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화정 /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앵커]
어디에 부딪히거나 넘어지면 상처 부위에 멍이 들곤 하죠.
특히 얼굴에 멍이 들었을 땐 달걀 마사지나 온찜질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멍에 대한 상식이 사실은 잘못된 상식일 수 있다는데요.
오늘 '닥터 S'에서는 멍에 대한 재미있는 진실과 오해에 대해서 풀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의 유화정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먼저 멍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구체적으로 멍이 뭔지 정확하게 말할 수 없잖아요.
멍이 왜 생기고 어떻게 생기는지 알려주시죠.
[인터뷰]
멍은 혈관이 파괴되어서 혈관 안에 있던 적혈구들이 주변 조직에 스며들며 생기는 현상입니다.
넘어지거나 둔탁한 힘에 의해 주로 생기게 되고요. 특히 피부가 얇은 눈 주위에는 뚜렷하게 생기는 편입니다.
[앵커]
피는 붉은 색인데, 왜 멍은 파란색으로 보이는 건가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멍은 파랗다-라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멍도 자세히 보면 상태에 따라 색이 다른데요.
보통 얕은 혈관이 터지면 빨간색으로 깊은 곳의 혈관이 터지면 푸르게 보입니다.
예를 들면 꼬집어서 얕은 혈관이 터지면 빨간 멍, 둔탁한 것에 부딪혀서 깊은 혈관이 터지면 파란 멍으로 보이게 됩니다.
또, 멍은 시간에 따라서도 색깔이 변하게 되는데요. 빨갛게 보이던 출혈반도 혈액 안의 철 성분이 산화되면서 점차 검붉은 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멍이 오래되면 적혈구가 헤모시데린, 빌리버딘이라는 물질이 되면서 노랗게 보이게 됩니다.
[앵커]
우리가 멍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기 위해서 이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멍에 대한 상식, O, X 퀴즈로 준비해봤습니다.
화면 함께 보실까요?
멍에 대한 상식 멍이 들면 바로 달걀 마사지를 해야 한다?
바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어떤 게 정답일까요?
[인터뷰]
답은 X입니다.
[앵커]
달걀 마사지를 바로 해주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아닌가요?
[인터뷰]
달걀 마사지를 멍이 든 직후에 하면 더 좋지 않습니다. 혈관이 터져서 혈액이 새어 나오고 있는데 문지르면 더 퍼지기 때문입니다.
멍이든 직후에 하시면 좋지 않고요.
멍이 든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문질러 주면 혈액순환을 촉진해서 새어 나와 있는 적혈구들이 흡수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보통은 2주 안에 스스로 멍이 없어집니다.
[앵커]
어느 정도 시간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구체적으로 하루 이틀? 어떻게 상태를 지켜보면서 마사지를 해야 하는 건가요?
[인터뷰]
보통은 2~3일 정도 지난 후에 하시면 혈액순환을 촉진하면서 조금 더 멍이 빨리 없어지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멍이 들었을 때 달걀로 많이 하잖아요.
달걀로 하면 더 좋은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달걀에 특별한 성분이 있는 건 아니고요.
달걀이 동그란 모양이라 문지르기 편해서 사용할 뿐이지 특별히 달걀로 마사지할 때 멍에 특별한 효과가 있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동그란 모양이라면 달걀이 아니더라도 상관없겠군요.
[인터뷰]
표면이 거칠지 않은 동그란 모양이라면 상관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에 멍에 대한 상식 두 번째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멍에 대한 상식 멍에는 온찜질을 해줘야 빨리 없어진다
어? O, X를 같이 들어 주셨어요?
[인터뷰]
O이기도 하고 X이기도 합니다.
멍이 든 초반에는 혈관을 수축시켜야 멍이 덜 드니까 냉찜질을 해서 혈관을 수축시키는 것이 더 좋고요, 후반에는 혈액순환을 증가시켜야 멍이 잘 빠지니까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멍이 생겼다면, 당일에는 얼음찜질 등을 통해 멍든 부위 주변 혈관을 수축해주시는 것이 좋고요.
모세혈관으로부터 피가 빠져나오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온찜질을 해서 혈액순환을 증가해야 멍이 좀 더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2~3일 정도 경과를 본 후에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앵커]
상황에 따라서 그게 좀 나뉘는 군요.
저희가 멍에 대한 상식 세 번째를 준비했거든요.
화면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멍에 대한 상식 술을 많이 먹을 경우 멍이 들 수 있다?
술을 많이 먹는 건 좋지 않으니까요.
이건 술을 많이 먹고 넘어져서 멍이 든다는 뜻은 아닌 것 같은데요.
영향이 조금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떤가요. 교수님?
[인터뷰]
답은 O입니다.
[앵커]
술을 많이 먹으면 다치지 않아도 멍이 많이 생기나요?
[인터뷰]
술을 아주 많이 먹어서 간이 많이 안 좋아지는 경우에 합병증으로 피를 멈추게 하는 혈소판 성분이 줄어들게 되고 비장도 커져서 멍이 잘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성 간 질환 환자들은 출혈 경향이 크고 멍도 잘 생기게 됩니다.
[앵커]
술을 먹는데 멍이 잘 든다 싶으면 병원을 찾아가 봐야 하는군요.
[인터뷰]
간 기능 검사를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네 번째 상식, 마지막 상식이죠.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혹은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상식,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화면 함께 보시죠.
멍에 대한 상식, 멍이 잘 드는 체질 따로 있다?
이건 O인 것 같아요.
유독 부딪히거나 뭘 해도 멍이 잘 드는 체질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인터뷰]
답은 X입니다.
[앵커]
어? 멍이 잘 드는 체질이 없다고요?
[인터뷰]
물론 피부가 좀 얇거나 혈관 자체가 약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같은 충격에 멍이 조금 더 들긴 하겠지만요.
기본적으로 멍이 잘 드는 피부나 체질은 따로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멍이 자주 생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멍이 자주 든다거나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멍이 생기고 또 잘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차적인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앵커]
멍이 잘 사라지지 않거나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멍이 자주 들면 이차적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원인이 있나요?
[인터뷰]
멍이 오래가는 것은 우리가 주의해서 봐야 할 증상입니다. 이상하게 멍이 많이 생기고 전신적으로 생기면 검사를 해봤을 때 피를 멈추게 하는 혈소판이 많이 감소해 있거나 백혈병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다리에 자반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관절통이나 복통이 있거나 때로는 신장에도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니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아스피린이나 와파린같이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먹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많이 바를 경우 멍이 잘 들 수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는 피부 노화에 의해 혈관 벽이 약해지고 혈관 주변의 조직이 약해지면서 멍이 잘 들고요.
간이나 신장이 안 좋은 사람들이 멍이 잘 들게 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멍에 대한 우리들의 상식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그렇다면 멍을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사라지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요?
[인터뷰]
자외선이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이잖아요. 보통 평소에 햇빛을 많이 받으면 피부 노화가 빨리 진행되어서 같은 연령 때 사람들보다 멍이 잘 들 수 있습니다.
또 연고 같은 것을 무분별하게 많이 사용하면 이런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평소 자외선 차단을 잘하시고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멍이 들었을 때는 비타민 K가 피를 멎게 하는 데에 관여하기 때문에 비타민 K가 들어간 연고를 사용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녹색 채소, 녹차, 두부나 청국장 같은 콩 음식이 비타민 K가 들어있으니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앵커]
일단 멍이 들었다고 해도 바로 문지르거나 하지 말고 이왕이면 냉찜질한 다음에 멍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다음에 부드러운 것으로 문지르거나 온찜질을 하면서 없애려고 하는 게 좋다, 그리고 비타민 K를 섭취하면 좋다는 말씀 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유화정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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