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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보고서] 두통·고열 감기와 비슷?…뇌수막염 원인·증상

2023년 11월 20일 16시 04분
■ 나지훈 /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앵커]
뇌수막염은 성인에게도 위험하지만, 특히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질병인데요. 증상이 감기나 독감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워 아이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다면 뇌수막염 일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봐야 합니다. 오늘 <내몸보고서>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지훈 교수를 모시고 뇌수막염 얘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뇌수막염'하면 많이 들어 본듯하지만, 자세히는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거든요. 먼저 설명부터 해주실까요?

[인터뷰]
'뇌수막염'은 중추신경계 감염 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뇌를 보호하기 위해서 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을 '뇌수막'이라고 하는데, 이 뇌수막의 감염으로 인하여 염증이 생긴 질환을 뇌수막염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뇌수막의 감염이 뇌로 번져서, 뇌까지 감염성 염증이 생기게 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뇌염'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뇌수막염과 뇌염이 같이 오는 경우도 물론 있을 수 있겠죠? 이런 경우를 뇌수막-뇌염 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맨 앞에 뇌를 생략하고 '수막뇌염'이라고 합니다. 뇌수막 뇌염은 1세 미만의 영아에서는 상당히 많습니다. 이 뇌수막염은 감염의 종류에 따라서 세균성, 바이러스성 등으로 나뉠 수가 있습니다.

[앵커]
세균성, 바이러스성으로 나뉜다고 하셨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인터뷰]
감염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서 세균성, 바이러스성, 진균성 등으로 나뉠 수가 있습니다. 뇌수막염을 진단할 때, 뇌척수액검사를 하게 되는데, 이 뇌척수액의 분석을 통해서 염증의 원인을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우선 세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타입 B, 폐렴구균, 수막구균 등이 있습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일반적으로 급격한 전신증상을 일으키고, 진행이 빨라서 혼수상태나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중추신경계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엔테로 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 수두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양하고, 이외에 검사상에서 발견이 어려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도 많습니다. 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가장 흔한 뇌수막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일반적으로 세균성 뇌수막염에 비해서 증상의 경과가 약한 편이지만, 극심한 두통, 구토, 탈수, 그리고 경련과 같은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여 말씀드리면, 세균성 뇌수막염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의 차이가 있으며, 임상 증상과 후유증의 강도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깐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중에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익숙한 바이러스가 좀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처럼 사람과 사람 간의 전파로 감염되는 것인가요?

[인터뷰]
네, 일반적으로 그렇습니다만, 그 외의 전파경로도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가 될 수 있는데, 말씀하신 코로나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헤르페스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같은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도 사람 사이에 전파가 가능합니다. 또한, 떠다니는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를 흡입하여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며, 이로 인한 뇌수막염도 가능합니다. 특히,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전염성이 높아서 단체생활을 하는 상황에서 집단발병이 가능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가 장바이러스라고 이야기하는 엔테로 바이러스는 사람 사이의 전파뿐만 아니라, 더러운 물이나 공공 수영장의 물, 분변을 통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모기와 같은 곤충에 물리거나, 오염된 주사 바늘로도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세균성 바이러스에 걸리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럼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에 따라서 후유증이나 합병증의 양상도 어떻게 달라지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일반적으로 세균성 뇌수막염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 비해 더 급격하고 심각한 증상과 합병증을 보이며, 후유증도 심한 특징이 있습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뇌를 직접적으로 침범하여 뇌 자체를 심하게 파괴할 수 있는 성향이 더 강하고,

다양한 장기로 패혈증이 진행되어, 사망률 또한 높습니다.

그리고 세균성 뇌수막염은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 더 잘 나타날 수 있는데요, 신생아들, 특히 미숙아, 1세 이하 아이들, 여러 가지 이유로 예방접종을 못 맞게 된 아이들, 면역결핍이 되어 있는 청소년, 어르신들이 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일반적으로 세균성 뇌수막염보다 증상이 약하고,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서, 환자의 면역상태, 치료의 시의적절성에 따라서 후유증과 합병증의 정도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앵커]
저희가 오프닝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뇌수막염이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하던데 왜 아이들이 잘 걸리고 주의를 더 해야 되는 걸까요?


[인터뷰]
신생아나 1세 미만의 영유아의 경우에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세균성 뇌수막염이 비교적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3개월 미만의 영유아의 경우에는, 뇌를 보호하는 장치인 혈액-뇌 장벽과 뇌수막 면역장벽의 미숙한 형성으로, 혈액감염이 뇌의 감염으로 잘 번질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세균성 뇌수막염은 뇌염으로 쉽게 번지게 되어 뇌의 파괴와 급격한 전신적인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중에서 헤르페스바이러스는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청력장애, 뇌전증과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린아이에게서 뇌수막염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부모님들 걱정이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 뇌수막염이 독감이나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서 자칫 혼동하기 쉽다고 하던데요. 병원에 가기 전에 증상만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인터뷰]
뇌수막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영유아의 경우와 학동기 아이들의 경우로 나누어 설명 드리겠습니다.

영유아의 경우에는, 고열과 함께 식욕이 떨어지고, 많이 보채는 증상과 컨디션이 급격히 쳐지며, 자려고 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전신적인 발진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증상들은 비특이적인 증상들이기 때문에, 일반 감염증과 뇌수막염을 딱 잘라서 구분하기가 영유아기 때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열이 잘 떨어지지 않고, 컨디션이 쳐진다면 뇌수막염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드립니다.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은 열과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며, 구역, 구토를 동반할 수 있습니다.

두통과 구역, 구토, 목 부위의 강직 이라는 전형적인 증상이 있기 때문에, 학동기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뇌수막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발견하기 쉬운 편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한쪽 팔다리의 마비증상이나 경련, 의식저하와 같은 신경학적인 증상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에는 감염이 뇌를 직접 침범한 상황을 의심해야 합니다.

[앵커]
아기가 열이 잘 떨어지지 않고 컨디션이 급격히 쳐진다면 혹시 모르니깐 병원에 꼭 가봐야 한다 이 부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병원에 가면 뇌수막염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뇌수막염의 치료는 뇌수막의 염증을 제거하고,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공략하는 방법이 주된 치료가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뇌수막염의 동반된 합병증들이 있다면, 이들을 치료하는 다양한 전략들이 있습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면역증강주사, 뇌압정상화치료 등과 함께, 고용량 항바이러스제, 고용량 항생제를 투여하고, 동반된 경련에 대한 치료나 전해질 교정은 물론이고, 다른 주요장기들의 합병증도 같이 치료합니다.

치료 기간은 뇌수막염의 원인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2주 정도 치료가 진행됩니다.

[앵커]
제일 중요한 부분이죠. 뇌수막염의 예방법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우선 특별한 금기사항이 없는 한, 예방접종을 충실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더러운 물이나, 분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손과 몸을 깨끗하게 씻어서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름에는 단체 수영장의 이용을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면역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질 좋은 음식과 충분한 수분섭취,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이 중요합니다.

[앵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개인 위생은 언제나 신경써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셨는데 현재 뇌수막염의 백신 접종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우선 뇌수막염 백신 접종을 말씀드리기 앞서, 뇌수막염의 모든 감염성 원인들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들이 다 준비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뇌수막염과 관련된 백신은 일반적으로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있는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타입 B형 백신을 이야기 하는데,

이 백신은 생후 2개월 이상부터, 2개월 간격으로 3회 기초접종을 하고, 생후 12개월에서 15개월 사이에 추가접종을 해서 총 4번을 접종하게 됩니다.

이 백신은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타입 B형으로 인한 세균성 뇌수막염만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된 백신들 중에서, 결핵, 홍역, 수두, 일본뇌염, 폐렴구균, 인플루엔자와 같은 예방접종도, 관련 감염증을 예방함으로써 뇌수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뇌수막염 관련 백신으로는 수막구균 백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막구균 백신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수막구균 감염 위험이 높은 대상자에게 선택적으로 접종이 권고되므로 의사와 상의한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그래도 이런 백신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접종을 받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텐데요, 뇌수막염 이야기는 여기까지 나눠보고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최근에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이슈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인터뷰]
소아청소년과학은 한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아이의 정상발달을 저해하는 모든 질환에 대해서 치료하고 관리하여 한 인간을 정상적인 성인으로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의학의 가장 중요한 분야입니다.

과거 100년 동안 급격히 상승된 인류의 높은 생존율은 소아청소년과학의 발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여러 가지 이유들로 우리나라의 소아 청소년과학의 가치가 평가 절하되고,

소아 청소년과학에 몸담은 의료진들의 박탈감이 심화되어 피로함이 있습니다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아픈 아이들을 향한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자부심과 함께, 적절한 제도변화와 사회적인 관심의 회복을 통해 상황이 곧 회복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환아를 돌보는 부모님들을 지지하고, 환아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되어 있는 가족의 안정성을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들의 손길을 통해 질병에서 벗어나게 된 아이들이, 커서 마음껏 꿈을 펼치고 사회에 기여 하는 모습을 볼 때,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는 비록 저뿐만 아니라 모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생각과 의지라는 점을 이 자리를 통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저출산 문제를 다룰 때마다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아이가 아플 때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인프라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죠. 보완할 점이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지훈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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