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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레드카펫] 살짝 무섭고 조금 귀엽다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실제 같이 움직이는 로봇 '애니메트로닉스'

2023년 11월 24일 16시 01분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한 주의 마지막인 매주 금요일, 영화 속 과학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이언스 레드카펫' 오늘도 양훼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기자]
'사이언스 레드카펫' 양훼영 입니다.

오늘 만나 볼 작품은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입니다.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데,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10대 사이에서는 공포 게임으로 유명합니다. 키워드와 함께 영화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밤을 버텨라'입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폐업한 피자가게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며, 수상한 로봇 인형들의 공격을 버텨내는 것인데요.

영화는 원작게임의 설정을 유지하면서 주인공의 트라우마와 심리에도 집중했습니다.

[일자리가 있어]
[아주 쉬운 일이야]

폐업한 피자가게에서 야간경비 일을 시작하게 된 마이크.

['프레디의 피자가게'에 온 걸 환영해요]
[이 영상을 보고 계시다면]
[당신이 새 경비원으로 선택되었다는 뜻이겠죠]

겉모습과 달리 가게 내부는 깨끗이 유지되고 있었는데, 한때 아이들에게 사랑받았던 마스코트 로봇들도 마찬가지였죠.

[만났어요?]
[누구요?]
[폭시]
[보니]
[치카]
[프레디]

어쩔 수 없이 여동생을 피자가게에 데려온 뒤, 로봇들이 갑자기 살아 움직이고

[거대 로봇에]
[애들 유령이 씌었다고요?]

위험을 경고했던 경찰관 바네사와 함께 피자가게의 비밀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됩니다.

[어떻게 막을 수 있죠?]
[못 막아요]
[너무 늦었어요]

이 영화, 개봉하자마자 국내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는데요. 특히, 미국에서는 흥행에 완전히 성공했습니다.

공포영화답게 제작비는 2천만 달러가 들었는데, 6배가 넘는 1억3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흥행을 이끈 건 바로 10대, 국내 한 멀티플랙스 관객 분석에 따르면, 프레디의 피자가게를 본 관객의 38%가 10대였습니다.

15세 이상의 기존 공포물과 달리 12세 관람가인 데다 1시간 4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등도 10대 관객을 끌어들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10대 그러니까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이 영화의 매력, 두 번째 키워드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안 무서운 공포영화'입니다.프레디의 피자가게는 호러와 엔터테이닝의 합성어인 호러테이닝 무비인데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에 실제로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구석도 있어 '호러 입문용', '아이와 함께 보는 공포영화'로 적합합니다.

원작 게임인 '파이브 나이츠 앳 프레디'가 처음 나온 건 2014년. 경비원이 된 플레이어는 CCTV를 확인하면서 경비실 문을 봉쇄하며,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그리고 5일 동안 로봇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게임입니다.

게임이 영화가 된 건 호러 명가로 불리는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룸 대표가 게임 원작자인 스콧 코슨을 1년 동안 쫓아다닌 덕분입니다.

스콧 코슨이 직접 영화 각본에도 참여하면서 게임의 세계관을 그대로 유지했고, 제작자 역시 원작 팬에게 집중했다고 밝혔는데요.

제이슨 블룸 / 제작자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을 바탕으로]
[영화의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건 특별한 점이죠]

원작 공포 게임이 인기를 끈 이유는 다른 공포 요소 없이 오로지 갑자기 튀어나오는 점프 스케어, 이른바 '갑툭튀' 효과에만 집중했기 때문인데요.

물론 영화에서도 화면 가득히 갑자기 나타나는 장면이 있지만, 눈을 감고 볼 정도의 공포가 느껴지진 않습니다. 특히나 영화 속 애니메트로닉스는 그래픽이 아닌 모두 실사인데요.

마스코트가 실제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2미터 정도의 거대한 애니메트로닉스가 완성됐고, 스턴트 배우들이 직접 탈을 쓰고 연기해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제시카 웨이스 / 치카 역
[치카는 처음엔 마냥 즐거워 보이지만]
[갑자기 무섭게 돌변해요]

제이드 킨다르-마틴 / 보니 역
[보니는 그 중에서도 가장 난폭해요]

케빈 포스터 / 프레디 역
[프레디는 상대방을 압도하고 겁을 주기 위해서]
[몸을 꼿꼿이 세우고 느리게 움직이면서]
[불길한 기운을 내뿜죠]

로버트 베넷 / 애니메트로닉스 수석 디자이너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주기도 하죠]

[앵커]
영화 속 과학 이야기 양훼영 기자와 함께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 영화 속 공포의 대상이 바로 마스코트 로봇, 애니메트로닉스인데요. 애니메트로닉스가 일반적인 로봇과는 다른 건가요?

[기자]
애니메트로닉스는 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의 합성어입니다. 실물과 흡사하게 만들어진 로봇을 조정해 움직이게 하는 기술인데요.

일반적인 로봇과 달리 사람이나 동물, 공룡 등의 모습을 본떠 겉모습을 만들고, 유압이나 전기의 힘으로 실제로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게 특징인데요.

쉬운 예로는 영화 '쥬라기 월드' 시리즈 속 공룡들은 CG가 아니라 애니메트로닉스로 만들어진 공룡들인데요.

1993년 쥬라기 공원 때부터 애니메트로닉스로 만든 공룡을 사용해 촬영해왔는데, 최근에는 관련 기술이 더 정교해지면서 공룡의 눈 깜박임은 물론 호흡과 떨림, 피부까지도 애니메트로닉스로 구현했고요.그래서 배우들은 촬영장에서 실제 공룡과 함께 교감하듯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속 애니메트로닉스 기술은 영화 밖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쥬라기 월드' 전시나 과학관에서 만나는 공룡들은 마치 살아 있는 듯한 느낌으로 움직이는데, 이 공룡 로봇들이 바로 애니메트로닉스가 적용된 것들입니다.

또, 놀이기구를 탈 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동물이나 캐릭터들이 있잖아요. 이것도 애니메트로닉스가 적용된 것들입니다.

[앵커]
말씀을 듣고 나니 영화 촬영 할 때 배우들도 CG보다 애니메트로닉스로 하면 몰입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영화 제작에 많이 쓰일 것 같은데요?

[기자]
애니메트로닉스에 적극적인 곳이 바로 디즈니입니다. 단순히 영화에서만 애니메트로닉스를 쓰는 게 아니라 디즈니랜드를 통한 확장까지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디즈니는 애니메트로닉스 기술 개발을 통해 디즈니랜드에 온 사람들이 상상을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예가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속 베이비 그루트와 스파이더맨입니다.

지금 보시는 베이비 그루트, 영화 속 한 장면 같지만 실제로 만들어진 로봇입니다.

디즈니랜드 공연에 등장한 실제 베이비 그루트 모습인데요. 디즈니 테마파크의 설계와 구축을 담당하는 디즈니 이매지니어링에서 몇 년에 걸쳐 개발한 그루트 로봇, 애니메트로닉스입니다.

한 쌍의 로봇 다리에서 시작된 개발은 몸통으로 발전하고, 이후 진짜 영화 속 베이비 그루트처럼 자연스럽게 걷고, 손을 흔들고 춤까지 추게 되는데요.

넘어질 때 넘어지는 걸 막아 주는 거죠. 디즈니랜드를 찾은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개발한 건데, 아직은 프로토타입으로, 걸음걸이나 각종 능력을 테스트하고 있어 현장에 직접 투입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앵커]
저런 캐릭터가 걸어서 나에게 다가온다면 동화 속에 있는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스파이더맨에서도 애니메트로닉스가 적용됐다고 했잖아요. 영화 속에 나오는 모습은 대부분 CG 아니었나요?

[기자]
영화는 대부분 CG로 연기하는 스턴트 연기가 맞고 제가 말하는 스파이더맨의 애니메트로닉스는 디즈니랜드에서를 말하는 거거든요. 미국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의 영상을 가져왔는데, 우선 함께 보실까요?

이 영상 속 스파이더맨은 진짜 사람이 연기하는 거랑 애니메트로닉스가 섞여 있거든요.

[앵커]
저건 로봇이였겠죠?

[인터뷰]
스턴트 줄을 매달고 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이 하는 거고 조금 전에 봤던 하늘을 날고 점프를 하는 모습은 애니메트로닉스인데요,

디즈니가 수년간 연구해서 개발한 스턴트 로봇인데요. 공중으로 로봇을 던지면 마치 공중제비를 돌 듯 움직이는데요.

지금 보시면 처음에는 막대기 같은 걸로 개발을 했고 그 다음에는 점점 로봇이 사람의 형태의 모습대로 공중 제비 도는 것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 로봇은 실제로 20m 높이에서 안전선 없이 점프할 수 있는데, 마치 영화 속 실제 스파이더맨이 나타난 것 같죠.

이 로봇에는 레이저 거리 측정 기능을 갖춘 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 등이 탑재돼 있고, 스윙 센서가 달려있어 각도와 위치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야외 세트장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도 고려되는데, 공중제비 도중 궤도가 달라져도 매번 같은 위치에 착륙할 수 있고, 착지 순간에는 충격을 줄이고자 감속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앵커]
보통 로봇이라고 하면 관절들이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데 방금 영상 보면 사람이랑 애니메트로닉스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 보니깐 굉장히 유연하다 이런 생각도 드는 것 같은데요,

지금 계속 설명을 해주고 계신 부분이 결국 영화나 드라마, 전시, 테마파크 등 문화 콘텐츠에서 많이 쓰이고 있네요.

[기자]
대부분은 그렇지만, 애니메트로닉스로 만들어진 동물 로봇들은 환경이나 동물권 보호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 한 예로, 미국 기업 커스텀로보틱와일드라이프에서 만든 애니메트로닉스인데요. 야생동물 밀렵꾼을 잡기 위해 실제 동물과 똑같이 생긴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티로폼으로 몸체를 만든 뒤 실제 동물의 가죽을 입혀서 만드는데, 머리와 꼬리 등을 무선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밀렵꾼이 동물 로봇을 진짜로 착각해서 접근하거나 총을 쏘면 400m 이내에 대기 중인 단속원에게 경고를 보내는 방식인데요.

이 동물로봇들은 최대 100발까지 총알을 맞아도 거뜬하고, 부품들도 쉽게 교체할 수 있어서 동물이 희생된 뒤에야 잡을 수 있던 밀렵꾼 문제를 오히려 환경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나중에는 동물원도 애니메트로닉스로 대체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 이용 분야가 더 넓어질 것 같습니다. 양훼영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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