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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펫생활] 반복되는 개 물림 사고…"펫티켓 통해 반려견 공존 문화 만들어야"

2020년 10월 05일 19시 22분
■ 이웅종 / 이삭애견훈련소 대표

[앵커]
개 물림 사고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관련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개 물림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올바른 펫티켓 문화를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오늘 슬기로운 펫생활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알아보겠습니다.

이삭 애견훈련소 이웅종 대표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현재 소방청에 밝히는 바에 따르면 매년 전국에서 개에게 물리는 사고로 매년 2천여 명 이상이 개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개 물림 사고로 어떤 사례가 있었나요?

[인터뷰]
지난 9월이었죠. 경기 의정부의 한 주택가에서 6살짜리 유치원생이 진돗개에 세 군데를 물려 무려 십여 바늘을 꿰맨 사건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불과 30~50m 떨어진 이삿짐센터에서 키우던 진돗개였다고 하는데요. 현재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7월에 은평구 불광동에서는 입마개를 하지 않은 맹견 로트와일러에게 스피츠가 물려 죽은 일도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스피츠 주인 A 씨는 몸을 돌렸고, 그의 반려견 역시 주인 뒤로 몸을 숨겼지만, 로트와일러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하는데요. 로트와일러의 견주가 달려와 상황을 해결하려 했지만, 오히려 맹견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나뒹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스피츠의 주인 역시 말리는 과정에서 다쳤다고 합니다.

또 최근에도 용인에서 진돗개에게 포메라니안이 물려 죽인 사건도 있었는데요. 산책하러 가던 도중 마주 오던 진돗개가 포메라니안을 공격했다는 겁니다. 포메라니안 견주와 남성 행인 등 4명이 달려들어 진돗개를 떼려 했지만, 공격은 1분여간 이어졌고 과다출혈로 죽게 된 사고가 있었습니다.

[앵커]
저도 관련 보도가 기억이 나는데요. 개가 사람을 무는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애견을 공격하는 사례까지 말씀해주셨습니다. 끊임없이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보면 애견인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우리 강아지는 물지 않아요, 위협적이지 않는다고 해서 목줄을 풀고 다니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반려견은 사냥 습성이 있고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공격성이 있습니다.

또한, 모성본능에 의한 공격성, 통증으로 인한 공격성, 자기방어 등 본능적으로 공격성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반려견은 맹견이 아니더라도 보호자의 관찰을 통해 짖음이 심하거나 통제가 되지 않거나 위협이나 공격성이 보인다면 올바른 교육이 필요합니다. 특히 맹견분류 견종은 외출 시 2m 이내 목줄과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해야 하며 맹견이 아닌 견종이라도 성향에 따라 입마개 착용을 권장해야 합니다.

[앵커]
입마개만 제대로 채웠어도 이런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맹견을 언급해주셨잖아요. 이 맹견으로 지정된 품종은 무엇이고 또 맹견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인터뷰]
현재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상 도사견과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종의 잡종 개는 맹견으로 분류하는데요. 맹견으로 분류된 견들의 성향은 투견으로 개량됐으며, 힘과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특징입니다. 로트와일러는 독일산 견종으로 경비견으로 이용되는데요. 경비견은 경계심이 아주 강한 품종들로 훈련성이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낯선 사람들의 경계심 또한 강한 품종으로 어린 강아지 시기부터 사회성과 복종 교육이 필요한 품종입니다.

[앵커]
여러 종의 견종을 설명해주셨는데요. 주로 이름 뒤에 테리어가 붙는군요. 그리고 로트와일러도 말씀해주셨습니다. 현행법상 이런 맹견은 외출 시 입마개 착용이 필수잖아요. 그런데 아무런 대비 없이 갑자기 활발한 개에게 입마개를 채우면 힘들어 할 것 같습니다. 입마개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입마개 교육은 처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입마개 착용이 스트레스나 불안 요인이 아니라 입마개를 착용했을 때 좋은 기억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죠. 첫 번째는 입마개 안에 개가 좋아하는 간식을 넣어 먹게 합니다. 입마개 안쪽에 간식이나 육포를 넣어서 반려견이 스스로 입마개에 주둥이를 넣었을 때 지속해서 간식이나 보상을 통해서 입마개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을 줄여주게 되면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단계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외출 시 입마개를 채우고 난 다음 외출한 다음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잘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간식을 주게 되면 입마개에 대한 것에 서서히 적응해 가면서 무리 없이 적응할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입마개를 채우는 일이 나에게 좋은 일이다, 기쁜 일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나면 가해한 개에 대한 안락사 논쟁이 벌어지곤 하잖아요. 사람이나 다른 강아지를 문 개라면 무조건 안락사해야 하는지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물었다고 무조건 안락사를 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공격성 성향 테스트를 받아보는 게 중요하겠고요. 보호자 교육 역시 참여하는 게 필요합니다. 전문가 개입이 필요하지만, 도저히 전문가가 판단했을 때 이 아이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면 전문가와 논의 후 안락사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보다 반려견 문화가 발달한 해외의 경우엔 개 물림 사고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인터뷰]
우리나라보다 반려견 문화가 먼저 발전한 해외에서는 맹견에 대한 소유가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특히 독일은 '맹견의 국내 반입 및 수입제한에 관한 법률'을 통해 핏불테리어 등 위험성이 높은 개의 자국 수입이나 반입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 중이고요. 만에 하나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했을 경우 안락사를 시키기도 합니다.

영국은 위험성이 있는 맹견을 소유할 때는 법원에서 허가받도록 의무화되어 있고요. '1991 위험견법'을 통해 핏불테리어, 도사견 등 위험 견의 사육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거나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 해당 개의 소유자에게 도살을 명령하거나 소유권을 박탈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면허제를 도입해 맹견 소유자 관리를 하고 있으며 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동물이 사람을 물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할 경우 안락사하거나 동물보호단체가 해당 동물을 압류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최종적으로 결정 되었을 때 더 이상 변화가 없다고 판단되면 안락사를 권장합니다.

[앵커]
해외 사례도 설명해주셨는데, 우리나라보다는 조금 더 체계적이고 강한 규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위험한 개의 공격성과 기질을 평가해 결과에 따라 행동교정이나 안락사 명령 등 의무를 부과하는 체계를 마련한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개 물림 사고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어떻게 될까요?

[인터뷰]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전관리 의무위반으로 상해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고, 안전관리 의무위반으로 사망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앵커]
네, 처벌 조항이 있었군요. 맹견의 경우, 사실 자주 무는 사고가 발생하는 종이 맹견이잖아요? 그래서 맹견에 대한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법안도 나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우선 내년부터 로트와일러를 비롯한 맹견 보호자는 맹견에 사람이 물려 사망하면 8,000만 원 이상을 보장하는 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합니다. 가입하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여받는데요. 보호자는 맹견을 입양한 당일 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기존 맹견 보호자는 내년 2월 12일까지 보험에 가입하고, 맹견이 태어난 지 3개월 이하의 경우에는 3개월이 됐을 때 가입해야 합니다.

맹견 보호자가 가입하는 보험은 맹견 개 물림 사고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후유 장해가 발생하면 8,000만 원 이상, 사람이 다치면 1,500만 원 이상, 다른 동물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200만 원 이상을 보상해야 합니다. 자동차보험 등 다른 의무보험처럼 기존 보험 만료일 안에 보험을 갱신해야 합니다.

[앵커]
말씀을 듣다 보니까 여러 가지 규제와 제도들이 마련되고 있는데, 그래도 무엇보다 이 반려견 문화 자체가 개선되는 게 궁극적인 해결책일 것 같거든요. 대표님께선 이런 개 물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어떤 반려견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강아지 시기부터 보호자 교육과 반려견 교육이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개 물림 사고는 순식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보호자는 늘 조심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또 반려견이 공격성이 있거나 경계심이 강하다면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목줄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펫티켓 예절은 개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펫티켓을 잘 지키는 반려견과 보호자는 안전한 환경에서 공존할 수 있죠.

[앵커]
오늘 반려견이 사람을 물거나 다른 강아지를 무는 '개 물림 사고' 에 대해서 들어봤는데, 혹시 대표님께서도 많은 행동 교정을 하시잖아요? 성공적으로 자주 물던 개가 행동이 교정된 사례가 있는지 한 가지만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실질적으로 강아지는 교육을 통해서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거든요. 아무리 사납다 하더라도 시간과 노력, 정성을 가지고 계속 변화될 수 있는 교육을 한다면 아주 많은 변화를 가져오기도 해요. 또, 실질적으로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것은 사람에 대한 사회성과 다양한 사람을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변화를 시켜주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반려견이 나에겐 천사 같지만 다른 사람이나 다른 개에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늘 명심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삭 애견훈련소 이웅종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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