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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빙하 녹으면 묻혀있던 바이러스 부활"…인류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2020년 05월 12일 17시 30분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오랜 시간 잠들어있던 바이러스가 깨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고대 바이러스로 인해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빙하가 녹으면서 나타날 수 있는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최근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그 안에 묻혀 있던 고대의 박테리아가 되살아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 궁금한데요. 관련 사례가 있나요?

[인터뷰]
네, 처음으로 잠자던 바이러스가 영구동토층에서 깨어나 인간과 동물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사건이 2016년에 발생했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서 12세 목동이 탄저병으로 숨졌어요. 탄저균이 발견된 지역에서는 이미 순록 2,300여 마리가 죽었고, 주민 8명이 탄저균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이 녹았고 그 안에 있던 고대의 탄저균이 다시 살아나서 감염병을 일으켰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시베리아 역병'으로 알려진 탄저병이 야말로네네츠 지역에서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이었는데요. 당시 사건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이상 고온을 탄저병 재발의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기온이 오르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 사체가 그대로 노출돼 병이 퍼졌다는 논리입니다.

탄저균이 발견된 지역에선 최근 이례적으로 35℃까지 오르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녹은 동물 사체 등에서 나온 탄저균이 지하수로 흘러 들어가 사람이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과학자들도 시베리아 탄저병 사태처럼 극지방의 얼음 속에 동결된 병균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되살아나면, 한반도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처럼 시베리아 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안에 고대 바이러스가 되살아난 사례는 이번만이 아닌데요. 지난 2014년에는 3만 년 된 거대바이러스가 발견돼 눈길을 끌었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3만 년이라고 하니까 상상하기도 힘들 만큼 오래전 이야기죠. 그런데 이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대형 바이러스 신종이 발견된 것입니다. 항아리 모양의 1.5 마이크로미터인 피토 바이러스가 그것인데요. 평균 20㎚(나노미터) 크기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훨씬 몸집이 큰데 그동안 바이러스가 극히 작고 단순한 존재라는 개념을 깼던 사례였습니다.

다행히 이 신종 바이러스는 아메바만을 감염시켰습니다. 다른 동식물엔 해가 되지 않았죠. 마치 죽은 것처럼 보였던 이런 고대 바이러스들이 부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좀비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앵커]
좀비라는 단어가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까지도 고대 바이러스가 되살아나는 사례가 있다고 들었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나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5년 전에 미국과 중국 공동 연구진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티베트 고원의 빙하를 통해 고대 미생물을 연구할 목적으로 5년 전 티베트 고원의 두꺼운 빙하를 50m가량 깊게 뚫고 표본을 채취했는데요. 5년이 지난 최근, 15,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티베트 고원 빙하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고대 바이러스들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지요. 연구팀은 빙하 속에 있는 유전정보를 발견했는데 총 33가지의 바이러스 유전정보를 발견했으며 이 중 28개는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말씀해주신 이런 고대 바이러스들은 인간이 지금까지 한 번도 접해본 바가 없기 때문에 면역력도 갖춰져 있지 않잖아요. 그래서 공격성이 얼마나 강할지도 모르고요. 또 이런 바이러스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몰라서 더 무서운 것 같아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많은 과학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 속에 얼어 있던 고대의 바이러스가 되살아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요. 2013년에 우리나라 극지연구소팀이 남극 빙하 속에서 30만 년 전 박테리아를 추출해 배양했더니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이상훈 박사는 "오래된 고대 미생물들이 풀려 살아난다면 현생에 존재하는 미생물들한테 유전자가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빙하 속 세균이 인간의 면역이나 기존 치료 약이 듣지 않는 새로운 전염병을 불러오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요.

또,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의 바르사니 박사 연구팀이 2014년에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연구를 통해 과거 바이러스의 전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실었었는데요. 연구팀은 "얼어붙었던 배설물이 녹으면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인 고대 바이러스가 되살아나 인간의 면역체계를 크게 뒤흔들어놓을 수 있다. 결빙돼 있던 캐나다 순록의 700년 된 배설물에서 고대 바이러스를 소생시킴으로써 고대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확산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르사니 박사는 "고대 바이러스와 현대 바이러스가 결국 미래의 세균이 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죠.

[앵커]
영화에서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듭니다. 이런 고대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인류가 피해를 막으려면 여러 가지 대비책을 마련해 놔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일단 바이러스를 발견하면 감염성이 있는지 특성을 파악하고 만약 있다면 백신이나 치료제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저지하고 생태계 환경을 보존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텐데요.

과학자들은 과거 50만 년 동안 지구의 기후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면 동토가 빠르게 녹을 것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인 1880년 이후 이미 0.8도 이상 증가했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2100년까지 약 3∼5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죠. 이미 늦었다는 전망이 있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한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앵커]
오늘 살펴본 것처럼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뜻하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