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최근 코로나19나 독감보다도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호흡기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백일해'인데요. 지난여름부터 백일해 환자가 크게 늘었는데, 이달 초에는 백일해로 치료받던 신생아가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후 2개월 미만 아기의 백일해 사망 사례가 발생한 건데, 이와 관련해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19일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꾸리고, 백일해 등에 대한 예방접종을 강조했습니다. 먼저, 백일해가 어떤 질병인지 전문가에게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 신현영 /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증상은 주로 감기 증상과 유사하지만, 발작성 기침, 기침 끝에 '흡'하는 소리가 나타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구분됩니다. (증상이) 4∼6주 지속될 수 있고요. 주로 영유아기가 감염되는 경우가 87% 정도로 보고되기 때문에 소아에서 많이 감염됩니다.
[기자]
특히, 백일해는 환자 한 명이 주변 사람 12명에서 17명을 감염시킬 수 있어서, 전파력이 코로나19의 10배가 넘습니다. 해외에서도 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 상황, 정말 심각합니다. 최근 5년간 국내 백일해 환자 수를 보시죠.
2020년엔 백 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불과 두 자릿수였고, 지난해도 3백 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요. 올해는 아직 한 해가 다 가지도 않았는데, 20일 기준으로 3만 5천 명을 넘어서 지난해의 120배가 발생했습니다. 이 같은 급증의 원인이 뭔지, 전문가에게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 신현영 /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그동안 코로나19의 면역 부채라고 하는, 백일해에 노출되지 않았던 면역 체계에 사람들이 취약하기 때문에 한 번 노출되더라도 더 감염 리스크가 올라가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기자]
백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는 DTaP와 Tdap이 사용되는데요. 백신이라고 하면, 백신 부작용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들 백신은 백신 가운데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백신 중 하나입니다. 널리 접종된 지 이삼십 년이 넘어서 충분히 안전성이 입증되기도 했고요. 백신 자체가 균을 전혀 포함하지 않았고, 균의 단백질이나 불활성화된 독소만 포함해서 임신부나 신생아가 맞아도 될 정도로 부작용이 적고, 경미합니다. 다만 근육 백신이라서 바늘을 깊이 찔러넣기 때문에 이로 인한 통증은 있을 수 있습니다.
안전성은 거의 입증됐지만, 아기는 생후 2달 후부터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요. 2개월이 안 된 아기는 면역 체계가 미성숙해서 백신을 맞아도 항체를 생성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생후 2달간 면역 공백이 생긴다는 건데, 다행히 임신부가 백신을 맞으면 태아에게 미리 항체를 전달해 줄 수 있어서 임신부 접종이 권장됩니다. 질병관리청은 임신부 백일해 예방접종을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신 접종 가격은 2만 원에서 5만 원 선인데, 한번 맞으면 5년에서 10년간은 면역이 유지되고 디프테리아와 함께 파상풍도 예방할 수 있는 1석 3조의 백신인 만큼, 아기를 접할 일이 있는 성인이나 호흡기 질환 취약자들은 꼭 미리 접종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사이언스 이슈 다 모아온 최소라였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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