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어제(20일) 전해드렸던 소식 중 하나였는데요.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잠든 아이를 놓치지 않는 '어린이 승하차 확인 장치'에 대해 이야기 자세히 나눠볼까 합니다.
[앵커]
그 배경에는 올해 여름에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잖아요.
네 살배기 여자 어린아이가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7시간 넘게 갇혀있다가 숨진 그런 사건이었죠.
[기자]
네, 맞습니다.
차량에서 잠든 아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그야말로 부주의가 만든 사고였잖아요.
제가 이번에 어린이집 차량을 취재하며 살펴보니까요, 실제로 차량 몇몇 곳은 모델에 따라 의자 등받이가 높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키가 작기 때문에 혹시나 잠들거나 의자 밑으로 들어가게 되면 사실 세심하게 살피지 않는 이상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내년부터는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앵커]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라면 정확히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건가요?
[기자]
차량에 잠든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나눌 수 있는데요.
벨 방식, NFC 방식, 비콘 방식.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게 바로 벨 방식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면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잠든 아이 확인 장치'는 안전 벨입니다.
운전자가 시동을 끈 뒤 차량 맨 뒷자리까지 가서 좌석에 아이가 남아있는지 아닌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요, 그리고 난 다음 벨을 눌러야 합니다.
[앵커]
(영상의) 저런 방식으로요.
[기자]
네, 매번 시동을 끌 때마다 뒤에 가서 벨을 눌러야 하고요, 그렇게 누르지 않으면 차량 안팎에 있는 경광등과 알람이 꺼지지 않는 방식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벨 방식은 유지비가 들진 않지만, 설치를 위해 차량 개조가 있어야 하고, 설치비 30만 원 정도가 들고 학부모에게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주는 기능이 없는 게 단점이라고 볼 수 있죠.
현재 벨 방식을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걸 제일 많이 쓰고 있거든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전용 차량이 아니라 개인 운송 차량, 잠깐만 빌려주는 차량의 경우에는 벨 설치를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에 말씀드렸던 NFC 방식, 그러니까 근거리 무선통신방식도 있는데요. 그것도 비슷하게 스마트폰을 차량 맨 뒷좌석에 있는 단말기에 대야 경보음이 꺼지는 방식입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간단하고, 설치비가 싸고, 학부모 알림 기능이 있는데, 연 10만 원 정도의 유지비가 든다는 게 단점입니다.
[앵커]
각각의 기술에 장단점이 확실히 있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비콘 방식이었는데, 이건 어떤 방식인가요?
[기자]
우선 간단하게 비콘이라는 기술이 어떤 건지 설명하고 들어가야 비콘 방식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비콘이 대표적인 사물인터넷 서비스의 하나인데요.
우선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건데, 신호 도달 거리 안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들어오면 비콘 단말기가 특정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그러면 스마트폰 블루투스가 이 신호를 받아 관련 앱을 작동시키면서 서버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제공 받는 건데요.
우리가 쉽게 생각해보면, 유명 커피 전문점에 주문 앱이 하나 있는데, 혹시 사용해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앱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매장에 들어서면, 앱이 자동으로, GPS를 켜지 않아도 자동으로 인식해서 주문 정보를 그 매장으로 전송하는 방식이 있잖아요.
그게 바로 비콘 시스템을 이용한 방식입니다.
[앵커]
그럼 이 비콘 방식을 차량에 대입해본다면 어린아이들의 위치를 인식해서 차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방식인가요?
[기자]
그렇죠,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비콘 방식의 제품이 있어요.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 같은 경우 비콘 방식을 사용하면 작은 크기의 장치를 아이 가방에 달고 다니는 방식인데요.
비콘 장치를 달고 있는 아이가 통원 차량에 10m 반경 안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인식하는 방식인 거죠.
별도 입력을 하지 않아 사용이 편리하고, 학부모 알림 기능이 있어서 좋지만, 비콘 장치 자체를 분실할 우려, 그러니까 가방에 매달았기 때문에 그걸 잃어버리면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게 되죠.
제가 취재했던 '잠자는 아이 확인 방석' 역시 비콘 방식을 이용하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기존 기술들의 단점, 분실의 우려를 보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달고 다니는 것보다 방석이니까 분실 우려는 없을 것 같은데, 그럼 이 비콘 방식은 여기서 적용됐을 때 어떤 부분들이 장점으로 작용하나요?
[기자]
이 방석에 들어있는 기술은 사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가 있는 건 아니고요.
기존에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가장 필요한 현장에 맞춰 변형시켜 최적화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건데요.
비콘 방식을 쓰기 때문에, 기술의 특징 자체처럼 별도의 설치 없이 OR 코드만 찍으면 차량 내 방석 위치를 쉽게 선생님도 지정할 수 있고요.
또, 아이가 차 안에 타고 있는 상태에서 교사가 5~10m 정도 차량과 떨어지면 아이가 방석을 누르고 있기 때문에 큰 경보음을 울리며 메시지를 보내게 해 인지할 수 있게 합니다.
또, 방석에는 아이의 몸무게와 착석 면적을 파악할 수 있는 얇은 필름 형태의 압력 센서가 들어있어 아이의 착석 여부를 빠르게 감지하는데요.
이 부분은 관계자의 설명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일환 / 센서제작 중소기업 이사 : 특별히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가방을 메고 자리에 앉는 경우도 있고, 또 가방을 메지 않는 경우에도 어떤 자리에 앉아 있든 간에 센서의 민감도가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검증을 통해서 센싱 면적이라든지 그다음에 오동작이 발생할 확률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다 검증을 통해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좌석에 방석을 설치하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가장 편리할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현재 시제품 만들어서 각 어린이집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거든요, 이 테스트가 끝나고 나면 내년 초에 완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고요.
이 방석 자체가 잠자는 아이를 확인하는 장치로 개발된 건 맞지만, 다양한 곳에서도 활용될 수 있어 가능성이 좀 더 넓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연구진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조한철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 본 기술은 아주 뛰어난 기술이 아니고 얼마든지 적용 가능한 보편적인 기술을 합친 기술이기 때문에 강의실이라든지 그 외의 기차라든지 이런 곳에서 사람이 있고 없고를 인지하는 기술이 필요한 것에서는 얼마든지 사용 가능한 기술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술의 활용도도 높다는 건데요. 이런 기술들이 어린이집에 의무적으로 도입되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겠습니다.
그럼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기자]
다음 소식은 내년 7월부터 국가 암 검진 대상에 폐암이 추가됐다는 소식인데요.
두 번째로는 국가 암 검진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앵커]
저도 어제 이 소식을 전하면서 폐암이 국내 암 사망률 1위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국가 암 검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의아했어요.
[기자]
암은 전체 사망률 1위이기도 하고요. 국민 생활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병이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를 유도함으로써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국가 암 검진 사업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게 모든 암에 대해서 무료 검진을 하는 건 아니고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선 검진 대상 암은 지금까지 위암과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이렇게 다섯 가지였는데, 이번에 폐암이 추가되면서 15년 만에 국가 암 검진 대상이 6개로 늘어난 건데요.
[앵커]
그런데 국민의 건강을 위해 국가에서 무료로 암 검진을 하는 취지 자체는 정말 좋은데, 왜 지금까지는 5대 암에 한정해서 검진했던 건가요?
[기자]
앞서 말했던 5대 암은요,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이 굉장히 높은 암이라고 해서 국가 암 검진 대상에 포함했던 겁니다.
세계보건기구인 WHO는 암 환자가 조기에 암을 발견했다면 치료를 빨리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전체 환자의 1/3은 완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표 암인 위암과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은요, 내시경이나 초음파와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도 암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암 검진에 포함된 거고요.
이렇게 해서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할 경우, 5년 생존율이, 그 네 가지 암은 90% 이상에 달할 정도로 완치율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앵커]
그럼 이 암들과 다르게 폐암은 조기에 발견율도 좀 낮고, 완치율도 낮기 때문에 포함 안 됐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폐암 같은 경우는 아까 말씀하셨듯 국내 암 사망률 1위가 폐암이잖아요. 지난해에만 지난해 만 7천여 명이 폐암으로 사망했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암 중 하나죠.
폐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조기발견이 굉장히 어려운데요.
보건복지부가 지난 2년 동안 폐암 검진 시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를 보니 폐암 역시 조기 발견하는 게 굉장히 도움이 됐다는 건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매일 1갑씩 30년 정도의 흡연 경력을 가진 만 55세~74세 성인을 대상으로 1만3천345명 정도를 폐암 검진을 해봤습니다.
이때 저선량 흉부 CT 촬영을 해본 건데요. 69명이 폐암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폐암 확진 판정을 받은 69명을 살펴보니 48명이 1, 2기에 해당하는 초기 폐암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기존 조기 발견율보다 높은 건데, 이번에 조기 발견율이 69.6%고요, 우리나라 일반 폐암 환자의 조기 발견율은 20%대였기 때문에 거의 3배 높은 수준인 거죠.
그리고 여기서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26.7%입니다. 그래서 수술이 가능한 수준으로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게 되면 생존율이 64%까지 올라가니까요. 조기 발견이 그만큼 중요한 거죠.
[앵커]
폐암도 국가검진으로 포함되면 조기발견이 가능해지고 생존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그럼 폐암 검진은 누가, 또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기자]
앞서 말했지만, 내년 7월부터 국가 암 검진에 포함되기 때문에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요. 우선 만 54세 이상이면서 담배를 하루 한 갑씩 30년 이상 핀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2년마다 국가가 폐암 검사를 지원하게 됩니다. 아직은 완전 무료는 아니고 폐암 검진 비용이 드는데, 1인당 약 11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중 본인부담금은 10%인 1만1000원 정도로 예상하고요, 하위 50% 가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는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폐암 조기 발견을 하면은 두 배나 생존율이 올라간다고 하니깐 폐암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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