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양이가 반복적인 설사를 멈추지 않는다면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특히 길고양이의 경우 세균과 바이러스로 인한 장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얼마 전 길에서 구조된 고양이가 구조 이후 줄곧 설사를 했는데, 항문까지 심하게 짓물러 있어 전문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오늘 슬기로운 펫생활에서 염증성 장 질환이란 어떤 것이고,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해설]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길고양이, 소월이~ 얼핏 보기에도 항문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요.
- 소월아, 나와 봐 응? 병원 가자, 병원
[해설]
사람의 손길을 극도로 거부하는 소월이.
- 소월…. 병원 가자
[해설]
과연 소월이는 상처를 치료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최근 제작진에게 다급한 구조요청을 한, 제보자의 집을 찾았습니다.
피디/ 안녕하세요
예슬/ 안녕하세요
피디/ 아픈 애가 있다면서요?
예슬/ 네 저 방 안에 있는데 애가 경계가 좀 많이 심해서요
[해설]
주인공을 만나기 위한 첫 번째 관문.
피디/ 어오 냄새가...
[해설]
배변흔적만 보이는데요.
- 저기 여기요 거기 안에 숨어 있거든요
[해설]
드디어 마주한 오늘의 주인공 소월입니다. 경계하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데-
- 길냥이였다 보니까 제가 중간중간 병원에 데려가려고 시도를 많이 했거든요. 근데 그게 실패하면서 애가 아이가 좀 많이 놀랐는지 더 경계가 심해지고 이런 어두운 곳에만 계속 숨어 있고 그러고 있는 상태예요
[해설]
예슬 씨는 소월이를 집에 데려온 이후, 청소에 쏟는 시간이 길어졌다는데요. 소월이가 배변을 흘리고 다니는 탓에 매일같이 쓸고 닦기 바쁘답니다.
- 자기 전엔 제가 치워주고 자러 가거든요
근데 다음 날 아침에 와보면 거의 이런 상태예요
소월~ 이것 좀 넣을게 응? 이거 깨끗한 거
[해설]
여전히 예슬 씨를 경계하는 소월이.
- 미안해 미안 미안 미안 미안
[해설]
이런 서슬 퍼런 동거를 한 지도 어느덧 한 달째. 가까이 갈수록 거부감을 보이는 소월이, 하지만 예슬 씨에겐 소월일 차마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답니다.
- 다시 진짜 내보내지도 못하고 아프니까 치료는 해주고 싶고 근데 저 아이는 아이대로 경계도 너무 심하다 보니까 이러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해설]
어느 날,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는 소월이. 군데군데 빠진 털과 앙상하게 마른 모습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는데요. 구조를 결심한 건 시뻘겋게 부은 소월이의 항문을 본 뒤였습니다.
- 특히 항문 쪽이 제일 안 좋았죠
날씨도 더워지는 상황이니까 저러다가 이제 감염돼서 진짜 살이 썩고 그러겠다, 빨리 치료를 해서 그 기간만이라도 제가 데리고 있다가 우선은 다시 방사를 시켜주거나 입양 처를 찾아주거나 그렇게 해야겠다 이렇게 결심을 하게 됐죠
[해설]
예슬씨가 설사를 하는 소월이를 위해 약을 준비하는데요.
- 이 약을 아침저녁으로 두 번씩 10일 정도만 먹으면 설사가 나을 수 있다고 했거든요. 병원에서
소월아 밥 놓고 갈게 이거 밥 먹어
[해설]
소월이에게 밥을 차려준 예슬 씨. 녀석이 맘 편히 먹길 바라며 자릴 비워줍니다.
지금부터는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 미동도 없던 소월이가 조심스레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는. 밥엔 눈길조차 주지 않고 화장실부터 향합니다.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인데요.
급하게 용변을 보고 난 후에야 밥그릇에 관심을 보이는 소월이. 하지만 한참을 먹지 않고 주위를 살피기만 합니다. 어느덧 20여 분이 흐르고- /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방문을 열어보는 예슬 씨. 그러자 소월이가 황급히 몸을 숨기는데
- 밥 먹어 소월아
[해설]
여전히 빨갛게 짓물러 있는 녀석의 항문, 약을 먹어야만 차도를 보일 텐데 그 마음을 당최 알아주질 않습니다.
- 약 냄새가 조금만 나면 바로 밥을 안 먹거든요
귀신같이 알아서
[해설]
소월이에게 약을 먹이려고 간식을 비롯해 온갖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는데요. 반복되는 줄다리기 속, 예슬 씨 속도 까맣게 타들어 갔답니다.
- 보시다시피 계속 설사하고 있고 그게 집안 여기저기에 다 묻고 이러니까 빨리 약을 먹여서 치료하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인 것 같은데 그게 안 되고 있으니까 사실 너무 답답하죠
[해설]
하지만 치료를 더는 늦출 순 없는 일. 예슬 씨가 녀석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데요. 우선은 회유책으로 시작해봅니다.
- 소월아 나와 봐 응? 병원 가자 병원
[해설]
드디어 예슬 씨의 마음을 알아준 걸까요? 빼꼼 고개를 내미는 소월이.
- 제가 도와드릴게요
- 이것만 좀 받쳐주세요
[해설]
성공인가 싶던 그때!
- 어?
- 괜찮아
소월 병원 가자 이리 와 맛있는 거 먹자 응?
계속되는 포획전!
- 어떡해 이 밑에 들어갔어 아 어떡해
[해설]
결국, 지인까지 긴급 투입돼 함께 포획에 나섰는데요. 끝까지 저항하는 소월이!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 아휴
포획에 성공했습니다!
- 어후
피디/ 다친 덴 없어요?
- 물렸는데 고무장갑 끼고 있어서 괜찮아요
[해설]
무슨 일이든 시작이 반인 법, 이제 소월이가 건강을 되찾을 일만 남은 것 같죠?
소월이의 사연을 듣고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민 서울의 한 동물병원.
- 수의사 / 안녕하세요. 들어오실게요
- 설사가 너무 심해서 엉덩이 쪽이 이제 항문 쪽이 빨갛게 부풀어 있고
[해설]
곧바로 진찰이 시작됐는데요.
수의사/ 아이고 에효
자세히 보니 상태가 더욱 심각한 소월이의 항문.
수의사/ 똥이 계속 묻어 있으니까 똥독 오르듯이
장현석 - 그러니까 이게 짓무르고 젖어있고 애기들 빨개지고 그런 것처럼요 아프니까 계속 비비고 또 핥게 되고 덧나고 설사하고 반복되는 거니까 이런 거죠
[해설]
배변 채취를 통해~ 변 속의 성분은 물론 단순 설사인지 여부도 판가름해보기로 했습니다.
장현석/ 일단은 기생충이 있는지 원충이 있는지 그런 것들을 알아보기 위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감염 검사예요 이건
[해설]
채취한 배변으로 판독을 해보는데요. 배변 군데군데 동그란 모양의 세균 구균과 길쭉한 모양의 세균 간균이 포착됩니다. 또한, 혈액검사를 통해 장염을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세균성 장염의 주범인 클로스트리디움도 확인이 되었는데요.
장현석/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이가 이전부터 계속 갖고 있었을 잠복해서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요 클로스트리디움 같은 세균성 장염은 아이가 지금 현재 계속해서 설사하고 그러다 보니 장기의 상태가 정상적으로 잘 되지 못하다 보니 그 때문에 세균이 과증식하면서 또 그 모습이 장염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설]
지체할 필요 없이 곧바로 정밀 검사를 시작합니다. 엑스레이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장기들의 상태를 확인해보기로 한 건데요. 검사 결과, 다른 건강한 고양이들과 비교해 소월이의 근육층이 두 배 이상 더 비대해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장현석 / 이것은 아예 소월이의 장의 근육층이 아주 두꺼워져 있다는 걸 얘기합니다. 그래서 이런 모습 중 한 가지가 염증성 장 질환이 있을 때 초음파에서 이러한 모습들이 보여요
[해설]
소월이가 앓고 있는 질병, 염증성 장 질환. 소장이나 대장 점막 내에 염증 세포가 침입해 퍼짐으로써, 만성적인 구토, 설사, 혹은 체중 감소 등과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다양한 장 질환을 말하는데요. 소월이의 경우, 반복된 설사로 피부에 배변이 많이 묻어 있는 상태. 수 의료진들이 나서서 직접 목욕까지 시켜줍니다.
장현석/ 아이가 똥이나 이런 것들이 계속 묻어 있다고 한다면 피부질환 같은 것들도 일어날 수 있어서 지금 이렇게 씻겨주고 있습니다
[해설]
그동안, 길고양이로 살아오며 각종 질병에 노출되었을 소월이. 난생처음 목욕을 하고~ 청결과 안전을 위해 발톱까지 깎습니다. 약을 먹지 않는 소월이를 위해 항생제와 함께 설사를 멎게 해줄 지사제를 투여하는데요. 과연 소월이의 장 질환은 치료할 수 있을까요?
장현석/ 염증성 장 질환에 의해서 세균성 장염도 생겼고 대장에도 생겼고 그것 때문에 계속 설사하니까 항문 주변에 피부질환이 생겼고 혈변도 보고 이런 것들이 생겼다, 그러면 이제 치료는 아이한테 약을 먹일 수가 없으니까 이제 입원해서 수액 맞고 주사로 항생작용 약물들이 들어갈 거고요 그 후에는 처방 사료를, 꾸준하게 먹으면서 아이가 이제 설사라든지 이런 것들이 서서히 회복되는지를 계속 보면서 지켜갈 거예요
[해설]
소월이는 입원 후, 장기적인 약물치료를 받기로 결정됐는데요.
- 화났어?
응? 이상한 데 넣어놔서 화났어~ 깨끗해졌네
괜찮아 괜찮지?
[해설]
지금껏 소월이의 경계가 심한 탓에 한 번도 녀석을 만져볼 수 없었다는 예슬 씨.
피디/ 만질 수 있게 됐네요?
예슬/ 네
피디/ 집에선 못 만져봤죠?
예슬/ 못 만져봤어요 한 번도. 엄청나게 따뜻해요. 여기가
예슬/ 구석에 숨어있고 이런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죠. 많이 불쌍하고 쟤를 진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할까 봐 그 생각이 제일 많이 들어요. 사람이랑 잘살 수 있게 그렇게 만들어주는 게 일단 저의 제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아요
[해설]
며칠 뒤, 예슬 씨로부터 퇴원한 소월이의 근황이 도착했습니다. 치료 후, 설사 증상이 나아지고 이전과는 달리 경계심도 많이 줄어들었다는데요.
비 온 뒤 땅이 굳는단 말이 있듯이, 예슬 씨와 소월이의 우연한 만남이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인연으로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랍니다.
YTN 사이언스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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