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폐지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폐지를 모으는 어르신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분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인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상생의 사업 모델 창출에 도전한 젊은 사업가들을, 강민경 기자가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자원활용센터 앞.
폐지를 가득 실은 어르신의 손수레가 조금 독특합니다.
옆엔 기업 광고가 붙어 있고 크기도 작은 편인데, 2017년 한 대학교 동아리에서 출발한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입니다.
사회적 기업에서 만든 경량 리어카입니다.
일반 리어카는 자체 무게만 60kg에서 70kg에 달하는데 이 리어카는 무게를 절반으로 줄여서 어르신들의 부담을 낮췄습니다.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무척 높습니다.
[이 모 씨 / 서울 성산동 : 무겁지 않아서 좋고. 옛날에는 한 80kg 되는 걸 끌었더니 너무 무거워서 끌 수가 없고 요새는 이게 작아서 참 괜찮아요.]
이 기업은 손수레에 붙이는 월 12만 원의 광고 수익으로 어르신의 추가 수입을 보장하고 기업 유지비를 충당합니다.
영업팀을 따로 두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업은 안정적입니다.
[오 모 씨 / 서울 연남동 : 수입이 없다가 조금이라도 (추가) 수입이 생기니까, 광고 회사에서 저희들을 이렇게 주시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종 목표는 어르신과 더불어 사는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겁니다.
[민유진 / 사회적 기업 '끌림' 대표 : 약 40여 개 구에서 300여 분의 어르신과 함께하고 있는데 이 사업을 좀 키워서 전국으로 확장하고 싶고요. 그런 방식으로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천에 있는 다른 기업입니다.
이곳은 폐지를 고물상보다 최대 9배 비싼 가격에 산 뒤, 예술작품이나 종이 가죽으로 재가공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이 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직원이자 중요한 사업 동반자입니다.
폐지 재가공은 자원 순환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초고령 사회의 사업 장래성까지 갖췄다는 게 이 회사 대표의 생각입니다.
[기우진 / 사회적 기업 '러블리페이퍼' 대표 : 실제 구조를 따져보면 그렇게 손해보는 건 아니에요. 폐박스 하나에 3개 정도의 캔버스를 만들 수 있어요. 재능기부 작가님들이 작품까지 그려주시면 한 개에 3만 원에 판매하게 되니까….]
전국고물상협회가 추산하는 폐지 수집 어르신은 약 150만 명.
이들과 함께 수익을 창출하고 더불어 살려고 노력하는 젊은 기업가들의 도전 덕분에 어르신들은 조금은 더 따듯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