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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한스푼] 죽어가는 바다의 꽃 산호... 소리가 살려낸다!

2024년 04월 01일 11시 36분
[앵커]
기후 위기로 인해 산호초의 백화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다양한 산호 복원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물속에서 건강한 산호의 소리를 들려주면 산호 유충이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바다의 꽃으로 불리는 산호는 사실 식물이 아니라 자포동물입니다.

산호는 촉수를 움직여 먹이를 잡아먹지만, 한번 자리를 잡으면 이동하지 않고 오랫동안 한곳에 머물며 수백 년간 번식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호초는 해양 생물들에게 먹이와 쉴 공간을 제공해주며, 공생 조류를 통해 바다의 허파 역할까지 해냅니다.

하지만 바닷물 온도 상승과 해양 오염으로 산호와 공생하는 조류가 사라지면서 화려한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산호를 되살리기 위해 갖가지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특히 산호의 소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산호초 주변에는 모여든 생물들로 인해 다양한 생명의 소리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백화현상이 일어난 산호초에는 해양생물들이 떠나 고요해져 바닷속을 떠다니던 산호 유충들이 정착하지 않게 돼 점점 더 황폐해집니다.

그래서 미국 우즈홀 해양생물학연구소가 건강한 산호 소리를 녹음한 뒤 수중 스피커를 통해 산호 유충의 정착을 돕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산호초 군락지 세 곳에 정착한 유충을 모을 수 있는 컵을 설치한 뒤, 한 곳에만 수중 스피커를 설치해 건강한 산호의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그 결과, 수중 스피커를 설치한 곳에서 정착한 산호 유충이 다른 두 곳보다 평균 2배 가까이, 최대 7배 더 많았습니다.

스피커에서 5m 떨어진 위치에서의 정착률이 가장 높았는데, 스피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30m 위치에서도 스피커가 없던 두 곳보다 더 많은 산호 유충이 정착했습니다.

[나데지 아오키 / 미국 우즈홀 해양학연구소 연구원 : 이번 연구를 통해 물속에서 건강한 산호초 소리를 들려주는 게 산호 유충 정착의 계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양 생물 종의 4분의 1이 산호초에 서식할 정도로 지구 상에서 가장 생물학적 다양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환경 오염으로 2050년이면 산호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암울한 예견이 나온 상황입니다.

이번 연구결과가 산호의 멸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영상편집;황유민

그래픽;홍명화

영상제공;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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