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번 달에만 세 번째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이틀째 확산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은 현지시간 22일 오전 11시쯤 LA 카운티 북부 캐스테이크호 인근에서 발생한 '휴스 산불'이 23일 오전 10시 34분 기준 41.2㎢나 번졌다고 밝혔습니다.
하루 만에 여의도 면적(4.5㎢)의 10배에 가까운 규모를 태운 것입니다.
수백 명의 소방관이 출동해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화재 진압률은 아직 14% 수준입니다.
당국은 화재 지역 인근 주민 3만1천 명에게 대피 명령을, 잠재적인 위협이 있는 2만3천 명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는 경고를 내렸습니다.
CNN 등에 따르면 대피령이 떨어진 지역에는 카운티 교도소의 일부 시설이 있어 수감자 약 470명이 다른 시설로 이감됐습니다.
아직 이번 화재로 건물이 파손되거나 인명피해,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22일 자정을 넘긴 한밤중에는 게티 미술관과 가까운 벨-에어 지역에서도 또 다른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을 긴장시켰습니다.
소방관 250여 명이 출동해 신속히 대응하면서 이 산불은 0.16㎢를 태운 뒤 진화됐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산불이 번지고 있는 LA 일대에는 극도로 건조하고 강풍이 부는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말에는 비 예보가 나와 소방 당국과 주민들이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화재 지역의 지반이 취약해진 상태에서는 소량의 비로도 산사태나 토석류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 당국이 대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LA에서는 지난 7일 서부 해변과 동부 내륙에서 대형 산불이 잇달아 발생해 16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불로 최소 28명이 숨졌고, 1만 6천여 채의 건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부 해변의 '팰리세이즈 산불'은 현재까지 94.9㎢를, 동부 내륙의 '이튼 산불'은 56.7㎢를 각각 태웠습니다.
현재 두 산불의 진압률은 각각 72%, 95% 수준입니다.
두 산불 역시 강풍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소방관들이 구축한 방어선 덕에 더는 확산하지 않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LA 산불 피해자 지원과 지역 인프라 복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주 정부 예산 25억 달러, 우리 돈 약 3조 6천억 원을 지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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