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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학개론] 온실가스 증가, 얼마나 심각한가?

2022년 11월 29일 16시 43분
■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이번 달 이집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7차 당사국총회의 최고 이슈는 바로 온실가스 증가의 심각성이었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번 총회에 앞서 앞으로 온실가스가 더 증가할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이 더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오늘 '날씨학개론'에서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총회에 앞서 세계기상기구가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네. 세계기상기구는 27차 당사국총회가 열리기 전인 10월 26일에 ‘지구에 더 나쁜 소식 : 온실가스 수치가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다.(More bad news for the planet: greenhouse gas levels hit new high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온실가스 증가의 심각성을 27차 당사국총회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들에게 알리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3대 주요 온실가스의 대기 수준이 2021년에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특히 메탄은 40년 전에 측정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농도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러한 매우 이례적인 증가의 이유는 인류가 배출하는 메탄과 생물학적 현상으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세계기상기구의 온실가스 증가 결과는 온실가스 배출 줄이고 향후 지구 기온이 더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3대 주요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3대 주요 온실가스가 다 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먼저 이산화탄소부터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보고서에서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의 이산화탄소 수치 증가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보다 컸으며 세계기상기구의 글로벌 네트워크 스테이션의 측정 결과를 지켜볼 때 올해인 2022년에도 전 세계적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림을 보시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198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농도증가율은 최근에 들어와 연 2.5ppm 이상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1990년에서 2021년 사이에,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 효과는 거의 50% 증가했으며, 이 증가의 약 80%를 이산화탄소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1년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415.7ppm이었는데요. 이러한 농도 값은 인간 활동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영향을 주기 전인 산업화 이전 수준의 149%에 해당하지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거의 인간의 활동에 의한 건데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올해 2월에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통계를 보면 전체의 33%가 석탄,29%가 석유, 18%가 가스로 전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의 80%가 화석연료이며, 15%가 토지이용, 4%가 시멘트로 인간의 활동에 의해 거의 전부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앵커]
역시나 화석연료가 가장 큰 원인 이였군요. 그렇다면 메탄은 어떤가요?

[인터뷰]
메탄농도의 증가속도는 정말 걱정스러운 정도인데요. 2021년에 대기 중 메탄 농도가 40년 측정 이래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림을 보시면 메탄의 증가율을 볼 수 있는데 2020년에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는데 2021년에 다시 사상 최고의 증가율을 경신한 것을 알 수가 있지요. 그림의 메탄농도 변화를 보시면 2021년 전 세계 메탄평균농도는 1,908ppb로 산업화 이전보다 무려 262%가 증가했습니다.

[앵커]
그래프로 보여 지는 것처럼 메탄의 증가가 무서운데요. 메탄의 증가가 심각하면 어떤 상황이 일어나나요?

[인터뷰]
메탄은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지구온난화에는 단기간 훨씬 큰 영향을 주는데요. 메탄의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정도 됩니다. 메탄은 가스정과 송유관에서 가장 많이 유출되는데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서 오랫동안 머무르지만, 메탄은 평균 12년 정도면 사라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지구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해선 메탄을 빨리 줄이는 방법이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의회는 올해 낡은 석유·가스 관정을 밀폐하는 데 47억 달러(6조5천억 원)를 배정했으며,미국과 유럽연합(EU)은 캐나다, 일본,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과 함께 6천만 달러(832억 원)를 조성해 메탄가스 배출의 위성 감시 등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그러나 문제는 많은 나라가 구체적인 메탄가스 감축 이행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작년 26차 당사국총회에서 메탄협약이 체결된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어서 3대 온실가스 중 아산화질소의 추세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아산화질소는 대기 중의 농도는 미량이라고 하더라도 대기 중에 약 120년 동안 남아있고 또 이산화탄소의 300배에 달하는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지고 있는 물질입니다.

이탈리아 카를스루에 공과대학(KIT) 등의 연구진이 아산화질소의 생성과 소멸을 광범위하게 분석해 얻은 결과를 '네이처'(Nature)에 발표했었는데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산화질소는 다양한 생성원을 갖고 있으며, 이 중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것은 농작물 재배에 투입되는 질소 비료에서 주로 나온다고 해요.

이 때문에 증가하는 식량과 사료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질소 비료 사용량을 늘리면 대기로 유입되는 아산화질소의 배출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2021년 아산화질소의 전 세계 평균농도는 그림처럼 334.5ppb로 산업화 전과 비교해 124%가 늘어났습니다.

[앵커]
세계기상기구에서 발표한 온실가스 증가에 대한 보고서 내용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세계기상기구는 꾸준하게 온실가스와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있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온실가스가 어떻게 기후 변화와 극한 날씨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계속 발간해 왔는데요. 올해 5월에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기후 업데이트에 의하면 지구 평균 기온이 적어도 향후 5년 중 한 해 동안 일시적으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C에 도달할 가능성은 50% 이상이며 그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2022년에서 2026년 사이 최소 1년이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가 될 확률이 93%이고 2022~2026년의 5년 평균이 지난 5년(2017-2021)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도 93%에 달한다는 겁니다.

[앵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온도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기후변화가 심각해질 것이란 보고인데요. 이와 관련한 보고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보고서 일까요?

[인터뷰]
그래서 이번 보고서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섭씨 2도, 가급적 1.5도로 제한한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7차 당사국총회 당사국들에 더 야심 찬 행동 결정을 하도록 제언하는 거죠.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되는 한, 지구 온도는 계속 상승하리라는 것은 기후전문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의 수명이 길기에 이미 관측된 온도 수준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빠르게 0으로 감소하더라도 수십 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거지요.

그래도 우선 온실효과를 빨리 줄일 수 있는 메탄부터 줄이는 대책이 나온 것이고요. 또 내일 시작하는 것보다 오늘 더 빠르게 더 많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이에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우리는 산업, 에너지, 운송 시스템과 전체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필요한 변화는 경제적으로 저렴하고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시간이 촉박하다."라고 27차 당사국총회 참가자들에게 경고했습니다.

[앵커]
'온실가스'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온실가스 저감은 매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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