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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동의 없어도 가능?...마을은 갈등과 분열

2023년 02월 14일 16시 40분
[앵커]
앞서 YTN에서는 은퇴자들을 위한 전원 마을에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인근 마을에도 전국 최대 규모 또 다른 풍력 발전단지 설치가 추진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문제는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풍력발전 막아내자!"

풍력발전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15만㎡ 숲에 풍력발전기 48기, 국내 최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설치가 추진 중입니다.

사업부지와 맞닿은 흥정계곡을 터전으로 사는 주민들.

발전기 설치를 위해선 숲 전체를 헤집어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김병건/평창군 봉평면 주민 : 무조건 진입도로, 그다음에 설치하기 위한 도로, 유지보수를 위한 도로가 전 능선에 다 설치돼야 합니다. 나무들을 전부 다 벌목을 해야지만 운영이 될 수 있는 도로를 20km 넘게 개설을 해야 하는데….]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사업 추진을 알게 된 건 지난해 말.

업체 측은 별 설명 없이 보상 얘기부터 꺼냈습니다.

[이재섭/평창군 봉평면 주민 : 어느 위치에 그리고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주민들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동의 과정도 전혀 없는데 보상금 먼저 거론됐다는 겁니다. 살고 있는 주민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보상금이 얘기되고 구두로 합의했다는 거는 찬성을 전제하는 거잖아요.]

풍력발전기 설치에 대한 주민동의가 빠진 건데, 관련법이 허술한 게 이유입니다.

전기사업 허가 요건 중 주민 동의에 대한 관련법은 전기사업법 7조 5항, 단 한 줄.

사업자는 사전 고지를 통해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것.

주민 동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사업 설명회를 여는 것만으로도, 허가가 나는 겁니다.

[강원 평창군 관계자 : 정도 이제 (주민과) 원만한 협의가 된 거에 한해서 (산자부) 발전사업 허가가 나가는 줄 알았는데, 현실적으로 이게 사실 되질 않아요.]

사업자가 입맛에 맞는 주민들에게만 찬성 동의를 받으며 마을 공동체는 무너지고 분위기는 사나워졌습니다.

[윤재호/평창군 봉평면 주민 : 풍력 발전이라는 그 이슈 때문에 너무 인간관계가 나빠졌어요. 동네 전체가 갈등과 분열 속에서 과거의 그런 분위기가 깨져버리고 아주 사나워진 마을이 됐고….]

주민들은 풍력발전 단지가 들어설 마을을 이렇게 걱정합니다.

[김병건/평창군 봉평면 주민 : 풍력 발전이 들어온 데에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뭐냐 하면은 일단 귀촌·귀농이 없어요. 기존에 머무르고 계신 분들이 일단 나이들이 많으세요. 그러니까 자연적으로 인구는 줄겠죠.]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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