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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습한 여름에도 안구건조증 심해진다…눈 건강 지키는 법은?

2021년 09월 06일 16시 16분
■ 김용찬 /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

[앵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의 사용이 늘면서 눈이 건조하고 뻑뻑한 느낌이 드는 안구건조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매년 2% 정도씩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안구건조증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인천성모병원 안과 김용찬 교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구건조증은 미세먼지도 많고 건조한 봄철에 많이 생기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봄철인 3월 다음으로 덥고 습한 8월에 안구건조증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여름철은 습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안구건조증 발생이 적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실내에 더 오래 머물게 되고, 따라서 선풍기, 에어컨 바람도 많이 쐬게 됩니다. 안구건조증의 원인은 크게 눈물증발의 증가와 눈물생성의 감소로 나눌 수 있는데, 실내에 오래 있어 에어컨 바람에 많이 노출되고, 공기 순환이 부족해지면 눈물 증발이 증가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앵커]
일단은 눈이 뻑뻑하다고 느껴지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하게 되는데요.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눈물이 부족해서 눈의 보호막이 잘 형성되지 못하면, 눈의 각막, 결막 세포 등이 탈락합니다. 환자마다 표현하는 것이 매우 다양합니다. 간지럽다, 눈이 피곤하다, 눈썹이 들어간 것 같다, 눈이 부시다, 눈곱이 많이 낀다, 눈물이 많이 난다 등등이 대표적입니다.

[앵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증상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이 있나요?

[인터뷰]
일상에서 경험하는 안구건조증의 경우, 눈을 깜빡이면 안구가 좋은 눈물층으로 코팅되는데, 눈을 많이 사용하는 상황, 즉, 어딘가를 집중해서 쳐다보는 상황에서 눈을 덜 깜빡거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 각막 위의 눈물층이 말라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심하게 발현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오래 읽거나, 컴퓨터를 오래 보거나, 운전하거나 등등의 상황. 보통 때는 1분에 15회 정도 눈을 깜박거리지만, 집중해서 무엇을 쳐다보면 1분에 4회 정도만 눈을 깜빡이게 됩니다. 안구건조증의 발현 원인 중 또 다른 흔한 것은 마이봄샘의 염증이 있습니다.

마이봄샘은 아래위, 아래 눈꺼풀, 속눈썹 부근에서 눈물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지질층을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지질층은 눈물을 각막으로부터 달아나지 못하게 해서 눈을 보호합니다. 이 마이봄샘이 연세가 많으시거나 화장을 많이 해서 청결이 유지되지 못할 경우,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지질층이 효과적으로 분비되지 못해 눈물층이 망가져 눈물증발이 심해지게 됩니다.

눈물 생성의 부족은 눈물샘의 기능 저하와 연관되어 있는데, 연세가 많으실 경우 생성이 부족해질 수 있어서, 갱년기 여성분들의 경우 의심해봐야 합니다. 젊었을 때는 눈을 오래 뜨고 있어도 건조증이 적지만 나이가 40세 이상이 되면 눈물의 생성이 부족하여 눈을 뜨고 있으면 쉽게 증발하게 됩니다.

[앵커]
생활습관이나 눈물 관련 기관의 문제가 원인이 되는 거군요. 그런데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수술을 받고 난 뒤에 눈이 뻑뻑해졌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수술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되나요?

[인터뷰]
라식, 라섹 등의 굴절 수술을 받은 경우도 수술로 잘린 각막 신경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막 신경이 각막 감각에 따라 눈물 분비를 촉진하는데, 각막 신경이 잘려져 이러한 과정이 손실될 수 있습니다. 콘택트렌즈 착용에 의해서도 안구건조증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 콘택트렌즈의 장기 착용으로 각막 신경이 둔화하여 위에서 말한 것처럼 눈물분비가 저하될 수 있습니다.

여러 약물이 눈물분비를 저하할 수 있고,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콧물감기약, 신경안정제 등이 있습니다. 노인 인구에서 이들 약제를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눈물생산도 적은데 이들 약제 때문에 건성 안 증상이 더 심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앵커]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다른 안과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던데, 어떤 병에 걸릴 수 있나요?

[인터뷰]
안구건조증이 치유되지 못하는 경우 다른 각막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막상피가 손상되고 방치된다는 의미는 눈 각막, 결막 표면에 작은 찰과상이 낫지 않고 있다는겁니다. 이 상황이 악화한 경우, 각막상피의 편평상피화생과 고블렛 세포 상실 등과 같은 병리학적 변화를 동반하게 됩니다. 일부 심각한 경우 각막 궤양, 각막 신생 혈관화, 각막 흉터, 각막 천공 등으로 시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앵커]
안구건조증 증상이 오래 지속한다면 꼭 진료를 받아야겠군요. 그렇다면 안구건조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인터뷰]
치료에 인공눈물 사용 외에도 다양한 접근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먼저 악화환경을 피해야 하고, 질 좋은 눈물을 더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 눈꺼풀을 잘 닦아내는 것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악화환경이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환경, 연기와 먼지가 많은 환경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헤어드라이어, 히터, 에어컨 등의 사용이 포함됩니다.

특히 이러한 장치가 눈을 향하도록 할 때 그렇습니다. 이때는 보안경을 쓰거나, 시선을 아래로 향하게 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업무 중 컴퓨터 사용 등으로 집중할 시 깜빡인 비율이 감소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깜빡이는 횟수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눈을 비비면 더 자극받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가습기를 사용하면 건조한 실내 공기에 수분을 보충하여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눈물을 더 오래 머물게 하는 방법에는 눈물구멍을 막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 눈 안쪽에는 위, 아래 두 개의 눈물점이 있습니다. 이 눈물점을 통해 눈물이 눈에서 배출되어 콧속으로 흐릅니다. 이 눈물점에 뚜껑을 끼워서 눈물이 흘러나가는 배출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비강으로 흘러나가는 눈물 흐름을 차단하여 더 많은 눈물을 안구 내에서 머무르게 할 수 있게 합니다.

앞에서도 설명해 드린 마이봄샘의 염증은 아침과 밤에 따뜻한 찜질과 순한 비누 등을 사용하여 눈꺼풀 청소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인공눈물의 사용이 있습니다.

[앵커]
인공눈물은 병원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데,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증상이나 렌즈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인공눈물의 종류도 달라지나요?

[인터뷰]
인공눈물은 환자의 자연 발생 눈물, 본연의 눈물을 보완하고 눈물 막 본연의 특성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눈물 막은 수층, 지질층, 점막층의 3가지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층은 여러 전해질, 효소, 항체, 항균 단백질 등의 혼합물로 구성되어 있고, 지질층은 눈물막의 증발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지방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막층은 뮤신이라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어 눈물막을 각막 표면에 고르게 분포하게 하고 깜빡이는 동안 마찰을 감소시킵니다.

일반적으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인공눈물은 보존제가 들어 있습니다. 사용기한을 연장하고 세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존제가 함유되어 있지만, 약한 독성이 있어 장기간 사용할 경우 각막 상피에 손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서 눈물의 저류가 일어난다면 보존제에 의한 독성이 심화할 수 있으니 무보존제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 간 눈물 약의 사용횟수가 많은 경우에도 무보존제 인공눈물 사용이 유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 본연의 눈물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무조건 인공눈물을 많이 자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가급적 눈을 자주 깜박거리고, 건조한 환경을 제거해야 합니다. 무보존제 인공눈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가벼운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시클로스포린과 같은 국소면역억제제를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P2Y2 퓨린 수용체 작용제인 디콰포솔은 결막 내 세포에서 직접 유체와 뮤신의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인공눈물이라도 그 핵심기전은 약 성분이 각막에 붙어서 네댓 시간 동안 눈물을 잡고 있어 그동안 각막에 수분이 유지되는 기전입니다. 따라서 눈물 약을 이보다 자주 넣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좋지 않고, 오히려 본연의 천연 눈물이 감소하는 결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앵커]
우선 환경부터 개선하고, 인공눈물에 너무 의존하는 건 피해야겠네요. 그런데 안구건조증은 증상이 완화됐다가 다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쉽게 낫지 않는 만성질환으로 봐야 할까요?

[인터뷰]
안구건조증은 보통 만성질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질환이라고 치료를 포기하시면 안 되고, 오히려 잘 관리해서 건강하고 편안하게 생활하시도록 마음먹으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과 당뇨 같은 경우, 내가 약을 먹고 운동해서 관리를 잘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이 사회에 퍼져있는 것처럼 접근하셔야 합니다.

저는 건성 안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봄, 가을에 건조할 때 피부에 로션을 잘 바르고 관리해서 살이 트지 않게 해야 하는 것처럼, 건성안도 인공눈물을 잘 사용하고, 눈꺼풀의 청결을 유지하고, 눈 깜빡임을 더 자주 하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드립니다.

[앵커]
치료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속 지켜야 할 습관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인공눈물을 자주 넣는 것보다 눈을 자주 깜박거리는 것이 좋습니다. 깜빡임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길게, 약 5초 동안 눈을 감고 있어야 합니다. 에어컨 등 바람 요소가 눈물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눈에 바람이 직접 닿지 못하게 보안경, 바람의 방향 등을 조절해주세요.

나이가 40세 넘으면 누구나 노안이 있으므로, 가까운 것을 보려고 너무 눈을 부릅뜨지 말고 돋보기 착용으로 편안하게 작업을 한다면, 눈 깜빡임이 증가하여 건성 안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타이밍은, 컴퓨터나 책 등을 보는 업무를 하기 전에 선제로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눈을 너무 혹사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부 관리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우리 눈 건강도 잘 챙겨야겠네요. 지금까지 인천성모병원 김용찬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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