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현 /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앵커]
춥고 건조한 겨울철, 코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이 있습니다. 흔히 '축농증'이라고 부르는 부비동염인데요. 감기와 구별이 어려워서 대부분 증상이 심해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부비동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현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지금 같은 겨울철은 비염이나 부비동염 환자들에게 정말 고통스러운 계절이죠. 부비동염 우리에게 축농증이라는 말로도 익숙하긴 하지만요. 어떤 질환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네, 부비동은 코 주위 머리뼈 속 빈 공간을 의미하는데요. 사실 빈 공간의 역할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밖에서 들이마시는 공기에 습기를 더 해주거나, 코안에서의 압력 조절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거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부비동염이란 의학적으로 부비동 내부를 덮고 있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요. 자연공이 막혀서 부비동에서의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분비물이 부비동에서 코로 배출되지 않으면 부비동의 점막이 부으면서 염증이 생기고, 또한 배출되지 못한 분비물이 고이면서 코막힘이 더 심해지거나 염증이 더 심해지는 상태가 됩니다.
[앵커]
네, 요즘처럼 건조한 겨울철에 저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분들 많으실 거 같은데요. 부비동염에 걸리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부비동은 점액을 분비하는데요. 점액은 콧속이나 부비동 속으로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이물질들을 녹여서 몸 밖으로 나가게 도와줍니다. 부비동 점막에 존재하는 섬모라는 작은 털 같은 것에 의해 코로 나가게 되는데요. 자연공이 열린 상태나 섬모의 운동, 점액의 끈적한 정도 등에 이상이 생겨 점액이 정상적인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부비동염이 발생합니다. 이외에도 치아감염이나 급작스러운 기압 변화, 외상에 의한 물리적인 손상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자연공이 막히는 게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이 있는데요. 부비동염은 대부분 비염에 의해 발생하게 됩니다. 비염 없이 부비동염만 단독으로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코부비동염'이라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지만, 코부비동염을 줄여서 흔히 부비동염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네. 이 부비동염의 주된 원인이 바로 비염이군요. 자 그런데 감기 증상과 비슷해서 부비동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더라고요. 부비동염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증상들이 따로 있을까요?
[인터뷰]
부비동염은 일반적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게 되는데요. 급성 부비동염은 주로 감기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아서 시작되고, 증상이 2주에서 4주 정도 지속합니다. 주로 고열과 코막힘, 콧물, 코가 뒤로 넘어가는 것을 느끼는 후비루, 부비동 부위의 통증이 있을 수 있고요. 증상이 심한 경우, 부비동에서 끈끈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오고, 윗니 부위의 치통이나 얼굴에 심한 통증과 국소적인 열감이 생기며 그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만성 부비동염은 급성 부비동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거나, 자꾸 재발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할 때를 말하고요. 피로감, 집중력 저하와 같은 증상이 많고 코막힘, 하얀 콧물이나 누런 고름 같은 콧물, 기침과 함께 이통, 치통 등이 동반됩니다. 간혹 두통이 발생하거나, 냄새나 맛을 잘 못 느낄 수도 있는데요. 열이 나는 것은 급성 부비동염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앵커]
네, 그런데 일반분들은 뭐 이게 감기인지 비염인지 부비동염인지 증상이 비슷해서 일반인이 구별하기엔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어떻게 구별하는 게 좋을까요?
[인터뷰]
사실 세 가지 질환의 증상이 모두 비슷해서 증상만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감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 발생하며, 대개 휴식을 취하면 좋아집니다.
비염의 경우, 특정 계절이나 특정 환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맑은 콧물이나, 코막힘, 재채기 등 이런 세 가지 증상이 발생하고, 전신증상은 별로 없는 편입니다.
그러나 부비동염으로 인한 콧물은 아주 누렇거나 녹색을 띠며 냄새가 심합니다. 감기 초기나 비염으로 인한 콧물은 대체로 맑고 물처럼 주르륵 흐른다는 점에서 부비동염으로 인한 콧물과는 구별될 수 있습니다.
[앵커]
자 그런데 뭐 비염 환자분들도 그렇고요. 보통 비염의 좋은 음식 하면 여러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부비동염에도 혹시 그런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국화차나 우엉차, 도라지, 고구마, 양파 등이 대표적이고요.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의 자연식을 섭취하는 것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또한 적절하고 균형 있는 영양을 섭취하셔서 면역력을 높이거나 증진하는 것이 도움되겠습니다. 또한, 물을 자주 드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급적 인스턴트 음식이나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 방부제가 들어간 음식 등은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음으로 적게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짠 음식을 좀 피하라는 말씀이신 거죠. 물도 많이 마시면 좋을 거 같고요. 자 그럼 부비동염 치료법은 어떻게 될까요?
[인터뷰]
부비동염은 일차적으로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가 우선이고요.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을 보조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치료에 효과가 있으면 고름 같은 콧물이 개선되어 색이 엷어지고 점도가 점점 묽어지며 차츰 양도 줄고, 코안의 공기의 흐름이 개선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속적인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합병증이 있는 경우, 또는 환자의 통증이 심해서 내과적 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등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수술적인 치료는 염증이 있는 부비동의 막힌 자연공을 열어 주거나 인위적으로 확장해서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부비동 분비물의 배출을 쉽게 해주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윗입술을 들고 입안으로 절개해서 상악동이라고 하는 공간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지만, 약 10여 년 전부터는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해서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합니다. 모든 수술적 조작이 콧구멍을 통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술 상처가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비동 치료는 병원에 방문하셔서 진찰을 받으시고, 현재의 몸 상태에 따른 치료를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그 치료법 중에 수술적 치료 말고 앞서 말씀하신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 하는 방법을 말씀해 주셨는데, 일반분들이 어떻게 그냥 넣어서 하면 되는 건지 뭐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보통 코 세척 다른 말로 비강세척이라는 말도 쓰는데요. 이때 중요한 것은 보통 수돗물 같은 일반적인 물을 쓰시는 게 아니라 좀 적절한 소금기가 있는 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는 생리식염수라든지
세척하기 위해 만들어진 분말 가루를 이용해서 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제품들을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요. 주의하실 것은 보통 2~4회 정도를 하게 되는데 너무 차갑게 하신다든지 너무 세게 하시면 중이염이라든지 불편함을 야기하실 수가 있기 때문에 서서히 하시는 것이 미지근하게 하시는 것이 도움 되시겠습니다.
[앵커]
네, 이러한 보조적인 치료나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겠군요. 자 그럼 부비동염 예방법은 어떻게 될까요?
[인터뷰]
방금 소개해드렸던 식염수 등을 이용해 코를 세척하게 되면 이를 통해 콧속의 이물들이 제거되고, 코 안의 점막이 축축하게 유지돼서 부비동염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콧속을 자극하거나 부비동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오염된 공기나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시는 게 게 좋겠습니다. 또한 강한 향이나 화학약품, 먼지, 담배 연기 같은 외부 자극 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환기를 자주 하시거나 공기 청정기를 이용해 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또한 알레르기나 감기로 인해 비강이 부으면 부비동염에 걸리기 쉬워지기 때문에, 알레르기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 한번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방송을 통해서 이게 뭐 감기인지 비염인지 부비동염인지 구분이 되셨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뭐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방법도 너무 잘 설명해 주셨고 환기나 뭐 알레르기 검사까지 생활 속에서 꼭 실천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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