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네발 로봇이 세계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존보다 2배 이상 오래 달릴 수 있고, 시멘트 바닥이나 모래사장 등 어떤 환경에서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사고 현장처럼 사람이 가기 위험한 현장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늘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상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많은 마라토너 사이에서 네발 로봇이 함께 달리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흐름을 잃지 않고 묵묵히 뛴 결과, 4시간 19분 52초 동안 42.195km를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네발 로봇 '라이보2'가 세계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 겁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변 사람들과의 사고 방지를 위해 연구원이 무선 장치로 라이보2에 방향 전환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또, 라이보2 관절에 달린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했고, 이로 인해 언덕이 반복적으로 나오던 이번 마라톤 코스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렸습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도록 해 언덕에서도 끄떡없었습니다.
[염동훈 / KAIST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생 : (이번 기술은) 연구실에서 개발했던 라이심이라는 물리 엔진을 사용해서 제어기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몸통에 바로 열이 많이 나는 소자들을 부착했습니다. 그를 통해 몸통으로 열이 빠져나감으로써 팬이 없는 사족 보행 로봇을 설계했습니다.]
라이보2는 다리가 받는 힘과 관절 움직임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모래사장이나 계단 등 지형 변화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네발 로봇 라이보2는 짐을 싣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어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에도 편리하게 물건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또, 기존에는 한 번 충전으로 20km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배터리 용량을 33% 늘려 평지에서 직선으로 달릴 경우 최대 67km 달릴 수 있습니다.
[황보제민 /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 배터리 용량은 저희가 기존에 550Wh에서 1,400Wh까지 늘렸는데요. (그래서) 기존에는 3~4km 정도 작업이 가능했다고 하면 저희는 20km 정도 먼 곳에도 로봇을 보내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라이보2는 이번 마라톤 완주를 통해 도심환경에서 배달이나 순찰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야간 경계, 험지 순찰, 구호 물품 전달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보행 성능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입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YTN 임늘솔 (sonam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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