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이언스

위로 가기

'감염병 숙주' 박쥐가 안 아픈 이유?…하늘 날며 다양한 바이러스 이겨냈다

2025년 02월 05일 16시 06분
박쥐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숙주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박쥐가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 건 비행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전 세계를 팬데믹 공포에 몰아넣었던 에볼라, 사스, 메르스는 모두 박쥐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였죠.

코로나19를 일으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원래 박쥐에만 기생하던 바이러스인데 진화를 거듭하며 인간에도 기생할 수 있도록 변형됐는데요.

실제로 박쥐는 광견병, 에볼라 등 200여 종에 달하는 바이러스가 사는 주요 숙주입니다.

박쥐가 가진 바이러스 200여 종 가운데 60여 종은 사람도 감염되는 인수공통 바이러스인데, 사람이 이러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각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쥐는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거의 아프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해외연구진이 박쥐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20종의 박쥐를 대상으로 DNA, RNA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유전적 특성과 질병의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박쥐는 바이러스로 인한 DNA 손상을 막거나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유전자를 다수 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강력한 면역 체계를 가지고 있는 거죠.

연구진은 박쥐의 면역체계가 발달한 시점이 박쥐의 비행이 진화한 시점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박쥐는 비행할 때마다 시속 100마일까지 속도를 내고 심박 수가 분당 1,000회까지 치솟습니다.

이때 체온이 40℃에 이를 정도로 몸이 뜨거워지고 신진대사가 급속히 진행돼 노폐물이 쌓이고 염증이 일어나기 쉬워지는데요.

연구팀은 박쥐가 노폐물과 염증을 내버려두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 이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면역 체계를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의 면역 체계 조절에 도움을 주는 약물을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영상편집:김영환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거의모든것의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