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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 과학기술 자원 밑거름, 우리 주변의 '곤충' 이야기

2016년 06월 21일 16시 07분
[YTN 사이언스]과학기술 자원 밑거름, 우리 주변의 '곤충' 이야기

■ 한영식 / 곤충생태교육연구소 소장

[앵커]
6월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곤충들도 부쩍 늘었는데요. 무심코 지나쳤던 곤충들이 알고 보면 우리 생활 곳곳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오늘 '과학서재'에서는 '꿈틀꿈틀 곤충왕국'의 저자 곤충생태교육연구소 한영식 소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꿈틀꿈틀 곤충왕국'은 어떤 책이며 누구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나요?

[인터뷰]
신비롭고 다채로운 곤충 세상에 관심을 두게 된 모든 분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곤충을 좋아하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자연교육을 돕는 숲해설가와 부모를 위해 쓴 곤충 이야기책입니다.

[앵커]
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나라에는 다양각색의 곤충에 대해 해설해주는 책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런 곤충들을 많이 알리기 위해서 책이 많이 필요한데요. 여러 가지 책을 쓰다 보니 아이들의 눈높이로 쓴 책이 필요해서 의성어와 의태어가 살아있는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앵커]
저도 어렸을 때 만화처럼 그려진 곤충을 책으로 보다가 직접 나가서 보면 신기해하곤 했는데 요즘 더워진 날씨 때문에 곤충이 많이 활동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주위에서 주로 어떤 곤충들을 볼 수 있나요?

[인터뷰]
우리 주위에는 나비나 꿀벌, 무당벌레, 노린재, 잠자리는 물론이고 꽃등에, 잎벌레, 풍뎅이, 집게벌레, 먼지벌레 등 다양한 곤충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공원에 무슨 곤충이 살까? 생각하는데요, 1시간 동안 공원에 사는 곤충들을 찾아봐도 약 50여 가지의 다양한 곤충들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공원이라고 하면 '살아있는 곤충박물관'이라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이제 조금 있으면 매미 소리도 들을 수 있겠네요. 여름이 오는 소리라고 하는데 매미 소리가 정겹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한 소음이거든요. 특히 매미에 따라서는 공사장 소음 정도의 울음소리를 내는 매미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매미인가요?

[인터뷰]
공사장처럼 시끄럽게 우는 매미는 우리나라에서 덩치가 가장 큰 매미인데요. 그 이름은 말매미입니다. 말매미는 도시를 건설할 때 도로를 내면 보통 가로수를 심죠. 그러면 가로수 해충인 매미가 들어오게 됩니다. 소리가 제일 시끄러운 말매미가 들어와서 울게 되면, 참매미와 애매미처럼 덜 시끄럽게 우는 매미들은 말매미 소음이 시끄럽다고 의사소통이 힘들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도시일수록 말매미가 많이 서식하게 되는 거죠. 거기에다가 자동차 등의 소음공해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말매미들도 서로 내 의사소통을 알릴 수 없다 보니 더욱더 크게 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골매미는 정겹고 도시 매미는 까칠합니다.

[앵커]
빛 때문에도 매미가 더 운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빛 공해 때문에 매미도 피해를 보는데요. 수컷이 종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웁니다. 그런데 밤에 불을 켜 놓으면 아직도 아침인 줄 알고 밤새도록 웁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해가 뜨니까 또 웁니다. 그래서 만성피로는 우리보다 매미가 더 많을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매미의 발음 근육이 있습니다. 울음 근육인데요. 울음 근육 자체가 계속 사용해도 지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미는 목소리가 쉬지 않습니다.

[앵커]
매미가 의사소통을 한다고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가요?

[인터뷰]
수컷이 암컷에게 자신을 알리는 거죠. 짝짓기를 위해서. 그래서 암컷은 울지 못하고요. 수컷만 울게 됩니다.

[앵커]
도시에 소음 때문에 말매미의 목청이 커져서 말매미만 살아남고 결국 독한 녀석이 살아남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도시가 산업화하면서 곤충도 많이 변화했을 것 같아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곤충들은 밀려났을 것 같거든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도시화와 산업화로 숲이 많이 훼손되었잖아요. 그것으로 많이 살았던 보통 알고 있었던 소똥구리 같은 곤충도 우리 곁에서 떠나게 되었고요. 그 외에도 물장군이라든지 반딧불이 이런 곤충도 예전에는 쉽게 봤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숫자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일어나니까 산소배출량이 많아졌죠. 그런 탄소량 때문에 기후변화를 초래시켰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우리나라에 원래 적응하고 살았던 곤충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우리나라를 떠나거나 자취를 감추는 등 기후변화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곤충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곤충은 딱 4가지가 있습니다. 장수하늘소, 비단벌레, 산굴뚝나비, 애반딧불이 이렇게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장수하늘소, 비단벌레, 산굴뚝나비는 멸종위기종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기 어렵고요. 다만, 반딧불이는 무주군 설천면 지역이 천연기념물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반딧불이는, 멸종위기곤충이 아니므로 지금도 우리 주변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요.

[앵커]
천연기념물, 그리고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는 기준이 따로 있나요?

[인터뷰]
천연기념물은 가치가 있을 때 지정이 되고요. 멸종위기종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사라져서 없어지려는 것이 멸종위기종입니다. 그래서 장수하늘소와 비단벌레 같은 곤충은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종으로 2가지 다 지정된 곤충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특히 우리 주변의 곤충들에 대해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최근 자연생태분야의 화두는'생물 다양성'입니다. 생물 다양성 중에서 가장 풍부한 다양성을 가진 생명체가 곤충입니다. 그래서 곤충을 잘 보존해야 생물 다양성도 유지할 수 있고요. 또한, 곤충 자체가 수많은 동물의 먹이가 되고, 식물의 수분을 돕는 역할도 하므로 곤충이 잘 살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다른 동식물들도 함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곤충이 하나, 둘 사라지면 동물, 식물도 위험에 처하게 되고, 결국 인간도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생물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곤충에 대해 올바로 알고 배우는 것이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지켜나가는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곤충이 과학기술 발전 및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미국드라마 CSI 과학수사대 등을 보면 곤충으로 범인을 잡는 경우도 있잖아요. 실제로 곤충학이 수사에는 어느 정도 활용되고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요?

[인터뷰]
법의학 곤충 연구가 활발한 외국에서는 실제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곤충 같은 경우가 많이 유용한 힌트를 주는데요. 최고의 힌트가 사망시간을 알려줍니다. 사망시간을 알게 되면 범죄수사가 본격화해서 수사 진전이 빨라집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법의학곤충 연구가 활발하지 않으므로 아직은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만, 필요성이 있으므로 법의학곤충연구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법의학곤충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충분히 힌트를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시신에 모인 곤충을 살펴보면 사망시간을 알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망하고 어느 정도 되면 곤충이 몰리는 건가요?

[인터뷰]
보통 시신이 사망하고 2시간 이내에 파리류가 많이 모여듭니다. 파리가 모여서 알을 낳게 되죠. 그러면 알에서 깨어난 것이 구더기잖아요. 구더기가 그 시신에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 파리의 생태를 통해 알을 낳고 언제 구더기가 되는지 그 시간이 나오겠죠. 그런 것을 통해서 이 사람이 죽은 지 1주일이 되는지, 15일 되었는지를 한 달이 지났는지를 알게 되죠. 왜냐면 시신에 모이는 곤충들이 시간에 따라서 계속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파리가 오고요. 그다음에는 가스가 많이 빠지고 나면 송장벌레가 많이 오고 나중에 가죽만 남으면 수지렁이 같은 것이 오고 백골화되고 나면 거미류 종류가 많이 갑니다. 그러다 보니 시신에 모인 곤충만 봐도 이 시신이 죽은 지 대략 며칠 정도 되었는지를 그 자리에서 바로 알게 되므로 이런 부분이 범죄수사에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앵커]
드라마에 나왔던 법곤충학이라는 것을 들어보니까 얼마 전에 '앤트맨'이라는 영화가 있지 않았습니까? 거기서 개미를 어떤 것을 이용해 조종하던데 곤충을 그렇게 다루는 기술도 나올까요?

[인터뷰]
곤충을 연결해서 다루기보다는 최근에 나온 것은 곤충에게 전극을 연결해서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곤충을 조종해서 움직일 수 있는 거죠. 실제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연구 중에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 있죠? 그런 지역이 어느 정도 오염되었는지 모르니까 곤충에게 감지센서를 이식해서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방사능 위험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볼 수 있게, 왜냐하면 곤충은 우리보다 방사능을 견디는 적응 능력이 훨씬 강하다 보니 곤충은 죽지 않죠. 다만, 우리는 위험하니까 대신 곤충을 보냅니다. 그럴 때 전극을 보내서 제대로 그 장소까지 보낸다면 훨씬 활용가치가 높을 것 같습니다.

[앵커]
현대 과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군요. 실제로 어떤 연구들이 이 밖에도 연구 중인가요?

[인터뷰]
곤충연구 자체가 생체모방과학, 유전자연구, 최근 많이 알려진 식용곤충 등 여러 분야에서 곤충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생체모방과학 분야에서 로봇과 비행체를 개발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유전자연구에는 초파리가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초파리가 사람한테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70%를 똑같이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초파리에게 실험을 많이 하는데요. 최근 고령화 시대의 걸림돌인 치매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노인성 질환에 예방하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우리에게 실험할 수 없으니 초파리에게 대신 실험해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생각되는 것은 식용곤충 분야입니다. 메뚜기나 번데기 등의 곤충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너무 많이 급증했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줄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늘어나면서 우리가 먹을 대체 식량을 개발하는데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곤충을 먹어야 하는 생각이 많이 다가오고 있고요. 그런 부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곤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더구나 곤충 같은 경우 단백질이 소, 돼지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적어서 다이어트 식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부분의 영양학적인 가치와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곤충을 많이 주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국가적으로 곤충을 먹어야 한다고 알리고 있죠.

[앵커]
곤충과 관련된 얘기를 하니까 눈빛이 반짝반짝하고 곤충을 사랑하시는 것이 느껴지는데 곤충에 대한 연구를 오래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곤충연구가로서 궁극적으로 목표하시는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곤충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것 같고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곤충에 대한 편견이 있습니다. 이런 편견을 없애기 위해 여러 연령층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벌레'라 부르며 '해충'이라고 취급해왔던 곤충인데 이제는 우리에게 유용한 '자원곤충'이 되었습니다. 그런 가치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숲해설가라든지 유아숲지도사 같은 해설사들이나 시민환경단체나 도서관과 학교 등에 교육을 계속 다니면서 각계각층을 많이 만나면서 곤충의 유용한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곤충은 소장님에게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한마디만 한다면요.

[인터뷰]
곤충의 뜻이 벌레 중에서 가장 무리가 많고 으뜸가는 벌레입니다. 전체 벌레 중에 90%가 곤충이고요. 저도 다양함에 매료되었습니다. 이런 다양성을 가진 것, 지구 상에서 가장 다양한 생명체는 곤충이고요.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제가 곤충을 알리는 '한국곤충교육센터'를 설립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앵커]
곤충은 작지만 다양하고 가장 강한 동물이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꿈틀꿈틀 곤충왕국'의 저자 곤충생태교육연구소 한영식 소장님과 함께 곤충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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