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늘솔 / 과학뉴스팀 기자
지금 보시는 곳은 쓰레기 처리장이 아닙니다. 남아메리카 볼리비아에 있는 우루우루 호수 주변인데요. 온통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해 호수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네이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5만여 개 도시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오염이 한해에 5,200만 톤에 달했는데, 이는 플라스틱 생산량 4억 톤의 1/8수준입니다. 매년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의 1/8이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부적절하게 불태워진단 얘긴데요. 플라스틱 쓰레기 자체도 문제지만, 잘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플라스틱 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부산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이 진행 중인데요.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서 맺은 약속이 현재 전 세계 탄소 배출의 기준이 되는 것처럼 이번 협약이 부산 플라스틱 협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정부간협상위원회(INC) 의장 : 저는 이곳 부산 회의를 통해 (플라스틱) 위기를 끝내고, 협약이나 미래 협약을 위한 합의문을 도출할 거라 확신합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플라스틱 생산 줄이기' 입니다. 그런데 현장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가득합니다. 이번 협약에는 모두 177개국이 참가했는데,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자' 와 우선 '플라스틱 재활용부터 제대로 하자' 이렇게 입장이 나뉘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원하는 우호국 67개국은 장관급 공동 성명을 통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플라스틱 전 주기를 포괄하는 협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법적 구속력을 지닌 공동의 조처가 담긴 세계적인 규칙이 필수적이라고 본다며 합의를 촉구했습니다.
[한민영 / 외교부 기후환경외교국 심의관 : 우리가 목표(플라스틱 오염문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고 상호 존중하며 변함없는 결단을 내릴 겁니다. 한국은 모든 회원국과 협력하여 격차를 좁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립이 길어질 경우 '기후변화 협약' 체결과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1992년 '기후변화 협약'이 맺어지고 '교토의정서'가 채택되기까지 5년이 걸렸고, 최종적으로 '파리협정' 체결은 2015년이나 돼서야 이뤄져 총 23년이 지난 후 이루어졌기 때문인데요.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 단계에 이르는 전 주기적 관리를 통한 국제 협약이 이루어져야, 생산 감축은 물론 사용량도 줄이는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플라스틱 사용,완전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용을 위해 기존보다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사이언스 이슈 다 모아온 임늘솔 이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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