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출퇴근길에 혼잡한 지하철을 타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불편한 느낌 많이 받아보셨을 겁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자를 없앤 열차 구간이 시범 도입됐습니다.
시민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권준수 기자가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기자]
아침 8시를 조금 넘은 시간, 서울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입니다.
출근길 승객 혼잡도가 무려 190% 수준인 곳으로, 정원보다 2배 많은 사람이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열차 출발합니다. 다음 열차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후속 열차 뒤따라오고 있습니다. 출입문 닫습니다."
이런 혼잡도를 줄이려는 차원에서 의자 없는 지하철이 등장했습니다.
4호선 열차 한 칸에 42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덜어내고 모두 서서 가도록 제작했습니다.
열차 한 칸에 의자를 없애 확보된 공간은 12.6㎡, 더 많은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만큼 혼잡도가 줄어든다는 계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 열차 칸에는 의자가 없는 대신에 더 많은 손잡이를 설치해놨습니다. 그리고 노약자를 위한 의자는 그대로 놓아두었습니다.
의자 없는 지하철에 탄 승객들은 어떻게 느낄까.
일단, 다른 칸에 비해 혼잡도가 줄어 다소나마 숨통이 트인단 반응이 나옵니다.
[박정현 / 서울시 미아동 : 답답함이 덜하고 혼잡도가 덜하니까 좋은 것 같습니다. 의자가 없다 보면 급정거하거나 이랬을 때 같이 쏠리거나 하면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그런 거는 차차 개선해나가면 좋지 않을까.]
반면, 앉지 못하는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혼잡도가 나아진 건지 모르겠단 의견도 있습니다.
[김현광 / 서울시 쌍문동 : 저는 개인적으로 좀 불편하고요. 여기는 조금 괜찮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이 칸을 피하는 것 같아요. 저쪽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여기 서 있게 됐는데, 저 같은 경우는 긴 거리를 가다 보니까.]
전문가들은 혼잡도를 낮추는 건 좋지만, 대중교통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응록 / 송원대 철도건설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 예상대로 혼잡도는 조금 완화될 수 있겠죠. 그러면 서서 가는 사람들이 그게 오히려 평온 편안하게 이용하게 하는 건가요. 불편을 오히려 주는 거죠.]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혼잡도가 나아지는지 지켜보고, 의자 없는 지하철 칸을 확대할지 검토할 계획입니다.
다만, 혼잡도만 줄이는 차원을 넘어서 승객 불편과 우려까지 해결하려면 더 많은 논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 심원보
그래픽 : 이원희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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