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강 작가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자정 노벨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합니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영미문학에 밀렸던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는 의미 외에도 아시아와 여성에게 유독 인색했던 노벨문학상이 변화를 선택했다는 메시지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박순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 문학은 해방과 한국전쟁 직후 선교사들에 의해 처음 서구 문화권에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문학 자체가 처음 평가를 받은 것은 40여 년이 지난 1990년대 중반입니다.
이문열의 소설을 시작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소설들이 유럽에 소개되면서 한때 해외 출판사들 사이에 한국 문학 열풍이 불었습니다.
한국문학 번역 금고가 처음 생기고 번역원 설립으로 이어진 것도 이때입니다.
출판계와 정부도 2000년대 들어 꾸준히 해외도서전 참가 등 작가의 해외 진출을 도와왔습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은 이런 노력이 더해져 세계에서 우리 문학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김헌식 / 문화평론가 : (여러 문학상을) 유럽 쪽에서 수상하게 되면서 진가를 인정받아왔습니다. 번역의 역할, 그리고 그들에게 인정받아온 이력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했고)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성과는 아닙니다.]
노벨문학상으로 대표되는 주류 영미 문학의 변신도 놀랍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121명 가운데 한강을 포함해 여성은 18명에 불과했고 아시아 수상 작가는 국적을 기준으로 한강이 5번째입니다.
'노벨 유럽문학상'이라는 비판 속에 50대 중반의 아시아 여성 작가에게 노벨상의 영예를 안긴 것입니다.
[강지희 / 문학평론가 : 서구 문화권 중심이었던, 남성 중심이었던 이런 것들이 변화하면서 탈중심화되는 흐름이 있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 메인 스트림(주류)에 있는 문학계에서도 그 파장과 함께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의 성장과 아시아와 여성에게 문을 열고 있는 영미 문학이 함께 만든 기분 좋은 변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영상편집 : 김희정
디자인 : 전휘린
YTN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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