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인슈타인의 예측이 나온 지 100년이 넘도록 '중력파'는 그 존재가 증명되지 못했는데요, 2년 전에도 과학자들이 중력파를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지만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미국 연구팀이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중력파와 관련한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해 중력파의 실체를 확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중력파가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의 단장인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형목 교수,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먼저 우주 생성의 비밀을 풀 열쇠로 주목받고 있는 '중력파'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중력파는 이미 말씀하신 대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해서 예측되는 현상으로서 무거운 물체가 가속될 때 발생해서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일종의 시공간의 잔물결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중력파는 시간과 공간을 일그러뜨린다고 하는데 이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시간과 공간을 일그러뜨린다고 하면 복잡한 얘기가 되겠지만, 우리가 간단히 공간만을 생각하면 공간이 반복적으로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는 현상입니다. 중력파가 지나갈 때 어떤 길이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죠.
[앵커]
그럼 중력파가 우리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인터뷰]
중력파는 세기가 워낙 약하기 때문에 중력파가 지나갈 때 우리의 키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너무 작아서 실제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까지 중력파를 확인하기 위해서 어떤 연구들이 진행돼왔나요?
[인터뷰]
중력파를 직접 검출하기 위한 노력은 2차대전 이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커다란 금속물체가 약간씩 늘어 들었다 줄어들었다 하면서 나타나는 전기의 흐름을 측정하려고 했지만, 그 장치로는 충분한 감도를 얻을 수 없다고 판명해서 1990년대 이후에는 레이더 간섭계라는 것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에 라이고라고 하는 레이저 간섭계 천문대가 두 군데 있고 유럽에 비르고라는 천문대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레이더 간섭계는 길이가 약 4km나 될 정도로 거대한 간섭계인데 20년 동안의 노력을 거쳐서 우주에서 오는 중력파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감도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중력파의 흔적이 관측되거나 탐지된 적이 있습니까?
[인터뷰]
중력파의 흔적이라기보다는 중력파가 주는 간접적인 효과를 관측한 적이 있습니다. 1974년에 발견된 쌍성 펄사라는 것인데요. 이 펄사는 굉장히 정확한 궤도를 그리고 있으므로 아주 미세한 궤도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쌍성 펄사의 궤도를 추적해본 결과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하는 대로 궤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공로로 1993년에 이미 노벨상을 수여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중력파를 직접 관측했다기보다는 중력파가 쌍성계에 주는 역학적인 효과를 간접적으로 관측하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년 전에도 해외 과학자들이 중력파를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지만, 해프닝으로 끝났는데요, 이렇게 중력파의 존재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중력파의 세기가 워낙 약하기 때문에 검출하기 어려웠던 것인데요. 2년 전에 있었던 바이셉2 같은 경우에는 우주 아주 초기에 있었던 중력파가 우주 배경복사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관측한 거죠. 왜냐면 특정한 편광패턴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것을 관측했기 때문에 중력파가 검출된 것이다 이렇게 발표했던 것인데 문제는 그러한 패턴이 꼭 중력파가 아니더라도 우리 은하 내에 있는 물질, 별과 별 사이에 있는 물질에 의해서도 그런 패턴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서 아직은 2년 전에 연구결과가 확실한 중력파의 증거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게 존재를 입증하기 어려운데 최근에는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예측이 나온다는 발표도 있었는데요. 금속물체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을 시도해보았다가 이게 실패를 하고 최근 1990년 이후에 레이저를 활용한 방법, 이른바 라이고나 비르고를 말씀해주셨는데 이 레이저를 통해서 중력파를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레이저 빔을 가지고 90도 방향으로 나누어 보낸 다음에 양쪽 약 4km 떨어져 있는 거울에 반사해서 다시 되돌아온 레이저 빛을 합성시키면 팔의 길이가 아주 미세하게 변한 것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 측정정밀도가 과거에 금속막대를 사용했던 것에 비해서 약 100만 배 이상 측정정밀도가 높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레이저를 쏘고 다시 돌아왔을 때 그 레이저가 굴절된다면 그 안에서 중력파가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굴절이 아니고 그 위상 차이를 보는 것입니다. 갔다가 돌아오는 사이에 어떤 위상 변화가 생겼는지 보면 상대적인 길이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만약에 중력파의 실체를 규명된다면 과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는 건가요?
[인터뷰]
중력파를 낼 수 있는 천체로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강력한 중력파를 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과 같이 밀집된 별이 있습니다. 이 별이 궤도를 돌면서 운동하다가 중력파 때문에 점점 가까워져서 최후의 순간 충돌하게 되는데요. 충돌하는 순간에 가장 많은 중력파를 내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천체를 관측하면 광학이나, 전파와 같은 방법으로 알 수 없었던 블랙홀의 직접적인 증거, 블랙홀이 있다면 어떤 질량을 가졌는지, 어떤 공간분포를 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린다면 다른 방법으로 알 수 없었던 천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중력파가 확인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습니까?
[인터뷰]
사실 천문학적으로는 별이 죽을 때 어떤 천체를 남기느냐가 이론적으로 많이 연구되어있지만, 그것이 실제로 관측해서 검증하기가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어떤 정도의 별이 어떤 질량에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을 남기느냐를 연구할 수 있고요. 더 나아가서 앞으로 더 감도가 좋아진다면 중력파 천체를 이용해서 우주의 암흑물질 규명, 초기에 존재했던 은하 중에서 어떤 별들이 만들어졌는지 이런 것을 연구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우주 대폭발 당시에 나왔던 중력파를 볼 수 있다면 우리가 다른 방법으로는 알 수 없었던 우주 초기 우주에 관한 정보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형목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science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