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늘솔 / 과학뉴스팀 기자
탐사선이 달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습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자 수많은 분화구로 가득 찬 달 표면이 보이는데요.
서서히 착륙을 시도하자, 흙 먼지가 발생하고 이후 탐사선의 그림자가 나타납니다.
달 착륙에 성공한 이 탐사선 이름은 블루 고스트.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것으로, 높이 2m, 폭 3.5m, 착륙용 다리 4개에 탑재체 10개가 실려있습니다.
블루고스트는 지난 1월 15일에 발사돼 2월 13일 달의 타원 궤도에 진입 후 우리 시각으로 지난 2일, 40여 일간의 비행을 마무리하고 달에 무사히 착륙했는데요.
이번 착륙은 지난해 2월, 달에 착륙한 첫 민간기업으로 기록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 이후 민간 달 착륙으로는 두 번째입니다.
착륙한 위치는 달 앞면 북동쪽 사분면의 큰 분지인 '마레 크리시엄' 내 '몬라트레이유'라 불리는 고대 화산 지형 근처인데요.
여기는 달 탐사선이 착륙하는 데 유리하고 자기장이 있는 지역이라 과학연구에 도움이 됩니다.
지금까지 달 표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데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와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등 5개국뿐인데,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 달 착륙을 성공한 건 대단한 성과입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정민섭 /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 성공했다는 것은 임무의 성공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면에서 절약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페이스엑스가 재사용 로켓을 성공하고부터 민간의 영역이 확대 된 것처럼 달도 이제 민간의 영역으로 확대될 것을 의미합니다.]
블루 고스트는 착륙 직후 곧 바로 임무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착륙 30분 만에 달 표면 사진과 데이터 등을 지구로 전송하기 시작했는데요.
또, 달 내부를 탐사해 지하자원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고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블루 고스트는 위성 항법 실험을 비롯해 방사선에 적응하는 컴퓨터 실증 시험을 진행하고, 우주복이나 기계에 접착제처럼 달라붙는 달 먼지를 자동 제거하는 장비, 지구와 달 사이 거리를 밀리미터 이하 단위에서 측정하는 장비 등을 가동합니다.
또, 달 토양 샘플도 수집할 예정인데, 기존에는 숟가락 같은 물건을 이용하거나 충돌 시 튀어나오는 것들을 포집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가스를 분사해서 수집합니다.
블루 고스트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 바로 한국의 시조 작품이 실려있기 때문인데요.
예술 작품을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 일환으로 세계 창작자들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와 함께 우리나라 시조 김달호의 '운석의 꿈' 등 작품 8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블루 고스트는 달에 착륙 후 약 2주간 활동하는데요.
그 동안 어떤 새로운 우주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사이언스 이슈 다 모아온 임늘솔 이었습니다.
영상편집:황유민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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