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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이야기] 인류의 도전 화성 탐사…과연 생명체 살고 있을까?

2020년 03월 30일 16시 40분
■ 지웅배 / 연세대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원

[앵커]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기 시작한 이래 화성은 태양계 내에서 지구와 가장 유사한 조건을 가진 행성으로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화성에 대한 탐사도 꾸준하게 이어져 왔는데요.

오늘 '별별이야기'에서는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원 지웅배 연구원과 함께 인류의 화성 탐사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어서 오세요.

인류는 우주를 탐사한 이후로 지구와 가장 유사한 조건인 화성에 대해서 정말 많은 탐사를 해 왔는데, 그만큼 이제는 우리가 화성에 대해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어떤 것들을 알게 되었나요?

[인터뷰]
19세기 전부터 이미 화성은 다양한 공상가, 천문학자들에게 꿈의 세상으로 여겨졌습니다. 다른 행성에 비해서 유독 화성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화성에도 어쩌면 지구처럼 생명이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 화성을 탐사했던 마리너, 마스 익스프레스, 또 가장 최근의 궤도선 중 하나인 메이븐과 착륙선 큐리오시티 등 화성 전반에 걸친 다양한 탐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탐사를 통해 현재 천문학자들은 화성의 여름에 해당하는 따뜻한 시기가 찾아오면 바로 그 표면 토양 지하에 살짝 얼어있던 물 얼음이 녹으면서, 산기슭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또 화성의 극지방에 해당하는 극관에는 이산화탄소가 얼어있는 드라이아이스 빙하가 지구의 남극이 비교할 정도로 넓게 얼어있는데요. 이곳의 극관 얼음 역시 계절이 변화하면서 얼음의 면적이 변화하고 또 하늘에서 서리가 내리는 등의 기상 활동도 관측된 바 있습니다.

[앵커]
과거 화성의 모습은 물도 있고, 생명체도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잖아요. 근데 지금 화성의 모습은 황량해 보이거든요. 그런데 과거의 현재의 모습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화성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태양 주변에서 물이 액체 상태로 행성 표면에 존재할 수 있는 생명 거주 가능 구역인 골디락스 존의 가장자리에 걸쳐있습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충분히 물이 존재하고 생명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받았습니다. 화성의 토양과 다양한 암석들, 지질학적 증거를 통해 과거 화성에도 지구 못지않은 물이 풍부한 행성이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렇게 지구와 비슷한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지구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많은 천문학자는 화성이 지질학적으로 거의 죽어있는 행성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지구에 생명이 생존할 수 있던 것은 단순히 태양 주변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지구 내부의 핵이 회전하면서 지구 주변에 만들어낸 지구 자기장이 지구 생태계를 지키는 보호막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화성은 현재 지질학적으로 죽어있는 행성이기 때문에 주변에 자기장 보호막도 만들지 못했죠.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몇 년 전부터 화성 표면에서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신 화성의 표면 아래, 그 지하에는 희망을 품을 수 있죠.

[앵커]
화성 표면의 온도는 또 영하 60도 정도 되죠. 굉장히 춥기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 힘들 텐데, 그럼 지하의 이렇게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 희망을 품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해로운 태양풍과 우주 방사선을 피해 화성의 표면 아래 천연의 방공호에서 아직 살아남아, 생존하고 있는 화성의 고대 생명체 화석이나 미생물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2018년 화성 표면 위만 탐색했던 기존 착륙선과는 달리 이번에는 직접 화성 표면 땅을 파고 그 지하에 매장되어 있을지 모르는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인사이트’라는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앵커]
화성의 표면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땅을 파고 그 안을 탐사할 수 있다는 것이 혁신적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인사이트 탐사선의 주된 임무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인사이트 탐사선의 임무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화성의 땅을 파서 그 안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생명체에 의한 생화학적 반응을 찾는 것과 화성에 지진계를 설치해 화성의 지질학적 생명력이 어떤 이유로 사라지게 되었는지 추적하는 것이죠. 앞서 2014년 9월부터 화성 주변을 돌며 화성의 자기장과 그 주변 전하입자들의 흐름을 파악했던 메이븐 궤도선에 따르면 아주 미미하기는 하지만 화성표면에서도 서서히 약해져 가는 자기장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화성의 내부 핵과 지질학적 활동성이 아예 죽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주 약하기는 하지만 지구의 극지방처럼 미미하게 남아있는 화성의 자기장이 태양풍의 입자들과 반응하면서 일으킨 양성자 오로라의 흔적도 관측되었죠.

[앵커]
화성에서 보는 오로라의 모습도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데요. 그럼 인사이트 탐사선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나요?

[인터뷰]
인사이트 탐사선은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에 화성에서 혹시 자연 지진이 발생하거나 소행성 충돌 등 회부 충격으로 진한 지진파가 발생했을 때 그 지진파의 전파 양상을 추적해 화성 내부의 지질학적 구조를 파악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곧 다가올 여름에 우리가 수박을 살 때, 수박을 직접 쪼개보지 않고 표면을 통통 두드리기만 하면 수박이 얼마나 더 잘 익었는지, 덜 익었는지 그 물렁물렁한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화성 내부의 구조에 따라서 인공적으로, 또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파가 진앙을 출발해서 화성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직접 화성을 쪼개보지 않아도 화성 내부의 핵과 맨틀, 핵 등의 내부 구조의 밀도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런 분석은 지구 내부의 핵, 맨틀 구조를 파악하는 데 활용해오고 있죠.

[앵커]
수박 비유가 정말 적절한 것 같은데, 속을 직접 볼 순 없지만,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이런 추적과 분석을 통해서 지진을 감지한 적도 있다고요?

[인터뷰]
2019년 말까지 집계된 것을 기준으로 인사이트의 지진계인 SEIS 장비는 화성 진으로 의심되는 흥미로운 진동을 450건가량 탐지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신호가 실제 화성지진은 아니고, 화성에서 부는 바람에 의한 진동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그중에서 정말 화성의 땅이 울린 화성지진으로 추정되는 것은 약 174건 정도로, 그 가운데 강도가 가장 강한 것은 진도 4.0 정도까지 기록되었습니다. 물론 아쉽지만, 이 정도의 약한 진동으로는 화성의 내부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는 또 그나마 세기가 강했던 약 24건의 화성 진의 데이터를 통해서 화성 내부 구조를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가 착륙해있는 곳은 화성의 엘리시움 평야에서, 특히 지대가 낮은 홈스티드 할로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역입니다. 이곳은 과거 용암이 굳어서 형성되었던 현무암 지대위에 구멍이 많은 다공성의 레골리스가 겹겹이 쌓여서 만들어진 지형으로, 비교적 주변에서 발생하는 지질학적 움직임이나 진동에 취약할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에, 진동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해서 이곳에 착륙했습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화성은 지구처럼 직접 대륙판이 이동하고 부딪히는 방식으로 화성 진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화산이 폭발했던 곳 주변 지하에서 가스가 분출되거나 용암이 무너지는 등의 이유로 진동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류가 화성을 탐사한 이유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도 있지만,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해서 산다면 어떨까? 이런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잖아요? 우리가 지구가 아닌 화성으로 이주해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정말 있을까요?

[인터뷰]
화성은 과거에는 지구처럼 물이나 대기가 풍부하고, 아마 생명도 충분히 존재했을 법한 행성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구보다 중력이 배로 더 약하고, 그래서 대기권도 아주 옅고, 또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자기장도 너무나 약해서 아무리 물이 있다 하더라도 화성 표면에서는 우리가 온전하게 생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재 대부분 천문학자의 의견입니다.

그래서 만약 먼 미래 우리가 불가피하게 화성에 진출하더라도,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화성 표면에 도시를 짓고 사는 것은 어려울 겁니다. 그 대신 화성의 땅속, 지하에 굴을 파고 들어가서, 마치 화성의 개미가 되어 살아가는 것처럼 위험한 태양풍과 해로운 우주 방사선을 피해 살아가는 것 정도는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가 영화 '마션'을 통해서 화성에서 사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인적 있었는데, 오늘 말씀 들어보니까 화성에서 사는 것이 정말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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