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부모.
청소년 자녀의 머리 위를 맴돌며 모든 일에 간섭하는 부모를 뜻하죠.
이젠 성인이 된 직장인 자녀의 회사 생활까지 개입한다고 해서 '뉴 헬리콥터 부모'란 신조어도 있습니다.
"아들이 학원에 가야 하니 야근 좀 빼달라" "사표는 아빠인 내가 대신 써서 내겠다" "우리 애가 힘들어하니 다른 부서로 바꿔 달라"
실제로 기업 인사팀에 걸려오는 전화 내용이라고 합니다.
신입사원 채용 면접 때 부모가 따라와 대기실에 같이 들어가려는 일은 공채 때마다 벌어진다고 하는데요.
한 일간지가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100대 기업 인사담당자 35%가 직원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연락한 이유의 80%가량은 '문의'였는데 부서 이동, 급여, 휴가 등 다양한 내용입니다.
"우리 애 F학점 철회해달라"는 등의 항의 전화가 빗발쳐서 대학 교수들이 휴대전화 번호를 감춘다는 얘기는 많이 알려졌는데요.
이젠 직장인이 되어서도 부모에 의존하는 '어른이 캥거루족'이 늘어난 것이죠.
그런데, 이제는 '헬리콥터 양육'이 손주 세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교육비를 대신 내주고, 손주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헬리콥터 조부모'의 이야깁니다.
최근 5년간 조부모가 미성년 손주에게 직접 증여한 건수는 2만7천 건 정도, 건당 평균 증여 액수는 1억4천만 원입니다.
자녀가 어른이 된 뒤에도 계속 돕는 이유에 대해서 아직 걱정되고 불안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요
자신만큼의 사회·경제적 안정을 이루기를 바라는 심리적 요인에 더해, 저성장 시대가 되면서 불안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현주 /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조부모님 세대에서 경제적으로 많이 이루신 분들은 자녀와 손주들도 이것을 같이 누리길 바라는데 지금은 저성장기이다 보니까 충족이 되지 않고 염려가 되어서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YTN 이하린 (lemonade010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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