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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들의 연구실] "양자 패권이 국가 경쟁력"…KIST 한상욱 단장

2023년 08월 02일 11시 22분
■ 한상욱 / KIST 양자정보연구단장

[앵커]
국내 과학기술계에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연구 분야들이 많은데요, 정부가 지정하고 지원하는 25개의 정부 출연 과학 연구기관이 대표적인 곳이죠. YTN 사이언스는 우리나라 대표 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 분야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새 코너 '국대들의 연구실'을 마련했습니다. 오늘 첫 시간으로, 미래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양자 연구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양자정보연구단의 한상욱 단장님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단장님께서는 '양자정보연구단'에 계신데요, 먼저 '양자' 하면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양자 연구에 대해 우선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양자 연구를 두 가지로 나누어 말씀 드리겠습니다. '양자' 자체를 연구하는 양자과학 연구와 '양자 현상'을 이용하여 기존 기술에서는 불가능했던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양자 기술 연구가 있습니다. 최근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과 같은 연구들은 양자 현상을 이용하여 우리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양자 기술 연구입니다.

[앵커]
어렵긴 하지만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연구분야가 아닐까 싶은데요. 양자 연구가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분야다라는 말도 있는데요. 왜 그렇게 큰 영향력을 가진 건가요?

[인터뷰]
기술의 잠재적인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양자 기술은 단순히 기존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닌, 기존에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잠재력이 있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양자 연구가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큰 위력을 가진 분야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고문이 있었습니다. 2018년 5월에 워싱턴 포스트지에 미국 남가주 대학, USC 총장께서 기고한 글인데요.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현대 사회의 기술 패권은 누가 뭐래도 미국이 가지고 있다. 기술 패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힘은 60년대, 70년대 치열하게 전개된 미소 우주기술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그때 개발된 수많은 기술들이 현재 기술패권을 지탱하는 핵심기술들이다. 그런데 향후 30년 후 기술패권을 좌지우지할 만한 새로운 기술이 나타났는데 그것이 양자 기술이다. 그런데 지금 양자 기술이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전략적인 투자와 정책을 통해 양자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만 한다. 당시 트럼프 정부에서 민주, 공화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양당 공동 법안으로 양자법이 제정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정부 투자와 정책이 집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인식은 비단 미국과 중국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름을 들어봤음직 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양자 기술 육성 정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고, 전략 기술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기고문 내용을 보니까 '양자기술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이 양자기술이 우리 생활에 미칠 수 있는 실질적인 영향은 어떤 게 있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 컴퓨터가 있는 현재 세계를 상상하기 어려웠듯이, 양자기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언제가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양자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다면, 어떤 생활이 펼쳐질까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한 자료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문제는 아닙니다만, 기존의 컴퓨터로는 계산이 불가능했던 특정 문제를 양자컴퓨팅은 풀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특정 문제가 단순히 중고등학교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고, 암호를 해킹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한다면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한, 기존 레이더 기술로는 감지할 수 없었던 스텔스 전투기를 양자 레이더로는 검출할 수 있다면, 이 또한 국방 안보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느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난치병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 또는 이차전지와 같은 신소재 개발을 양자컴퓨팅을 통해서 빠르고 정확한 계산을 통해 계발기간을 가속화 할 수 있다든지 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게 신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양자 센서를 이용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정밀한 촬영이 가능한 영상진단장치를 개발한다든지, 정보 해킹유출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를 통해 안심하고 중요한 정보를 주고 받는다든지 하는 일들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응용분야에 대한 예상이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꼭 언급하고 싶은 점이 있는데요. 여러 가지 잠재성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인정받고 있는데요, 언제 이 기술들이 우리 생활에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여러 이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기술 자체가 매우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아직 실현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연구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인터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연구 수준은 기술 선도국가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대략 60~70% 수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현재 기술 격차가 크지만, 우리나라가 기술 격차를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초과학 연구에서 산업화 초기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100여 년 간의 양자과학 연구가 기초과학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었는데, 최근에 산업화 초기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산업화로 가기 위해서는 실제로 양자 신호를 다룰 수 있는 소자와 시스템 기술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반도체 공정 기술과 제조업 기술에 강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단장님께서 이끌고 계신 KIST 양자정보연구단이 가장 대표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지금 하고 계시는 연구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저희 연구단은 양자컴퓨팅, 통신, 센싱 연구를 모두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론부터 기초 실험, 시스템 연구까지 아우르고 있는데요. 연구단 구성원들이 물리학, 반도체 공정, 재료공학, 전자공학 등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고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넓은 범위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빛 알갱이 하나를 양자 신호로 사용하는 포토닉 큐비트와 다이아몬드 내의 NV 센터라고 하는 일종의 인공원자를 큐비트로 사용하여, 오류정정 양자컴퓨팅, 양자시뮬레이팅, 양자암호통신, 양자자기센서, 분산형 양자센서 들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눈에 보이지 않는 연구인 만큼 이해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아주 정밀한 연구를 위한 장비도 있을 텐데요, 저희가 현장에 찾아가서 핵심 연구 장비를 직접 보고 설명을 들어 봤습니다.
먼저 만나보시죠

[정호중 / KIST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 : 광자를 이용한 계산에서는 주로 거울이나 편광판 등을 많이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 것들은 일반적으로 부피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휴대전화에 넣거나 노트북에 넣을 수 있게 되는 기술을 가지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칩으로 만들어야 됩니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기 때문에 그런 기술들을 잘 이용해서 저희 KIST에서는 그것을 소자화했습니다. 저희가 제작한 이 칩에다가 여기 있는 광섬유에 빛을 집어넣게 됩니다. 폭이 원래는 1μm 되는데 빛이 들어가서 흩어지면서 잘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전극을 이용하면 빛이 가는 길이나 위상 상태를 저희가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위상 상태를 이용해서 저희가 광자의 양자 상태를 제어하게 되고 그걸 이용해서 양자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어려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화면으로 보니까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다시 말해서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서 양자정보를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연구를 하고 계신거죠?

[인터뷰]
저희가 집중적으로 하는 연구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될 거 같고요. 그 외에 양자정보 기초 연구, 시스템 연구 등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양자 칩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그리고 저희 KIST가 글로벌 리딩 기술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양자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양자연구가 곧 국가패권 경쟁력인 만큼 촘촘한 지원과 많은 사람들의 관심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구 부탁 드리겠습니다. KIST 양자정보연구단의 한상욱 단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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