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고층빌딩이 많아지면서 엘리베이터는 편리함을 넘어 일상에서 꼭 필요한 요소가 되었는데요.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지만, 가끔 이런 상상을 한 번쯤 해보셨을 것 같아요. 엘리베이터와 관련된 재미있는 상상,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 유튜버]
안녕하세요! 과학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궁금한 S의 이효종입니다. 궁금한 S와 함께할 오늘의 이야기 만나볼게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떨어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내가 탄 엘리베이터도 갑자기 추락한다면?’ 같이 끔찍한 상상을 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또 그런 상상의 꼬리를 물다가 엘리베이터가 땅에 닿기 전에 발을 굴러서 힘껏 뛰어올라 충격을 줄인다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한 1m 정도만 뛰어오르면, 엘리베이터가 추락하고 난 후, 사람은 안전하게 1m 높이에서 땅으로 떨어지겠다는 계산이죠. 그럼 살 수 있을까요? 이 재미있는 궁금증을 <궁금한 S>와 함께 알아보도록 할게요.
먼저 약 100m가량의 높이에서 엘리베이터가 낙하하는 상황을 여러분께서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공기저항과 주변부의 마찰은 상황의 단순한 해석을 위해 무시하도록 할게요.
일단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실제상황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해야 합니다.
엘리베이터가 추락할 때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여러 단계의 ‘비상 안전장치’가 존재하는데, 이는 정상적인 엘리베이터 속도보다 빠르게 작동하면 단계별로 장치가 발동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상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할게요. 일단 중력에 의해 물체는 자유 낙하를 하게 됩니다.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가지는 순간 속도는 v=루트 2gh. 여기서 g는 중력에 의해 물체가 받는 가속도, h는 엘리베이터가 떨어지는 높이입니다.
이렇게 계산한 순간 속도 v는 약 44.3m/s로 시속으로 환산하면 159km/h라는 어마 무시한 속도로 바닥과 충돌하게 됩니다. 그러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사람인 ‘S'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전개해보자면, 엘리베이터가 낙하하는 순간, S는 무중력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S를 태우고 있는 엘리베이터 전체가 가속하기 때문에 S가 속한 시스템, 즉 계가 빠르게 가속하고 있어서 그 가속에 반대 방향으로 가상의 힘, 관성력을 만들게 되어 중력과 관성력이 상쇄되기 때문이죠. 여기서 잠시, 왜 관성력을 가상의 힘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밖에서 보는 여러분의 경우, 붙들려 있던 엘리베이터가 끊어지면서 S와 엘리베이터 둘 다 똑같은 가속을 받으며 낙하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S의 입장으로 보면 갑자기 S를 둘러싼 엘리베이터 속이 무중력 상태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S가 둘러싸고 있는 시스템, 계가 가속해서 상대적으로 발생한 힘! 그렇기 때문에 가상의 힘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엘리베이터가 바닥에 닿기 직전에 위로 점프하는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 속의 S의 입장입니다. 중력 상태같이 느껴지는 공간이라 최대한 아래쪽에 몸을 밀착시켜 있는 힘껏 바닥을 디디고 점프합니다. 이때 기대할 수 있는 점프로 만들어낸 속도는 보통 사람이 50cm를 뛸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유도과정은 다르나 역시 v는 루트 2gh. 여기에서 v는 점프한 바로 그 순간의 속도, h는 도달할 수 있는 최대의 높이를 나타냅니다.
계산해보면 3.13m/s,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11.2km/h의 속도를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충돌 직전의 순간, 점프를 통해 바닥과 멀어졌으니 S는 살 수 있을까요? 아니요. 아무리 재주가 좋게 살짝 뛰어올라 엘리베이터가 땅에 부딪히는 순간에 붕 떠 있었다 하더라도 목숨을 건질 수는 없습니다. 엘리베이터보다 조금 늦게 떨어졌을 뿐 159km/h의 높이로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엘리베이터 안에 타고 있는 S의 속도 또한 약 159km/h라는 의미입니다. 점프 같은 방법으로 발악한들 겨우 11.2km/h 줄어든, 약 147.8km/h라는 속도로 땅에 처박히게 될 예정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요? 우리는 간단한 실험으로 추락하는 엘리베이터와 승객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이컵에 물을 담고 아래쪽에 구멍을 뚫어줍시다. 그러면 물이 밑으로 새는 것을 볼 수 있죠? 컵은 사람이 잡고 있으니까 위에 그대로 있지만, 물의 경우에는 사람이 잡고 있지는 않지만, 지구가 잡아당기므로 밑으로 떨어집니다. 그것을 우리는 중력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번에는 뚫린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고 물을 담습니다. 그리고 컵을 떨어트려 주세요. 추락하는 동안에는 컵의 구멍으로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물과 컵 모두 중력에 의해 자유낙하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게 바로 자유낙하 중인 엘리베이터와 승객의 관계입니다.
그럼 어떻게 떨어지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그에 대한 해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신체의 기하학적 구조를 이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방법, 즉 기마 자세, 무릎 꿇기 등을 이용해 최대한 신체 근육을 탄력적으로 이용해, 들어오는 충격의 양을 긴 시간 동안 받는 방법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엘리베이터 바닥에 등을 대고 큰 대자로 눕거나 납작 엎드리는 것입니다. 이러면 인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분산돼 한 부위가 심각하게 다치는 참사는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고는 상상 속의 사고일 뿐입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엘리베이터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수는 27명 정도인데, 대부분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나오다 추락하는 등의 사고였지, 엘리베이터가 직접 추락한 사고는 단 1건도 없었습니다.
확률로 계산해보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사망할 확률은 6억 5,000만 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 번 정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엘리베이터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와이어 한 개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략 5개에서 8개 정도의 와이어가 엘리베이터를 끌어당기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설령 1~2개의 와이어가 끊어지더라도, 당장 낙하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보수공사는 해야겠지만 말이에요!
오늘은 엘리베이터를 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던 궁금증을 함께 알아봤습니다! 한 번쯤은 해 보았던 재미있는 상상을 과학으로 들여다보니 또 색다른 즐거움이 있지 않으신가요? 그럼 궁금한 S는 이만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사이언스 투데이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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