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개편을 맞아 앞으로 사이언스 투데이에서는 한 주간 주목할 만한 사이언스 이슈를 다 모아서 전해드리는 코너, 사이다를 진행합니다. 이번 주 사이언스 이슈 다 모아온 최소라입니다. 먼저, 첫 번째 주제부터 만나보시죠.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게시물이 있습니다. 바로 가족사진인데요. 그동안 자녀 사진을 주로 올려왔던 계정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올라오고 있는 겁니다. 이유가 뭔지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 윤아영 /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얼마 전에 육아 계정들이 한꺼번에 삭제되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삭제된 분들이 스레드에 '계정이 삭제됐어요. 여러분도 주의하세요' 알려 주시더라고요. 메타와 전화하거나 메일로 소통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누가 봐도 엄마가 운영하는 계정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프로필에 가족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 계정은 엄마가 운영하는 계정이라고 써놨어요.
[기자]
인스타그램은 국내에서 SNS 앱 가운데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플랫폼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무려 78%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SNS인데요. 하루아침에 계정이 사라지다니 인스타그램 사용자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이 굉장한 이슈였습니다. 계정 대량 삭제의 정확한 배경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진 않았는데요. 인스타그램이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등 일부 국가에 '나이 확인 인공지능'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거든요. 현재 14살 이상만 가입을 허용하는 인스타그램이 육아 계정의 운영자를 14살 미만으로 인식하고 계정을 삭제한 것 같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추측에 더욱 힘이 실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NS는 알고리즘으로 인한 중독 문제는 물론이고, 자해나 약물, 폭력 게시물의 폐해까지. 청소년에게 유익하다기보다는 해로운 영향이 더 크다는 게 여론인데요. 국가적 차원의 강력한 제재도 점점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에서는 16살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요. 부모의 허락 여부와 상관없이 청소년은 SNS 사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되고, 호주에서 청소년 접근을 막을 조치를 하지 않은 SNS 기업에는 벌금이 부과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법안은 호주 의회 '야당'도 지지하고 있어서 현지에선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분위기입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가 차원에서 법으로 SNS 사용 나이를 제한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되겠습니다.
이밖에 프랑스는 18살 미만의 SNS 접속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논의하고 있고요. 영국은 SNS 기업에 나이 확인 시스템 도입을 요구하는 규제를 만들고, 이를 위반하는 기업에는 매출의 무려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플로리다 등 일부 주는 14살 미만은 SNS 가입 자체를 금지하고 있고, 뉴욕 등에서는 청소년에게 알고리즘을 통한 게시물 추천을 금지하도록 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의 SNS 사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알고리즘 추천을 차단하는 등의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물론 SNS는 인간관계를 더 넓혀주거나, 돈독하게 해주고, 개성도 마음껏 표출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중독이나 유해 게시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는 만큼, 이를 확실히 차단할 기술 없이는, 당분간 이 같은 규제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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