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과 후 학교인 '늘봄학교' 시행을 앞두고 최근 여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죠.
그런데 아이 돌봄을 책임지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자치단체가 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인데요.
화천군이 시도하는 독특한 교육·돌봄 정책을 지 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강원 최북단, 화천입니다.
철도는커녕 인접한 고속도로 하나 없습니다.
인구 2만3천 명, 사람 적은 강원도 18개 시·군 가운데서도 뒤에서 두 번째입니다.
작은 마을, 화천 시내 초등학교 바로 옆에 4층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전국 최초, 자치단체가 만든 초등학교 저학년 무료 돌봄 시설입니다.
근사한 놀이방도 있고, 수업 시설도 있습니다.
반마다 내국인 담임과 원어민 담임을 겹겹이 배치하고 방학 때도 운영합니다.
맞벌이 부모들은 큰 짐을 덜었습니다.
[송용선 / 초등학생 학부모 : 아이가 학교가 바로 옆에 있어요. 동선도 너무 짧고. 커리큘럼이나 이런 게 잘 돼 있더라고요. 보내는 엄마 같은 경우에 무척 만족하고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화천에서는 사실 아이 낳으면 그때부터 이른바 '돌봄'이 시작됩니다.
해법은 공공 산후조리원입니다.
시설이 따로 없어 화천군이 직접 지어 운영하는데, 1년 이상 거주한 주민이면 산모 누구나 무료입니다.
안심 셔틀도 호평받고 있습니다.
학교나 도서관 등으로 아이들을 실어나릅니다.
도심 아이들이 이용하는 학원 버스 같은 개념인데 앱으로 호출하면 차가 옵니다.
아이들이 좀 더 커서 중·고등학생이 되면 학습관을 이용합니다.
무료로 운영하는 학습관엔 서울 유명 학원 출신 강사들이 상주합니다.
지역에 부족한 학원 대신 아이들 입시 공부를 도와주고 생활 지도에 나섭니다.
끝이 아닙니다. 가장 큰 파격은 대학입니다.
화천군에는 대학이 없습니다. 모든 대학생이 유학생인데요. 부모가 화천에 3년 이상 거주 중이면 국립대든 사립대든 자녀 대학 등록금은 전액 지원됩니다.
등록금뿐 아니라 타향살이 월세도 5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외국 대학에 진학할 경우 심사를 거쳐 유학비도 줍니다.
물론 대학을 마친 아이들이 성인이 돼 화천에 돌아온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역 아이들에 대한 교육 투자가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문순 / 강원 화천군수 : 마음은 화천에 두자. 화천군민들에게 내가 신세를 지고, 화천 군민의 도움으로 공부했으니까 마음은 화천에 두고. 미국에 살든 서울에 살든 일본에 살든 내 꿈은 세계로 향하자.]
화천군 1년 예산은 5천억 원이 채 안 됩니다.
이 가운데 매년 최소 250억 원을 무료 돌봄과 교육복지 예산으로 배정합니다.
이른바 '요람에서 대학까지'.
대도시와 차별되는 화천군의 적극적인 '돌봄' 실험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최문순 / 강원 화천군수 : 예산에 전혀 문제없습니다. 다리 놓거나 길 넓히는 것 좀 뒤로 미루고. 아이들 공부할 때는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YTN 지환입니다.
촬영기자;박진우
화면제공;강원 화천군청
YTN 지환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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