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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1열] 물로 깨끗한 공기 만들어 줄게!…폐기물 걱정 없는 친환경 공기 정화 시스템 개발

2024년 12월 03일 16시 26분
■ 임늘솔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과학 1열' 시간입니다.

오늘은 임늘솔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시죠.

임기자, 올겨울은 시작부터 폭설이 내렸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봄보다 오히려 겨울철에 미세먼지 문제가 더 심각한 것 같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달 22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에도 눈 대신 미세먼지가 가득했는데요.

12월의 첫 번째 월요일에도 온화한 바람을 타고 중국발 스모그가 유입되면서 수도권과 충북, 호남과 경북, 제주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올라갔는데요.

이렇게 겨울철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다 보니 각 지자체에서도 미세먼지를 줄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경기도, 충북, 인천 등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겨울을 맞아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는데요.

특히, 서울시는 대기오염 배출시설 700여 곳에 대해 특별 점검을 벌이고, 대형공사장의 경우 사물 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해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살필 계획입니다.

[앵커]
네,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번 시간에 나눌 이야기와 관련 있죠?

[기자]
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겨울철 미세먼지가 말썽입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하려고 공기청정기 사용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죠.

하지만 공기청정기 필터는 사용할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데다가 분리수거가 되지 않아 폐기물이 많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물을 이용해 필터 교체 없이도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제가 직접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앵커]
이야기하신 대로 저도 공기 청정기를 종종 쓰고 있는데요. 이미 판매 중인 기존 공기청정기랑 임 기자가 취재한 공기청정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먼저, 상용 제품으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여과식 필터는 고체 형태의 섬유 구조로, 사용하고 난 후에는 사이사이에 오염물질이 붙어 있어 재활용이 어려운데요.

반면 이번 기술은 기존 고체 형태의 필터가 아닌 물을 사용한 친환경 기술이라 필터로 인한 폐기물 걱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물을 사용한 기술로 버블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고 사라지는 물과 공기의 계면을 필터로 이용하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서 우리가 어릴 때 많이 하던 보글보글 장난 있잖아요.

빨대로 물 안에 공기를 넣어 거품을 만드는 걸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렇게 버블이 만들어졌다 사라지면서 생기는 물과 공기의 계면이 필터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별도의 필터 교체 없이도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거죠.

또, 기존 여과식 필터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물질은 포집이 어려워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기술은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전문가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정성민 / 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박사후연구원 : 공기 중에 떠다니는 오염물질인 미세먼지하고 CO₂ 그리고 VOC(휘발성 유기 화합물)까지 다 용해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고 오염 물질과 물이 맞닿을 수 있게 저희가 미세 버블 시스템을 만들어서 더 많은 더 빠른 기체 교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물로 미세먼지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한데, 연구진이 이 아이디어를 우리 신체 일부에서 얻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연구진은 우리가 숨을 쉬는 방법, 그러니까 인체의 순환계와 호흡기관에서 이번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숨을 쉴 때 폐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막으면서 혈액을 통해 세포에 필요한 산소를 전달하고, 필요 없는 이산화탄소를 외부로 배출하거든요.

이때 폐포와 모세혈관에서 혈액 안팎으로 자연스러운 확산을 통해 기체교환이 이뤄집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고체 필터 대신에 물에 무수한 미세 공기 방울을 만들어서 필터 없이 미세먼지를 포집했고요.

여기에 혈액 순환을 모사한 물 순환 시스템까지 구현해 실내 이산화탄소는 외부로, 산소는 실내로 보내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고승환 교수의 설명 들어보시죠.

[고승환 /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 (이번 기술은)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냄새, 이산화탄소,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분자상의 오염원을 하나의 장치로 동시에 제거 가능해 밀폐된 공간에서 창문을 열어 환기하지 않고도 다양한 입자상, 분자상 오염원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제거 (가능합니다.)]

[기자]
실제로 연구진은 개발한 시스템의 성능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는데요.

밀폐된 공간에 쥐를 넣자 호흡 때문에 산소는 줄고 이산화탄소가 늘어 활발히 움직이지 못하고 처졌는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적용해 봤더니 이산화탄소는 30% 줄어들고 쥐의 활동성은 53% 올라갔습니다.

[앵커]
폐기물 걱정 없는 친환경 공기청정기,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기자]
네, 연구진은 마이크로버블 기반 기체 교환 시스템이 간단한 원리와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서 탁상형 또는 차량용 소형부터 사무실, 회의실 등과 같은 대형 공간까지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필터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고체 필터 시스템으로부터 매년 나오는 엄청난 양의 필터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용화가 되려면 투자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앵커]
네, 실내에서 미세먼지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임늘솔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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