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부(부명선) / 코스튬 플레이어 겸 크리에이터
[앵커]
온라인 게임 세상 속 캐릭터들을 보면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에 눈길이 갈 때가 많은데요. 오늘 '저기, 잠깐만요' 에서는 게임 속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하는 코스프레 한국 챔피언! '마이부'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마이부님 오시니깐 이 스튜디오 분위기가 정말 달라진 것 같은데요. 일단 자기소개부터 부탁 드릴게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코스프레 한국 챔피언 마이부입니다. 코스프레 의상, 소품 모두 직접 제작할 수 있고 직접 제작한 코스튬으로 국내외 다양한 코스프레 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넘버원 코스프레 크리에이터입니다.
마이부라는 닉네임은 제 본명이 '부명선'이라 영어로 Myungsun Boo로 MyBoo 를 숏네임 처럼 쓰기도 하고요. 마이부가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어서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도 들어오실 때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굉장히 멋진 코스프레를 하고 오셨는데요. 오늘 코스프레에 대해 소개해주실까요?
[인터뷰]
네 오늘 제가 입고 있는 코스프레는 게임 오버워치의 로드호그 캐릭터를 여성 버전으로 재해석하여 2차 창작한 코스프레로 의상, 소품 모두 직접 제작했습니다. 총 제작 기간은 두 달 정도 걸렸고요. 원래는 마스크도 있는데 오늘은 인터뷰 때문에 마스크는 뺀 상태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원래는 남성 캐릭턴데 여성 버전으로 다시 재해석을 해주셨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코스프레를 시작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인터뷰]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었는데 제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만화 동아리가 있었어요. 그 만화 동아리 안에 코스프레부가 부설로 딸려 있어서 그 때 처음으로 코스프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코스프레 할 때부터 30만 원짜리 저가 미싱을 사서 처음부터 옷을 만들어서 코스프레를 했어요. 옷에 관한 지식이 아무것도 없던 때라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만들었지만 그때는 제가 옷을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해 했던 것 같아요.
[앵커]
네, 마이부님이 코스프레 업계에서는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신데요. 제가 생각하는 코스프레는 오프라인에서 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유튜브를 시작하신 계기는 뭘까요?
[인터뷰]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6년 전, 커뮤니티에 영상을 올리고 싶었는데 영상이 직접 업로드가 안되고 유튜브에 영상을 링크해서만 올리게 되어있는 커뮤니티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게 됐고 그때는 이렇게 유튜브 본격적으로 하지는 않았어요.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건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오프라인 행사들이 다 취소되고 일이 없어지면서 온라인 콘텐츠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트위치 방송도 시작하고 유튜브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도 게임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서 좀 신기한 기분이 드는데요, 코스프레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그 정성이 대단해 보이는데요. 아까 입고 계신 의상도 직접 제작해주셨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의상이나 메이크업도 직접 다 하시는 건가요?
[인터뷰]
네, 직접 제작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요.
[앵커]
그런데 모든 코스플레이어분들이 다 제작하는 건 아니죠?
[인터뷰]
그렇죠. 모든 코스플레이어분들이 전부 다 직접 제작하는 것은 아니고요. 대부분은 기성 코스튬을 구매해서 코스프레를 하세요. 맞춤 제작으로 코스튬을 만들어주는 전문 업체도 있는데 기성 코스튬이랑 맞춤 제작 코스튬은 비용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서 맞춤 제작으로 코스프레하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코스튬을 직접 제작해서 코스프레하는 분들은 정말 소수고요. 전부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코스프레 자체가 코스튬 제외하고도 가발 세팅, 메이크업, 컬러렌즈 등 준비해야 할 것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촬영까지 생각하면 정말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에요.
준비 과정은 코스프레하는 사람마다 다르고 캐릭터 마다 다르지만 저는 코스프레를 하고 촬영을 하고 촬영본을 편집하고 업로드까지 한 달 이상 걸리기 때문에 1년에 하는 코스프레 수가 총 6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앵커]
시청자분들은 지금 화면으로 보시지만 저희들은 정말 가까이서 보는데 정말 게임 캐릭터이신 것처럼 디테일이 정교해서 멋있는 분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게다가 또 '코스프레 한국 챔피언'이라고 들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인터뷰]
코스프레도 다양한 대회가 있는데요. 제가 참가했던 대회는 직접 제작한 코스튬만 참가할 수 있고 각 나라에서 우승자들을 뽑아서 세계 대회까지 진행하는 글로벌 대회였어요. 저는 거기서 1등을 차지하고 한국 챔피언 자격으로 세계 대회까지 출전했었죠. 총 10개국 이상이 참가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나라가 커서 도시별로 1등 뽑고 그 도시별 1등을 모아서 미국 챔피언을 뽑을 정도로 코스프레 행사 규모가 크고요. 한국 같은 경우는 자체 제작 코스플레이어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대부분의 코스프레 대회는 자체 제작 코스프레 대회가 아니에요. 상금 규모도 코스프레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적은 편이라 상금 보다는 명예를 위해서 나간다고 할 수 있어요.
[앵커]
지금 영상에서도 잠깐 나왔지만 대단한 복장이였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궁금한 게 코스프레 시장, 즉 코스프레 비즈니스가 실제로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인터뷰]
코스프레는 주로 게임 광고에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코스프레를 한 상태에서 스튜디오 촬영을 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거나 인터넷 방송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오프라인 행사 이벤트에서 직접 코스프레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앵커]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이러한 코스프레 활동의 수입과 직결되는지도 궁금한데요? 또 엄청난 장인정신이 필요한 일인만큼 가족분들의 응원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인터뷰]
사실 코스프레 모델만으로는 수입이 적어서 생계를 유지하기는 힘들고요. 저 같은 경우는 유튜브가 잘 되서 유튜버로 버는 수익이 큰 거지 코스프레 자체만으로는 직업적으로 추천하기는 힘들어요. 저도 코스프레를 10년 넘게 해오면서 남편이 서포터 해주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오기 힘들었을 거에요. 지금도 남편이 제 코스프레 촬영이랑 행사 서포터를 해주고 있는데요. 남편은 회사를 다니고 있고 연차를 내가면서 도와주고 있어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앵커]
그러면 이게 이제 궁금합니다. 조금 전 영상에서도 많은 코스프레를 봤지만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은 뭘까요?
[인터뷰]
제가 코스프레 챔피언을 수상했던 사막 여왕 자가라죠. 제가 그 전 대회에서 디아블로 코스프레로 아쉽게 2등을 차지하면서 이번에는 정말 할 수 있는 제일 어려운 코스프레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6개월 동안 제작했어요. 사이즈도 거의 가로, 세로, 높이가 다 2미터 정도로 크고 LED도 들어가고 모터도 들어가서 여러가지 기능들이 내장되어 있는데요. 코스프레를 입는 것도 2시간이 걸리고 사이즈가 크니까 보관도 힘들어서 지인 공장에 보관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코스튬이 불편하긴 하지만 자가라는 앉을 수도 없고 화장실도 못 가서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동안은 물도 거의 안 마셔요. 요즘은 코스프레 전시용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별로 입고 싶은 코스프레는 아니에요.
[앵커]
정말 멋있는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시는 분이 마이부님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마이부님의 의도와는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도 궁금해요.
[인터뷰]
제가 어떤 작품을 만들고 어떤 콘텐츠를 올리던 다 좋은 반응만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 각자의 생각이 있고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지만 선 넘는 성희롱이나 무지성 악플들은 그냥 차단하고 있어요. 제 유튜브는 제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장이고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지만 거기서 소란을 피워서 작품을 감상하러 오신 다른 분들까지 동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냥 쫓아내죠. 제 유튜브에는 대형 코스프레 제작기부터 행사 후기, 스튜디오 촬영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노출 있는 코스프레가 유독 조회 수가 잘 나와요. 그래서 노출 있는 코스프레만 보시고 악플을 다시는 분들이 있는데 다른 콘텐츠들도 두루두루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예술로써 코스튬을 봐라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코스프레가 있을까요?
[인터뷰]
게임 소울칼리버의 아이비 캐릭터가 가장 오래된 위시리스트이기는 한데 진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지금도 코스프레 플랜이 쌓여 있는데 중간에 일이 들어오면 그 일부터 처리하느라 플랜이 점점 미뤄지거든요.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코스프레는 일년에 하나 할까말까입니다. 요즘은 일이 많아져서 코스튬 제작도 주문 맡기는 경우가 많고 다 직접 제작하지는 않지만 컨펌하고 수선하는 것만 해도 바쁘더라고요. 코스프레 하나 준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유튜브에 영상 올라가는 텀도 길어져서 요즘은 뭐가 됐든 그냥 코스프레를 많이 하면 좋은거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앵커]
아이비라는 캐릭터 그래도 언제가는 한 번 꼭 보여주셨으면 좋겠고요, 이런 코스프레 도전 해보고 싶은 목표 말고 마이부님의 최종목표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지금 제가 코스프레 유튜버 중에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이기는 하지만, 저는 이걸 목표로 삼아 본 적이 없어요. 그냥 당장 해야 할 것과 하면 좋을 것 같은 것들을 정신없이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아요. 지금도 하고 싶은 게 생기는 속도를 하고 싶은 걸 처리하는 속도가 못 따라가다 보니 이대로 라면 평생 코스프레 하면서 살 것 같아요. 목표가 있다면 평생 코스프레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을 버는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앵커]
오늘은 마이부 님과 함께 코스프레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누구나 한 번쯤 작품 속 캐릭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텐데요. 이걸 현실로 만드는 멋진 장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 기대하겠습니다. 코스튬 플레이어 마이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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