19분
■ 임늘솔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엔 8전 9기 끝에 지구를 떠난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에 대해 임늘솔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임 기자, 한 달 전 '과학1열'에서 스피어엑스 망원경이 어떤 건지 알아보면서 2월 28일에 발사될 예정이라고 전해주셨잖아요.

그런데 무려 8번의 연기 끝에 지난 12일에 우주로 떠나간 건데, 우선 발사는 잘 된 거죠?

[기자]
네. 스피어엑스는 발사는 물론 교신도 성공해 최종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발사 당시 화면을 제가 준비해왔는데요.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짙은 어둠 속에서 우뚝 솟아 있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이 안에 실린 게 바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입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팰컨9 로켓이 힘차게 우주로 출발합니다.

이륙 후 2분이 지난 뒤 팰컨9 1단 엔진에서 분리, 2단 엔진 점화가 차례로 일어났는데요.

이후 재사용 가능한 팰컨9의 1단 로켓은 자동 복귀 절차를 시작해 착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은 2단 로켓이 달린 카메라 영상인데요.

2단 로켓과 스피어엑스가 정상적으로 분리되면서 목표 궤도로 들어가는 스피어엑스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 신기함은 물론 8전 9기 끝에 성공한 스피어엑스에서 감동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게 발사 42분 후, 그러니까 우리 시각으로 12일 낮 12시 52분경이었는데요.

이후 스피어엑스는 고도 약 650km 태양동기궤도에 도달했으며, 오후 1시 30분경 나사의 근우주 네트워크인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 지상국 센터와 교신에 성공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예정된 발사보다 많이 늦어졌잖아요. 하루씩 여러 차례 발사일을 미뤘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정말 발사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원래 스피어엑스는 지난달 28일 낮 12시 9분에 발사될 예정이었는데요.

그런데 3월 1일과 3일, 5일, 7일, 8일, 11일로 미뤄지는 등 여덟 차례나 발사가 지연됐습니다.

NASA는 미디어브리핑에서 팰컨9 로켓이 상승할 때 우주선이 겪는 충격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특정 부품에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주망원경을 싸고 있는 덮개인 페어링의 압력 장치에서 누수가 확인되었다고 설명했고요.

게다가 기상 악화로 우주망원경을 발사장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이 미뤄졌고 우선순위가 높은 다른 우주군 미션 때문에 연달아 발사가 지연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기상 악화나 발사 순서 지연 등의 이유로 발사가 연기됐습니다.

하지만 예정된 임무 수행에는 지장 없다고 했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정웅섭 /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 발사나 시험 운영이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NASA는 기본적으로 과학 임무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정해진 임무 기간 2년 반 동안에 4번의 천체 관측을 보장하게 됩니다.]

[앵커]
스피어엑스가 관측을 시작하면 기존 흑백 우주에서 컬러 우주로 바뀐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가 본 우주 사진들도 다 컬러 사진이지 않았나요?

[기자]
기존에도 컬러 사진이었는데 왜 흑백에서 컬러로 바뀐다고 하는지 궁금할 겁니다.

그동안 본 우주 사진도 컬러사진이 맞습니다.

그런데 스피어엑스가 보여줄 컬러 우주 사진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진짜 컬러 우주를 볼 수 있다는 건데요.

지금 활동 중인 허블과 제임스웹이 있잖아요. 허블과 제임스웹이 있지만 이것들이 보여주는 우주 사진은 또 다른 화면이거든요.


우선 지금 활동 중인 우주망원경인 허블과 제임스웹 이 찍은 용골자리 대성운의 사진을 준비해왔는데요.

함께 보시죠.

지금 보시는 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용골자리 대성운 사진입니다.

한 번쯤은 보셨을 수도 있는데요.

이어서 사진을 한 장 더 보시죠.

조금 다른 차이점이 느껴지나요?

[앵커]
확실히 선명도가 조금 달라보입니다.

이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용골자리 대성운 사진입니다.

[기자]
같은 모습을 봤지만 누가 찍느냐에 따라 화면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제임스웹이 찍었고 허블이 찍었던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으로 천체를 관측했다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으로 천체를 관측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데요.

그런데 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제임스웹도 적외선 영역에서 3~5개 색을 이용하는데, 이번에 발사된 스피어엑스는 무려 102개 적외선 색깔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저희가 방금 봤던 사진보다 더 선명한 사진을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죠. 조금 더 다양한 색깔로 우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조금 더 쉽게 자세히 설명하면 지금까지는 빨강, 초록, 파랑, 검정 정도의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엄청나게 많은 색깔 102개가 들어있는 큰 크레용 세트를 선물 받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스피어엑스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가 NASA와 협업했다는 거잖아요.

우리나라가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고 어떤 역할을 했나요?

[기자]
네. 국제협력기관으로는 우리 한국천문연구원이 유일하게 참여를 했는데,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 2016년부터 기획, 아이디어 단계부터 같이 시작했는데요.

2019년 NASA 중형 미션 선정, 2022년 지상검교정장비 개발까지 우주망원경 기획, 자료처리, 기기개발 등 전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역할은 천문연구원이 극저온 진공 챔버를 개발해 NASA에 제공한 점인데요.

영하 220도 우주환경을 구현한 극저온 진공 챔버 덕분에 망원경을 실제 우주에 보내지 않고도 관측 장비를 검증, 교정할 수 있어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또, 2019년부터 많은 한국 천문학자들이 자료 분석과 소프트웨어 개발, 과학 임무 분석에 기여 했고, 우리 연구진의 기술력도 인정받은 상태라 앞으로 스피어엑스가 전송할 각종 관측 자료를 공유 받아 한국 우주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지난주 발사한 스피어엑스는 언제부터 공식 임무를 시작하게 되나요?

[기자]
현재 스피어엑스는 시험가동을 하고 있는데요.

스피어엑스의 임무 지점은 지상에서 약 700km를 도는 '지구저궤도'로, 약 550km를 돌고 있는 허블 망원경의 궤도보다는 조금 높은데요.

즉, 임무 지점이 지상에서 700km이기 때문에 발사 후 거의 바로 궤도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처럼 백오십만 킬로미터를 가기 위해 수개월 정도가 걸리지는 않는 거죠.

스피어엑스는 적외선 망원경이기 때문에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약 10일 정도가 소요되는데요.

37일 동안 여러 가지 시험 관측을 한 뒤 4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과학 탐사 임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차세대 망원경 스피어엑스가 우주의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다주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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