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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친환경 기계 기술로 '미세먼지 제로' 도전

2021년 12월 02일 16시 24분
■ 김학준 /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앵커]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에너지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 기술이 개발됐다고 합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개발하시는 한국기계연구원 김학준 박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사님께서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동시에 저감하는 장비를 개발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이 물질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겠어요?

[인터뷰]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은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성분이며, 대표적인 대기 환경 규제 물질입니다. 미세먼지는 꽃가루, 황사 등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자동차, 선박, 공장 등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미세먼지 중에 굴뚝에서 나올 때 고체 상태인 1차 미세먼지가 있고, 가스 상태로 나와 공기 중에 다른 물질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2차 미세먼지가 있습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은 바로 2차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입니다. 이 둘로 만들어진 먼지는 대부분이 초미세먼지인데요, 대기 중에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있고, 인체에 유입되었을 때는 혈관까지 침투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오염원입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을 이루는 물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질소, 황, 산소이기 때문에 주로 황을 포함한 화석연료를 태우는 공장, 발전소, 자동차 등에서 많이 배출됩니다.

또한, 질소산화물(NOx)은 고온에서 질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꼭 연소가 아니더라도 고온에서 작업하는 제철소, 소각로 등에서도 배출이 많이 됩니다. 특히, 최근 국내 주력산업인 IT 제조 공정에서도 질소와 황이 포함된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배출되게 됩니다.

[앵커]
사람과 생태계에 모두 위협이 되고 있는 이 물질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술인가요?

[인터뷰]
이번 기술의 핵심은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을 동시에 저감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배기가스를 저감시키는 기술 중에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물을 뿌려서 오염 물질을 녹이는 방식인데요. 물에 잘 녹는 황산화물(SOx)은 이 방식으로 제거하고 있지만, 질소산화물(NOx)은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촉매 방식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제가 개발한 기술은 물에 잘 녹지 않는 질소산화물(NOx)을 오존과 반응시켜 물에 잘 녹는 물질로 만들고, 황산화물(SOx)과 동시에 저감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하고, 경제적인 기술입니다. 둘을 함께 녹이는 데는 새로운 첨가제가 필요한데요. 저희는 첨가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화학 물질을 섞어 보고, 고체, 액체 상태로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동시 저감 효과가 있는 첨가제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기존의 저감 장비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와 특징이 있는 건가요?

[인터뷰]
기존에는 촉매 장치에 암모니아나 요소수를 뿌려서 질소산화물(NOx)을 질소로 환원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는데요. 하지만 촉매는 300도 이상에서만 활성화되기 때문에 배기가스 온도가 낮을 경우에 그 효과가 떨어져서 다시 온도를 올리기 위한 전기 히터나 버너가 필요합니다. 특히, 요소수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향후 대체 기술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물을 뿌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온에서도 질소산화물(NOx)을 저감할 수 있고요. 온도가 낮을 경우 가스 부피가 줄어들어서 저감 장치 크기도 작아지기 때문에 설치 면적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입니다.

[앵커]
기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할 텐데요. 실증 작업을 해보셨나요?

[인터뷰]
우선,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들은 대부분 실제 환경을 인위적으로 모사한 조건에서 개발되기 때문에 상용화에 앞서 단계적으로 장치를 키워가면서 실증연구를 수행해야 합니다. 저희는 실험실에서 아이디어를 검증한 후에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철소, 소각로, 발전소 등에 기술을 소개했고, 최종적으로 오염 물질 저감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한국남부발전의 하동화력발전소에서 실증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2년 전에 한국기계연구원과 하동발전소 간 공동 연구팀이 구성됐고, 여러 번의 기술 회의를 통해서 발전소 전체의 1/1000 수준의 동시 저감 장치를 발전소 3호기에 연결했습니다. 이 실증 장치에 실제 배기가스를 주입해서 약 1년 동안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의 동시 저감 성능을 확인했고요. 오존 주입량, 첨가제 주입량, 가스 체류 시간, 장치 크기 등 여러 중요한 설계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이런 실증 연구 자료는 쉽게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상용화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실증 환경에서 오염 물질이 어느 정도 저감 됐던가요?

[인터뷰]
실증 장치의 성능 목표는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을 기존 15ppm에서 5ppm 이하로 낮추는 것이었는데요. 최종 성능 시험 결과 각각 0.5ppm과 4ppm으로 배출농도를 획기적으로 저감했습니다. 이는 디젤 자동차 6,000대가 배출하는 양을 줄인 것과 같은 수준인데요. 미세먼지 배출 농도 측면에서 보면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복합발전소의 배출 수준입니다. 특히 60도 정도에서의 온도에서 수행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저온 배기가스 환경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실제 발전소 현장에서 실증하는 과정 중에 생각지 못한 어려움은 없었나요?

[인터뷰]
실제 환경은 실험실과 달리,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외에 먼지, 이산화탄소, 수증기 등 다양한 오염물질이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배기관이 막힌다거나, 팬이 고장 나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많이 발생했는데요. 특별히 상주 인력을 투입해 장치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했습니다. 실증 기간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서 출입이 제한된 적도 많아서 갑자기 고장 날 경우에는 수정을 못 해 노심초사한 적도 있어 힘들었습니다.

[앵커]
이 기술은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실제 화력발전소에 상용화를 위해서는 현재 장치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크기 장치를 만들어서 실증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현재, 그 정도에서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제철소나 소각로 등에서 전체 배기가스를 처리하는 상용화 연구를 수행할 계획에 있고요.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약 2년 후부터 발전소보다 조금 작은 규모를 시작으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각로, 화학 공정, 반도체 등 배기가스 온도가 낮은 다양한 산업체에서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추가 실증 문의도 오고 있습니다. 핵심 기술을 이전받아 반도체, 소각로 같은 곳에 적용해보고자 하는 기업도 있어서 빠른 시일 내에 이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상용화가 될 경우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장이나 해외 산업체에서도 동시 저감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경제적 효과도 있을 텐데 그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추산이 가능한가요?

[인터뷰]
현재 대기 환경설비의 시장 규모가 7조 원가량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중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저감 장치 시장 규모를 2조 원으로 예상하면, 이 기술로 인해서 약 1조 원가량의 신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고용 창출 효과로는 1만 명이 예상됩니다. 저희는 이번에 진행한 화력발전소 실증을 통해서 중요한 설계 그리고 운전기술을 확보했는데요. 이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석탄 화력발전소뿐만 아니라 제철소, 소각로, 반도체 공정 등 국내 대표 산업 전반에 적용할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앵커]
연구원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환경을 지키는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건가요?

[인터뷰]
저는 학창시절부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환경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환경 재난을 다룬 SF 영화를 자주 보곤 했습니다. 특히, 석사 시절에는 사람이 호흡하는 공기 질에 대해 연구를 하고 싶었고, 공기 중에 떠다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를 연구하는 에어로졸 공학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미세먼지와 관련된 생각만 하면서 연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연구 개발 목표는요?

[인터뷰]
과거에는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거의 없어서 이번 연구와 같이 실증을 한다거나 상용화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요. 최근에는 미세먼지로 인한 인체 유해성과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져서 제가 연구하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미래 세대를 위해 강화될 환경 규제에 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배기 정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예정이고요.

그리고 중국발 미세먼지나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공기 오염 물질로부터 국민의 호흡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실내 공기정화 기술이라든지 개인이 착용하거나 휴대하면서 필요할 때 호흡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개인용 공기 정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앵커]
올해 가을 유난히 공기가 깨끗했잖아요. 마음껏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느꼈던 시간인데, 앞으로도 국민이 맑은 공기 마실 수 있게 좋은 기술 개발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국기계연구원 김학준 책임연구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