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리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음식에 담긴 재밌는 과학 이야기 듣는 시간입니다.
'푸드 톡톡' 이혜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기자, 뒤로 보이는 샛노란 옥수수 사진이 무척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오늘 주제가 바로 옥수수이군요~
여름 대표 간식으로, 요즘 옥수수 먹기 딱 좋죠?
[기자]
그렇습니다. 더할 나위 없는 여름 대표 음식인데요.
어릴 때 여름에 할머니 댁에 가면 푹 삶아진 옥수수 먹으면서 더위를 잊기도 했죠,
삶은 옥수수를 두 손으로 들고 먹으면서 가족들과 도란도란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던, 그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입니다.
[앵커]
이 기자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린 시절 한여름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찰옥수수라고 하죠? 유난히 찰 진 옥수수 알갱이를 한 알 한 알 톡톡 씹어 먹으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잖아요
그런데 찰옥수수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가요?
[기자]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옥수수종이다 보니 생산량은 우리나라가 1위입니다.
찰옥수수는 미국에서 흔히 먹는 옥수수와는 다르죠.
양식 먹을 때 곁들여 나오는 노란 옥수수, '단옥수수', '스위트 콘'이라고도 하는데요.
이게 대게 세계적으로 많이 즐겨 먹는 옥수수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이 스위트 콘보다는 찰옥수수의 인기가 높은데요.
전문가들은 찰기를 지닌 쌀을 소비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찰옥수수의 소비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찰옥수수가 우리나라 국민이 선호하는 식감을 지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앵커]
그렇군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찰옥수수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네요.
그런데 식품으로만 생각했던 옥수수가 사실은 식용 외에 다른 제품이나 다른 용도로 크게 활용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제품이 3천여 가지에 이를 정도라고 하는데요.
옥수수는 우선 가축 사료로 쓰이는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옥수수 이삭과 줄기, 잎을 모두 사료로 사용하는데요.
적은 양으로도 가축에게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서 옥수수는 사료로 아주 인기가 높습니다.
[앵커]
우리가 먹는 가축은 그럼 옥수수가 없다면 제대로 생산되기 어렵겠네요.
[기자]
그런 셈이죠. 가축 식량 외에도 옥수수는 에너지, 산업 소재, 제약 원료 등에 이용되고 있는데요.
물론 옥수수 전분을 이용해서 물엿과 같은 또 다른 가공식품을 만들기도 하고요.
[앵커]
콘플레이크나 제가 좋아하는 팝콘도 만들고요. 빵을 만드는데도 쓰이죠!
[기자]
맞습니다. 액상 과당으로 만들면 아이스크림에 들어가기도 하고요.
세제나 프린터용 잉크, 심지어는 플라스틱이나 코팅용 종이 코팅용 소재나 필름, 위스키나 맥주 생산에도 아주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바로 옥수수로 활용한 바이오 연료겠죠.
[앵커]
그러면 옥수수로 자동차를 움직이거나 이런 게 가능하다는 거죠?
[기자]
그렇죠,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추출해서 이를 기존 휘발유와 일정 비율로 섞어서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일부 자동차가 바이오 연료로 주행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럼 친환경적이기도 하고요, 무척 장점이 많겠네요.
[기자]
하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바이오 연료로 옥수수를 사용하게 되면 가축의 사료나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옥수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어서 옥수수 대란이 오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식량 대란이 일어날 뿐만 아니라 또는 옥수수를 원료로 만드는 제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는 거죠.
[앵커]
옥수수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무척 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상황을 조금 더 설명하자면 바이오에탄올 생산하기 위한 옥수수의 양이 2000년에는 2,000만t에서 2010년 1억 1,600만t으로 6배가량 급증했는데요.
옥수수가 이렇게 친환경 연료, 혹은 친환경 산업 소재로도 주목받으면서 일부에서는 옥수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옥수수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장 최근에 집계된 자료를 보면 2008년 기준으로 국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는 500여 개의 상품 중 옥수수 첨가 제품은 372개로 74%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고요, 여전히 미래 식량으로 옥수수가 가장 손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옥수수를 대체할 식품은 거의 없는 건가요?
미래에도 이렇게 계속 옥수수를 많이 활용하게 될 수밖에 없는 거군요.
[기자]
이와 관련해서 자세한 설명해 드리기 전에, 영화의 한 장면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과학영화의 대명사격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를 보면 옥수수밭이 무한히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스텔라는 철저히 과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만들어진 영화로 잘 알려졌는데, 바로 그 영화 속 미래 모습에서 옥수수가 대량 재배되는 모습이 등장하고 있다는 거죠.
이 점에서 바로 결국 인류의 미래 식량은 옥수수인 것인가,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죠.
[앵커]
아니 그럼 많고 많은 식량 중에 왜 하필 옥수수인가요?
[기자]
일단 옥수수는 옥수수가 생산성이 좋습니다.
생육 기간이 다른 작물에 비해 짧고요.
또 보존과 조리가 쉬워서 원산지인 중남미를 시작으로 아주 소중한 식량으로 인식됐고요.
[앵커]
그런데 결정적으로 옥수수가 미래 식량이 된 이유는 따로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는데요.
옥수수는 광합성을 할 때 3개가 아니라 4개짜리 탄소를 사용한다고 해서 C4 작물로 분류됩니다.
C4 작물은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이산화탄소가 높아지는 지구 온난화 환경 속에서 가장 생존력이 높은 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옥수수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그래서 그런지 옥수수 자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한 거 같아요, 유전자 변형 식품도 옥수수에서 활발히 연구됐잖아요.
[기자]
옥수수에서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논의가 나온 것은 대량으로 생산되는 옥수수를 더 관리하기 편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일부의 주장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건데요.
옥수수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곳으로 위도 38도 중심으로 한 지역을 꼽는데요.
미국에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광활한 옥수수 경작지를 형성해서 옥수수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데, 너무 범위가 넓다 보니 병해충을 막기 위한 작업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애초에 병해충에 강한 옥수수종을 개발해보자는 취지로 GMO 옥수수를 개발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GMO 옥수수의 안전성 논란은 이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쟁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기자, 오늘 주제가 가장 과학적으로 좀 논란의 여지나 얘깃거리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맞아요. 사실 옥수수를 취재하면서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았거든요.
옥수수 알갱이가 옥수수수염 개수의 상관관계나 팝콘이 터지는 원리, 그리고 옥수수수염이 정말 미용에 효과가 좋은지 등등 말이죠.
그렇다면 옥수수에 숨은 재밌는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 들여드리도록 하죠!
[앵커]
오늘은 특별히 다음 주 예고까지 남기셨네요.
그럼 다음 이야기도 기대할게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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