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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art] 문화예술 전반을 넘나드는 아티스트 '다니엘 아샴'이야기

2022년 11월 18일 16시 39분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건축과 무대디자인 등 문화예술 전반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업하는 아티스트 '다니엘 아샴'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는 '다니엘 아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수경 아트디렉터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수경 / 아트 디렉터]
안녕하세요.

[앵커]
다니엘 아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로 알고 있는데, 아직 대중들에게는 이름이 덜 알려진 거 같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소개 좀 해주시죠.

[박수경 / 아트 디렉터]
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니엘 아샴은 미술뿐만 아니라 건축과 디자인 등 문화예술 전반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업합니다. 1980년에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다니엘 아샴은, 뉴욕의 쿠퍼 유니온에서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자신이 성장했던 마이애미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The House'라는 전시 공간을 운영하는데요. 이후 미국 현대 미술계의 대표적인 안무가죠. 머스 커닝엄과 만나 무대 디자인을 맡기도 합니다. 또 건축, 패션과 인테리어 협업까지 다방면의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특히 2014년에는 'Films of the Future'라는 영화 회사도 설립할 정도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이 프로덕션은 다니엘 아샴이 여러 장르와 협업한 결과물들과 더불어 이후의 작품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배경이 되는데요. 단편영화 시리즈들도 작업합니다. 아샴 작품의 주된 주제인 시간에 따른 노후화나 과거,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패션계에서 다니엘 아샴과 작업물이 크게 주목받고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끊임없이 협업하면서 동시대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떠올랐습니다.

[앵커]
정말 많은 분야와 협업하는 아티스트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다니엘 아샴이 대중과 소통을 잘하는 아티스트라고요?

[박수경 / 아트 디렉터]
네, 다니엘 아샴은 개인 sns 계정의 팔로워만 약 130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이자 트렌드세터 이기도 한데요. 자신과 관련된 소식은 모두 sns 게시물을 통해 대중들에게 발 빠르게 알리는, 굉장히 소통에 능한 작가입니다. 특히 작품이나 전시 관련 소식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브랜드와 지속적인 협업을 하고 있어서 sns 계정에 흔히 말하는 인기 있는 아이템들도 자주 공개되고요. 작업실이나 일상에서의 모습도 멋지게 연출해서 포스팅하기 때문에 대중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행을 만들어 나가고 또 이끌어 나가는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니엘 아샴의 주된 작업 주제는 뭔가요?

[박수경 / 아트 디렉터]
네, 다니엘 아샴은 시간의 미학을 주로 작품에 담는데요. 아샴의 작품을 보시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자주 다룹니다. 시계나 자동차, 여행 캐리어, 운동화 같은 것들을 다루기도 하고요. 또 벽이나 계단, 건축물 등을 침식된 것처럼 연출해서 마치 미래에서 오래된 과거의 낡은 화석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아샴의 작품들은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의 다양한 물건들이 일부 부서지고 깨진 듯한 비주얼을 선보이는데요. 현대 시대의 문화와 미래, 역사, 고고학 등을 섞어서 특유의 방식으로 재치있게 풀어냅니다.

[앵커]
시간을 다루는 작품 주제가 흥미로운 거 같은데요. 왜 이런 주제에 주목하게 된 걸까요?

[박수경 / 아트 디렉터]
다니엘 아샴은 평소에도 공상 과학이나 고고학 등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요. 작업할 때 주로 모래나 화산재 같은 지질학적 재료를 일부 사용해서 지금 시대에 존재하는 인공물과 결합하고는 합니다. 특히 남미의 이스터 섬에 방문했을 때, 모아이 석상을 보고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가 '허구적인 고고학'이라는 세계관을 떠올립니다. 결국에는 '지금의 시간도 언젠가 과거가 된다'는 것인데요. 이 세계관을 배경으로 동시대에 존재하는 물건들을 낡은, 것처럼 연출해서 현재를 과거 화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스터 섬에서 모아온 돌을 이용해서 필름카메라 형태의 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시간의 흔적을 담으면서 시간이라는 것이 지닌 아이러니함,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섞고 재해석해 작업으로 제시합니다. 또, 다니엘 아샴은 어린 시절에 허리케인으로 인해 살고 있던 집 자체가 타격을 입는 사고를 겪는데요. 이때의 경험 때문에 '시간'이라는 주제에 주목하고 모래나 대리석 등을 작품 재료로 사용하면서 '영원'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앵커]
말씀을 들을수록 매력적인 작가인데, 그런데 패션계는 왜 다니엘 아샴에게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박수경 / 아트 디렉터]
네, 아무래도 여러 분야 중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유행에 민감한 영역이 바로 패션이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선도하고 또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가 따라붙고, 때로는 과거의 클래식으로 돌아가서 재해석을 하기도 하는 분야가 바로 패션입니다. 그렇다 보니 시간의 미학을 주로 다루는 다니엘 아샴의 작업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아마 대중들에게는 디올 옴므의 2020년 여름 컬렉션으로 많이 알려졌을 것 같은데요. 당시에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킴존스'가 다니엘 아샴과 협업을 진행하면서 핑크를 메인 컬러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입니다. 패션쇼 당시에 런웨이 무대 중앙에 다니엘 아샴의 대형 작품이 설치되었고요. 디올의 로고가 아샴 특유의 침식되고 부서져 있는 연출을 하고 있죠. 앞서 미국의 무용수 머스 커닝엄과 함께 무대 연출을 했다고 말씀드렸듯이, 아샴은 건축이나 무대 디자인도 넘나들며 활동했기 때문에 자신의 작업을 활용한 연출이 더욱 빛을 발한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다방면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아티스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패션 브랜드 외에 다른 협업도 있었을까요?

[박수경 / 아트 디렉터]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죠, '콜러'라는 제조 기업과 다니엘 아샴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협업을 선보였는데요. 콜러의 대표인 데이빗 콜러는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서 작가들과 다양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고요. 작년에 다니엘 아샴과 함께한 프로젝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되면서 올해 대형 설치물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다니엘 아샴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약 6개월 정도 작업을 진행했다고 하고요. 자신이 운영하는 '스나키텍처'라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아닌, 단독 작업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나무로 패널을 만들고, 석고를 겉에 덧바르면서 질감을 표현했는데요. 이 대형 설치물은 설치 기간만 2주가 소요됐다고 합니다. 특히 이 '콜러'라는 브랜드가 내년이면 150주년을 맞이하기도 하고, 브랜드의 새 전환점이 필요했기 때문에 다니엘 아샴과 같은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주고자 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티파니, 포르쉐, 아디다스, 리모와 등의 유명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또 최근에는 대중적인 캐릭터 작업으로도 아주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어떤 캐릭터를 작업했습니까?

[박수경 / 아트 디렉터]
아마 이 캐릭터 모르는 분들은 없으실 것 같은데요. <포켓몬>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형상화해서 '크리스탈라이즈드' 시리즈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죠. 레진이나 합성수지, 알루미늄 등의 재료로 만들어지는데요. 에디션 형식으로 정해진 개수만 제작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30cm 내외의 크기로 소장하기 좋게 만들었고요, '피카츄, 꼬부기' 같은 캐릭터의 형상이지만 부분부분 다니엘 아샴 특유의 낡고 침식된 듯 부서진 연출이 돋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내 경매에도 종종 출품되고요, 요즘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컬렉터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포켓몬을 보니까 갑자기 친근한 느낌이 드는 거 같습니다. 다니엘 아샴 작품 중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도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작품일까요?

[박수경 / 아트 디렉터]
2019년 홍콩 필립스 경매에 다니엘 아샴의 책 오브제 시리즈 중 하나인 '보그' 라는 작품인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잡지 브랜드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당시에 약 230만 홍콩달러로 낙찰됐는데 한화로 따지면 약 3억5천만 원에 육박하는 높은 낙찰가죠. 이 작품을 보시면 다니엘 아샴 작품의 특징이 시각적으로 아주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먼저 잡지는 주기적으로 출간되면서 표지의 헤드라인 등을 통해 당시 시대적인 특징, 이슈 같은 것들을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아샴은 이런 특성을 그대로 활용해서 매거진의 이슈를 담는 텍스트들을 배치했고요. 석영과 셀레나이트, 하이드로 스톤 등으로 작업했습니다. 이 당시 작품 낙찰액의 일부는 재단으로 전달되는 자선 경매였다고 합니다.

[앵커]
오늘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작가, 다니엘 아샴에 대해서 설명을 들어봤는데요. 앞으로 또 어떤 시도를 할지 관심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사이언스in아트> 박수경 디렉터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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