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연구진이 명왕성 너머에 지구보다 질량이 10배 큰 새로운 행성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발표했는데요.
명왕성의 자리를 대체할 9번째 행성이 될 수 있을지과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한국천문연구원 최영준 박사와 함께 이번 연구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미국 천문학자들이 명왕성 너머에 새로운 행성이 존재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번 주장이 나오게 된 근거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얼마 전에 뉴호라이즌이라는 탐사선이 명왕성에 가서 사진을 찍어와서 명왕성에 하트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신 기억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만큼 멀리 있는 천체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우리 태양계에서 명왕성보다 멀리 있는 천체들에 대해서 면밀하게 궤도운동을 조사해보니 한쪽으로 몰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대쪽에 뭔가 있지 않으면 행성들이 한쪽으로 몰려있다는 것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이 이 논문이 주장하고 있는 바입니다.
[앵커]
9번째 행성이라고 하는 이 행성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습니까? 주변을 도는 물체는 확인했다면서요?
[인터뷰]
명왕성까지의 거리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에 약 40배 이상 됩니다. 그래서 워낙 멀리 있고 그 표면이 지구처럼 반사를 잘해주는 물질로 구성되어있지 않고 색깔이 어두운 색깔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므로 멀리 있고 표면도 태양을 많이 반사하지 않고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을 만큼 작으므로 작은 망원경으로 관측하기가 쉽지 않죠. 그리고 또 태양계 밖으로 갈수록 망원경이 볼 수 있는 공간의 면적당 부피는 커지기 때문에 그런 천체를 찾아내기는 굉장히 쉽지 않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행성의 크기는 어느 정도로 추정되고 있나요?
[인터뷰]
과연 그 외에 있는 다른 천체들, 이미 발견된 명왕성보다 큰 그런 천체들이 궤도를 어떻게 돌고 있는지 어떻게 불안정하게 돌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시뮬레이션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크기가 어디에 있으면 다른 천체들이 몰려있는 것이 설명되는지를 계산해보니 대략 지구의 10배 내외 정도 되는 크기의 행성이 있으면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연구진은 이 행성에 '플래닛 나인' 제9의 행성이라는 별칭을 붙였다고 하는데요,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인터뷰]
사실 이 연구에서는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연구를 보고서 다른 연구자가 피드백해준 것에 의하면 만약 이 천체는 존재한다면 태양계 초기에 목성 근처에서 만들어졌다가 목성에 의해서 퉁겨져서 아주 멀리 갔으리라 추정됩니다. 그래서 태양계 초기에 목성 정도의 거리에서 행성이 만들어질 수 있으려면 내핵이 존재해야 하고 그 주변이 가스로 둘러싸여 있잖아요?
목성형 행성이. 그래서 이 천체가 갑자기 아주 멀리 추운 곳으로 가버리면 그 주변에 있던 가스들은 전부 다 꽁꽁 얼어서 명왕성 표면처럼 꽝꽝 언 상태가 될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중간이 내핵이 있고 그 중간은 전부 다 바깥은 다 얼음으로, 물 뿐만 아니라 가스들도 얼음으로 꽁꽁 얼어있는 그런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박사님, 행성으로 인정받으려면 국제천문연맹의 인정을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국제천문연맹이 인정하는 행성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2006년도에 국제천문연맹에서 행성을 우리가 어떻게 정의하느냐고 논의를 천문학자들이 논제를 해서 세운 기준이 3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당연히 태양 주위를 돌아야죠. 달처럼 지구 주위나 어느 행성 주위를 조는 것이 아니라 태양 주위를 직접 돌아야 합니다.
그다음에 두 번째로 모양을 둥그렇게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고 무거워서 동그란 지구나 화성이나 목성이나 생김새가 다 동그랗지만 작은 소행성들은 크기가 울퉁불퉁하죠. 크기가 너무 작고 자체 중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중요한 기준이 천체가 자기 궤도 주변에 있는 다른 천체들을 다 쓸어 그 궤도에서는 자기 혼자만 있어야 한다는 것이 3번째 기준입니다. 이렇게 3가지를 충족하는 것이 행성의 기준인데, 이곳에서 주장하는 플래닛9 이라는 천체는 아직 발견이 되지 않은 거죠. 예측한 천체라서 아직은 1,2,3 어디에도 아직 기준을 둘 수 없으므로 지금 당장은 인정받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주장을 발표한 미국의 천문학자가 지난 2006년 명왕성의 행성 지위를 박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요, 명왕성을 왜소행성으로 격하시킨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1번, 2번은 명왕성이 충분히 근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3번째를 명왕성이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마이클 브라운 박사가 2005년도부터 발견한 천체들이 전부 다 명왕성 근처에 있는 지구로부터 명왕성 거리에 있고 다른 각도에 존재하고 있는 태양 주위를 돌고 충분히 무거운 에리스라는 천체 아니면, 하우메아, 마케마케 등 지금은 왜소행성으로 명명되었고 그런 천체들이 명왕성에서 같이 돌고 있어서 명왕성이 자기 궤도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게 되므로 그래서 명왕성이 행성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앵커]
이번에 명왕성 너머에 9번째 행성이 있다고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 학계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타나고 있나요?
[인터뷰]
과거에도 명왕성 외에 카이퍼 벨트 천체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론적이고 계산하는 사람들은 카이퍼벨트 천체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관측이 계속 안 되다가 2000년대 초부터 갑자기 숫자가 많아졌습니다.
지금은 1,000개 이상 발견되었는데 그런 것처럼 이론적으로는 나름대로 논리와 계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주장하면 관측자들이 그것을 발견해서 새로운 발견이 나오면 그것이 설명 가능한지 현재의 태양계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지 다시 검토해보는 식으로 연구가 진행되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9번째 행성이 존재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당연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지만, 실제로 그게 정확하게 관측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충분히 가치 있고 예측으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논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렇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 행성이 명왕성을 대체할 9번째 행성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또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연구들이 더 진행돼야 할까요?
[인터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아주 멀고 어두우므로 조금 더 큰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거대 마젤란 망원경같이 큰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기도 하고 아니면 사실 모르는 천체를 찾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야가 넓은 것이 좋습니다. 시야가 넓고 큰 망원경이 좋은데 그런 것을 찾기 위해서는 탐사하는 망원경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통해 관측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론 연구자들도 한 사람의 연구만이 아니라 비슷한 종류의 다른 연구를 통하고 다른 접근을 통해 정말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면 큰 망원경을 투자해서 직접 체계적으로 찾아보면 실제 예측한 대로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론 연구자들도 열심히 해야 하고 관측자들도 조금 더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관측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천문연구원 최영준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박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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