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출산과 고령화, 의대 선호 등의 이유로 과학기술계 인력 부족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세계 여성과학인의 날이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여성 과학기술인의 연구 참여 확대를 통해 젠더 통합 연구를 늘려가고, 다양한 각도에서 여성 인력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권석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국내에서도 출시된 '레켐비'
그런데 지난해 7월, 레켐비가 백인이나 남성, 특정 유전자가 없는 환자에게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3분의 2가 여성인 만큼 치료제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건데, 이는 남성 중심의 연구가 부적절한 치료법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젠더 편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연구자의 참여로 연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혜숙 /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소장 : ("내가 팔이 저리고 이런데 어떻게 하면 되냐." 모든 조건을 똑같게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건강 챗봇은 남성에게는 즉시 응급실로 가라 그러고 여성에게는 며칠 기다렸다가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이제 가정의를 만나라고 얘기를 합니다.]
여성 연구자의 참여도가 중요하지만, 문제는 여성 연구자의 비율이 나이가 들수록, 직급이 올라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라는 겁니다.
[전상미 /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부회장 : (중견 여성연구자들은) 부모 부양과 자녀교육을 동시에 책임지는 '샌드위치 세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담은 물리적으로 연구 시간이 부족하고 집중하기도 어려우며 이는 연구 실적의 감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와 육아를 병행하는 연구자를 지원하는 브릿지 펀드의 대상 인원을 올해 최대 두 배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또, 급하거나 중단할 수 없는 연구 실험으로 인해 긴급 돌봄이 필요한 경우, 육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 사업도 시범 도입합니다.
[문애리 /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이사장 : 경력 단절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육아기 연구자 대체 인력 인건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 경력 복귀를 희망하는 여성 과학기술인들에게 디지털, AI 등의 교육을 하고 있고요. ]
전문가들은 출산과 육아로 연구 현장을 떠나는 여성 과학기술인을 지키는 건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의대 선호 등의 이유로 과학기술계 인력 부족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여성과 남성 모두가 과학기술 분야에서 평등한 기회를 제공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YTN 사이언스 권석화입니다.
영상취재 : 황유민
YTN 사이언스 권석화 (stoneflowe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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