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늘솔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시간입니다.
오늘은 임늘솔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시죠.
이번 시간에는 어떤 소식을 알아볼까요?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합니다.
강이나 바다뿐만 아니라 먹는 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요.
국내 연구진이 물속에서 안정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을 청소할 수 있는 수상드론을 개발했다고 해서 제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네, 말씀해주신 것처럼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얼마나 심각한가요?
[기자]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이라고 들어보셨을 텐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부터 하와이 앞바다 사이에 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걸 보실 수 있는데요.
해류에 의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한곳으로 모여 우리나라 면적 16배의 크기를 만들었습니다.
즉, 플라스틱으로만 하나의 섬이 만들어질 정도로 심각하다는 건데요.
네덜란드 비영리환경단체가 6일 반 동안 담은 해양 쓰레기가 무려 10여 톤이었는데, 80% 이상이 그물과 로프, 부표, 어업 폐기물과 같은 플라스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처럼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을 없애기 위해 세계 각국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은 두 대의 배를 이용해 대형 그물을 U자 형태로 펼쳐 쓰레기를 모으는 방식을 사용하거나 청소하는 배, 청항선을 이용해야 해 품이 많이 듭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눈에 잘 보이니까 보면서 담을 수 있지만,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서 청소하는 게 어려울 거 같은데, 어떻게 청소하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미세플라스틱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청소하는 게 어렵죠.
그래서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해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을 줄이는 게 최선의 방법인데요.
그런데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물 위를 안정적으로 떠다니며 미세플라스틱까지 제거할 수 있는 수상드론을 개발한 겁니다.
최대 5시간 동안 강 위를 떠다니면서 커다란 쓰레기부터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까지 제거하는데,
여기서 비밀은 물과 친한 친수성 톱니바퀴에 있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톱니바퀴가 돌면서 바퀴 사이에 물막이 만들어지고, 이 물 막을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함께 딸려오는 게 보이실 겁니다.
물과 친한 톱니바퀴가 물은 아래로 빼내고 미세플라스틱은 톱니 사이에 남겨 걸러내는 건데요.
이렇게 물 막을 이용해 1㎛(마이크로미터)부터 최대 4mm 크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한꺼번에 치울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물 위에 떠서 쓰레기를 치우는 수상 로봇이 처음 나온 기술은 아닌데, 임 기자가 취재한 수상드론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기자]
기존 수상드론이나 수상로봇들은 필터를 사용하지만, 이번 기술은 필터가 아닌 친수성 톱니바퀴를 사용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데요.
우선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문명운 / KIST 극한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기존의 방식은 물과 미세 플라스틱을 분리해서 하는 필터식이었는데요. 필터는 미세 플라스틱이 다 막습니다. 그래서 오래 쓸 수는 없고요.]
[기자]
그러니까 기존 필터는 미세플라스틱처럼 작은 조각을 회수하기 어렵고요.
만약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려면 필터의 그물망 크기가 작아야 하는데, 크기를 줄일수록 물로 인한 압력 차이가 커져 제거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단점이 있어 필터 그물망 크기를 마냥 줄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필터 자체가 없고 친수성 톱니바퀴를 이용하기 때문에 오염물 크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 말고 다른 쓰레기도 치울 수 있나요?
[기자]
네, 연구진은 수상드론이 미세플라스틱 청소와 함께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성진 / KIST 극한소재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필터 방식은 사이즈를 이용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특정한 미세 플라스틱에 밖에 적용이 안 되거나 특정한 접착성을 가진 재료밖에 작동이 안 돼요. (저희는) 물에 기반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미세 플라스틱뿐이 아니라 다른 그냥 오염물에도 대부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합니다.]
[기자]
전문가의 설명처럼 다양한 곳에서 활용 가능한데요.
먼저, 정박형으로 오염이 많이 발생하는 곳에 설치해 24시간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요.
저장고를 바꾸면 큰 플라스틱이나 일반 쓰레기도 청소할 수 있습니다.
또, 위험물을 회수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기름을 제거하는 역할도 소화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청소는 물론 안전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하니 빨리 사용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상용화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연구진은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한 상태입니다.
기업에서는 제품 제작도 완료해 아랍에미리트와 싱가포르에 수출했고, 우리나라는 해양환경공단에 공급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네, 미세플라스틱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물을 마시고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임늘솔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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