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면서 손글씨를 쓰는 사람이 크게 줄었는데요,
키보드로 타자를 치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글씨를 쓰는 것이 뇌를 활성화하고 학습 능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동은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컴퓨터와 키보드 대신 종이에 연필로 글씨를 씁니다.
지난해 10월, 새로 제정된 법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초등학생들은 모두 손 글씨 쓰는 법을 배우게 된 것입니다.
디지털 문서가 일상화하면서 거의 쓰지 않는 필기체도 3학년부터는 의무적으로 읽고 쓰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파멜라 켈러 / 오렌지솔프초등학교 교사 : 학생들에게 손글씨 수업이 더 똑똑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뇌의 연결성을 만들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얘기하면 다들 즐거워합니다.]
실제로 손 글씨가 키보드로 타자를 치는 것보다 학습 능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노르웨이 연구팀이 대학생들에게 256개의 뇌파 센서가 달린 장치를 쓰게 한 뒤, 태블릿PC로 글을 쓸 때와 키보드로 타이핑 할 때의 변화를 관찰해봤습니다.
그 결과, 손으로 글씨를 쓸 때는 타자를 칠 때 활성화되지 않았던 32개 뇌 영역 사이에 16개의 연결성이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감각이나 운동 능력에 관련된 뇌 두정엽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중심부의 연결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오드리 판데르 메이르 / 노르웨이과학기술대 교수 : 손글씨를 쓸 때는 뇌의 시각과 운동 영역에서 저주파 활동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학습 기능과 연관돼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디지털 펜을 이용했지만, 글자를 쓸 때의 손가락 움직임이 뇌 연결성을 높이는 것이므로 학습 효과는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디지털 기기가 익숙한 세대의 경우 손 글씨를 어느 정도만 함께 쓰도록 해도 뇌의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사이언스 이동은입니다.
YTN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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