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현재 사용 중인 항암제는 모두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의 치료제인데요. 국내 한 바이오 기업이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정상 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방식의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늘 바이오 위클리에서는 조광현 바이오리버트 설립자, 그리고 이 회사를 취재한 이성규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성규 기자, 일단 '가역'이라는 말은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이잖아요, 가역 항암 치료제 뭔가 더 이해가 잘 안되는데 어떤 개념인지 쉽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달 카이스트 연구진이 전이가 된 폐암 세포를 치료가 가능한 세포로 되돌리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었거든요, 핵심은 이 전이가 돼서 다른 기관에 퍼진 암 세포를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유전자의 조합을 찾아낸건데 3개 유전자를 발굴했는데 해보니깐 그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더라 이게 이 연구의 핵심인데 연구진이 되돌아가는 방식의 항암치료를 가역 항암치료라고 명명했고 오늘 출연자 바이오리버트는 이런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바이오리버트 사명에서도 이런 '가역' 방식을 연구하고 계시겠다. 느껴지는데요. 사명에 담긴 뜻과 비전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바이오리버트라는 사명은 생명현상을 되돌린다는 의미입니다. 바이오리버트는 암과 노화를 되돌리는 가역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여 인류의 건강수명을 늘리고자 설립된 카이스트의 실험실 벤처 기업입니다.
[앵커]
네, 정말 혁신적이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좀 전에 이성규 기자가 치료 원리 간략하게 설명해줬지만 잘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내용이였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주시죠?
[인터뷰]
생명현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가변적입니다. 우리는 자연상태에서 세포의 분화, 노화, 암 등의 현상이 모두 비가역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6년 일본 과학자 야마나카 신야가 분화가 끝난 피부세포를 대상으로 4가지 유전자를 주입하였더니 줄기세포 상태로 역분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해 2012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암과 노화는 이러한 가역화가 가능한지는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생명현상을 유발하는 세포 내부의 분자 간의 조절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세포 내부의 분자들이 거미줄처럼 복잡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고, 이런 네트워크에는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축적된 많은 잉여(redundancy) 부분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를 잘 찾아내어 조절해줄 수 있다면 유전자 변이 등으로 인해 고장 난 세포의 주요기능을 다른 보상회로를 우회적으로 활성화해 정상 세포처럼 복원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로부터 암과 노화를 다시 원래의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치료기술로 정립할 수 있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가 될 것입니다.
[기자]
가역 항암 치료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셨는데 기존의 항암 치료와는 어떤 차별성이 있는 건지요?
[인터뷰]
기존의 모든 항암치료는 공통적으로 암 세포를 죽여서 제거하려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암 세포를 모두 제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도 큰 손상을 받아서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것이죠. 반면에 가역 치료는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악성인 성질만 제거시켜 마치 정상 세포같이 원래의 기능을 복원시켜 주는 그러한 방식의 새로운 치료기술입니다.
따라서 정상 세포에 미치는 부작용도 거의 없는 치료방식입니다. 마치 우리 사회에 항상 발생하는 범죄자들을 모두 사형시키지 않고 교화시켜서 함께 살아가듯이 우리 몸에 발생하는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성질만을 변화시켜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하려는 것이죠.
[앵커]
부작용이 없고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린다라는 개념 이렇게 설명해주셨는데요. 이성규 기자가 연구 현장을 직접 다녀왔는데요, 관련 동영상 보고, 질문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란 무엇인지요?
[김남희 / 바이오리버트 연구원 :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는 생명 현상과 관련된 다양한 분자들, 유전자들의 상호 작용을 나타내는 그래프로써 그래프를 분석해 유전자들의 상호 작용의 특성을 분석하는 수단입니다.]
[기자]
전이성 폐암을 일반 폐암으로 되돌리는 유전자 3개를 찾았잖아요. 어떻게 찾은 건지요?
[김남희 / 바이오리버트 연구원 : 그것은 폐암과 관련한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전이와 관련한 표현형 인자들을 네트워크에 내재한 후 전이와 관련한 표현형 인자들이 다시 전이가 제거된 폐암 세포로 바뀔 수 있는 유전자들의 조합들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찾았습니다.]
[기자]
방금 가역 치료의 핵심이 되는 유전자들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굴했다고 설명을 해줬는데 조금 이해하기가 어렵거든요, 구체적으로 풀어주시죠.
[인터뷰]
세포 내의 분자들은 아까 설명 드린 바와 같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관계를 우리가 실험기술만으로 단편적으로 관찰해서 파악하기에 매우 어려운 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연구실에서는 IT와 BT를 융합한 시스템 생물학 연구를 통해 세포 내의 분자 간 조절관계를 대규모의 수학 모델로 만들고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파악해서 과연 어떠한 분자 스위치를 조절하면 세포의 상태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을지를 먼저 찾아낸 뒤에 이를 분자세포 생물학 실험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발굴해내었습니다.
[기자]
궁금한 게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릴 수 있다면 노화가 된 세포를 좀 더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암과 노화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대부분 암 환자의 발생은 60세를 지나면서 큰 변곡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노화의 과정에서 손상된 여러 가지 기능, 유전자 손상들도 암을 가역화 하는 방식과 같이 핵심적인 분자 스위치를 찾아 제거해준다면 다시 젊고 건강한 세포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가능한데 실제로 저희는 인간의 진피 세포를 대상으로 PDK-1이라고 하는 유전자를 찾아냈습니다. PDK-1 유전자를 억제할 경우 늙은 조직이 다시 젊고 건강한 조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발견하였고 현재 이 기술은 국내 한 회사의 기술이 되어서 실제 상품화 되었습니다.
[앵커]
연구성과를 상용화하기 위한 주요 치료제 개발 계획 설명해주신다면요?
[인터뷰]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런 흥미로운 발견들을 그냥 기초 학문적인 성과에서 머물지 않고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바이오리버트라고 하는 실험실 벤처기업을 설립하였는데 현재 바이오리버트에서는 간암과 폐암, 대장암 등을 대상으로 가역 치료제를 개발과 더불어 국내 제약회사들과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약개발회사들과 일부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5년 이내에 실제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나눠보니깐 IT와 BT의 융합연구가 굉장히 중요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끊임없는 연구와 업계의 관심, 그리고 정부의 지원까지 잘 갖춰져서 오늘 말씀 나눈 '가역 치료법'이 '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이오리버트의 조광현 설립자,그리고 이성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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