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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도심 열섬현상'…완화 방안은?

2018년 08월 14일 16시 27분
■ 조기혁 /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앵커]
계속되는 폭염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죠.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특히 도심 지역의 높은 온도는 우리 생활에 불편함까지 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탐구인>에서는 ‘도심 열섬현상과 완화 방안’에 대해 UNIST 도시환경공학부 조기혁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올여름 날씨가 정말 더워요. 그런데 특히 도심의 경우 '열섬현상'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말이 있는데, 이 '열섬현상'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건가요?

[인터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도심의 온도가 교외 지역보다 높은 현상을 '열섬현상'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여름철에 특히 열섬현상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열섬현상 자체는 1년 내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다만 여름철에 특히 온도가 올라가게 되면서 야간에 열섬현상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요.

요즘 열대야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가 보통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열대야라고 하거든요, 이런 열대야 같은 게 특히나 열섬효과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지 않습니까? 열섬현상의 원인은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폭염이 이어지는 기간 동안에도 몇 가지 요인에 의해서 대기가 냉각될 수 있거든요.

그중 첫 번째는 증발산 작용으로, 토양 내 수분이 수증기 화 되는 과정에서 열을 낮출 수 있는데, 도심 같은 경우에 녹지가 부족하고 열용량이 큰 콘크리트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증발산에 의한 온도감소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고요.

두 번째로 바람 역시 기온을 낮추어주는 효과가 있는데, 높은 건축물에 의해 바람의 순환이 감소하여 냉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심에서 적외선 형태로 발산된 열이 쉽게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하고 도시 숲에 갇혀있는 상황이 지속하면서 도심에서 폭염의 강도가 더 높게 나타납니다.

[앵커]
실제 이런 원인을 바탕으로 해서 관련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도 최근에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건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2016년 이후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이관호 교수님과 함께 열섬현상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내용은 도심의 도로환경과 열섬 강도의 관계에 대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연구 결과로 나타낸 내용 중에 대표적인 건 도로의 폭이 넓고, 도로 주변에 건물 밀도가 높고, 개방성이 낮을수록 열섬 강도가 높게 나타났는데요.

특히나 콘크리트, 아스팔트 도로는 도심 내에서도 표면 온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물리적인 요소입니다,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서는 도로에서 발생 되는 열을 낮출 필요가 있고요.

단기적으로, 기술적으로는 도로에 차열성 포장을 해서 태양열을 반사 시키는 방법이 있고요.

장기적으로 보게 되면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도시에서 차로가 차지하는 면적을 줄여서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거로 보입니다.

그래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로 폭이 10m 감소하면 열섬현상은 0.2도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도로가 문제네요.

도로 폭이 넓고, 건물이 주변에 많이 있으면 열섬현상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건 바람길이나 이런 것과 연관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을 참고해서 도시계획을 짜면 좋을텐데, 이 외에도 다른, 열섬현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인터뷰]
제 연구에서 중요하게 나타난 요인 중 하나가 도로 주변의 개방성인데요.

전문 용어로 'SKY VIEW FACTOR'라고 하는데요.

도로 주변에 개방성이 높아지면 즉, SKY VIEW FACTOR가 증가하게 되면 낮 시간에는 일사가 증가하여 기온이 상승할 수 있지만, 열섬현상이 커지는 야간에는 콘크리트와 건축물에서 발생 되는 열을 쉽게 대기 중으로 방출할 수 있도록 해서 열섬현상을 완화할 수 있거든요.

[앵커]
지금 그 SKY VIEW FACTOR가 어떤 건가요?

[인터뷰]
'SKY VIEW FACTOR', 말 그대로 도심, 도로 중앙에서 하늘을 바라봤을 때 하늘이 차지하는 면적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계산하는 지표고요.

도심 열섬현상을 연구하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지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그게 넓어야 한다는 이야기고요. 도시계획 측면에서 본다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SKY VIEW FACTOR 측면에서, 개방성 측면에서 보게 되면 도심 건축물을 도로경계선에서 2~3m 이격 하여 건축하는 set back 규제라든지, 작지만 도심에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쌈지공원 등도 개방성을 확대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요.

이러한 공개공지 같은 경우에는 본래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과 휴식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되었지만, 열 환경 측면에서는 천공 개방성을 높여서 열섬 완화에 도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현재 저희가 있는 건축물을 이동시키기는 어렵잖아요.

지금 실행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좀 더 쉬운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
쉽다고 말씀드리기 보다는 말씀하신 대로 도심 같은 경우에는 녹지를 확보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데 현실적으로 대형 녹지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건축물 옥상에 옥상녹화사업을 통해서, 한 편으로는 도시 환경의 질을 높이고 열섬을 완화할 수 있는 방식을 시도하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소규모 건축물의 경우 옥상녹화사업을 하기에 시공비용도 너무 많이 들고, 만든다고 하더라도 관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열섬이라고 하는 것에만 조금 더 초점을 맞춰서 옥상 환경을 개선한다고 한다면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쿨루프' 방법이 있습니다.

[앵커]
어떤 거죠?

[인터뷰]
원리는 간단한데요. 도심 내 녹지를 추가로 확보한다든지 관리하는 게 어려우니까, 건물 옥상에 태양열을 반사할 수 있는 흰색 특수 페인트로 코팅하게 되면 실내온도를 3~4℃ 정도, 표면에서는 80% 정도, 태양열을 반사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요.

이런 쿨루프 기법 같은 경우에는 큰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어서 시민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고, 캠페인을 통해서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폭염문제 해결, 이런 것들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맞습니다. 예전에는 건물 옥상에 녹색 페인트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래서 할리우드 배우가 우리나라에는 골프장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농담 섞인 이야기도 있었는데, 쿨루프 페인트는 그냥 흰색 페인트만 되는 건 아니고 특수한 도료를 써야 하는 거죠?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그 외에도 지자체에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데, 어떤 걸 예로 들 수 있을까요?

[인터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바람은 도심의 기온을 낮추는 주요 요소이지만, 도심지역의 경우 건물에 의해 바람의 순환이 저해되어 도심 열섬이 나타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도심 외곽이 산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산지에서 생성된, 보통 이런 걸 찬공기 생성지라고 하는데, 찬공기 생성지에서 생성된 공기가 도심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는 바람길을 조성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말씀드린 대로 녹지를 확보하는 건데, 작지만, 열섬효과를 저감할 수 있는 소규모 쌈지공원을 만든다든지 가로수를 확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제가 개인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자체, 정책적인 측면에서 열섬현상을 낮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폭염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이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렇게 도심의 열섬현상, 참 심각한데요.

관련한 연구 계속 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연구하실 계획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것 하실 예정이신가요?

[인터뷰]
지금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연구는 도심 열섬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도심의 물리적인 상황에 따라서 열섬의 강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도심의 물리적인 환경을 유형화하고, 각 유형에 따라서 도심 열섬현상의 강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고요.

마찬가지로 취약계층들의 경우에는 특히 열섬에 어려움이 있어서 취약계층에 대한 폭염 노출을 파악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앵커]
네, 앞으로도 그렇게 활발한 연구 부탁드리겠습니다.

내년에는 얼마나 더울까 벌써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도심 열섬현상이 한두 해의 문제가 아닌 만큼 말씀해주신 방안들이 좀 더 현실화돼서 활발히 적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UNIST 도시환경공학부 조기혁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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