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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매년 증가하는 실명질환 유병률, 정기적인 안저검사 필수

2022년 11월 07일 16시 58분
■ 박성표 /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

[앵커]
우리 몸에서 눈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그런데 이 눈은 한번 나빠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는 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매년 증가하는 실명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눈 건강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안과 박성표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국내에서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3대 실명 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3대 실명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인터뷰]
국내 3대 실명 질환을 가장 흔한 순서대로 설명하면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입니다.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 모세혈관이 손상되면서 망막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눈 속에 피가 나거나, 망막 중심부인 황반이 붓는 질환이죠.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 9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고 당뇨가 정상수준으로 조절되더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 특히 나이가 들면서 망막 혈액 순환 장애 등으로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실명 원인 3위인 질환입니다.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생활습관이 서구화로 바뀌면서 최근 몇 년간 황반변성 특히 습성 황반변성의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조만간 황반변성이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이 될 수 있습니다.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혈액 순환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비가역적인 시력 손실 및 시야장애가 유발되는 질환입니다.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등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근에 황반변성 같은 실명 질환이 늘고 있는 원인이 있을까요?

[인터뷰]
이들 질환은 대부분 노화와 관련이 깊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노화 외에도 당뇨와 같은 기저 질환, 식생활 습관, 유전적 요인 등이 추가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각 질환별로 보면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로 인한 망막의 미세 혈관 손상,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혈액 순환 장애 등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중요 원인입니다. 황반변성의 경우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 특히 노화로 인해 중심 시력에 중요한 황반 부위가 손상되는 것이 중요 원인이라 하겠습니다.

[앵커]
실명 질환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당뇨망막병증은 내과적으로 철저한 혈당 관리가 중요하고, 필요한 경우 레이저 '광응고술' 이나 유리체 절제술이라는 수술을 통해 치료합니다. 망막에 부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안구 내 항체 주사를 시행하여 치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내장의 경우 기본적으로 안압을 조절하는 안약을 이용하여 치료하는데, 안약으로 안압 조절이 어렵고 시신경 손상이 진행될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황반변성 중에서 신생 혈관이 동반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발생한 경우에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안구에 직접 투여하는 항체 주사로 주로 치료하게 됩니다. 국내에도 이미 다양한 치료제들이 나와 있고 의료보험 적용도 되며, 주사간격을 늘려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치료제들도 꾸준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해당 치료를 통해 꾸준히 관리한다면 질병의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런 다양한 치료는 병의 진행을 막아 시력을 유지하고 실명을 막는 치료들 일뿐, 치료를 통해 발병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시력이 좋을 때 조기 발견해서 치료를 시작해야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보니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질환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인터뷰]
당뇨망막병증 같은 경우 눈 속에 출혈이 발생하여 검은 안개 같은 비문증이 보일 수 있고, 녹내장의 경우는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황반변성의 경우는 물체가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에 암점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표적인 증상들은 발병 초기에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서야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특징적인 증상 없이 단지 시력이 약간 감소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렇게 비특이적으로 시력이 약간 감소한 경우, 환자분들이 일반적인 노안으로 오해하시고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앵커]
시력 손상이라는 것은 비가역적이니깐 한마디로 다시 회복이 안되는 거니깐 빨리 발견해서 치료를 받는 게 중요 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초기에 발견, 자가진단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진료하다 보면 많은 환자들이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아오시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봅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노안이라고 치부하고 적극적으로 검진이나 치료에 임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증상이 나타난 시점에는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를 받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력 검사지나 암슬러 격자 등을 활용해, 자가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증상이 미미하기에 초기 자가진단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만 50세 이상 혹은 그 미만의 나이이고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 병원에 내원하셔서 정기적으로 눈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안과에서 조기 진단을 위해 간편하고 큰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검사가 바로 안저검사입니다.

[앵커]
일반적인 시력검사는 많이 들어봤는데 안저검사는 조금 생소한 것 같아요. 어떤 검사인가요?

[인터뷰]
안저검사는 손쉽게 눈 질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안과 기본 정밀 검사 중 하나입니다.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망막, 망막 혈관, 황반, 시신경유두 등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듯이 인체에 무해 한 파장의 빛으로 동공을 통해 눈 안쪽 구조물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아까 말씀 드렸던 3대 실명 질환인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을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진단하는 검사 중 하나입니다.

[앵커]
안저검사, 이름처럼 눈 너머에 있는 조직들까지 검사를 하는 방법인데요, 이 검사는 어디서 어떻게 받을 수 있습니까?

[인터뷰]
우선 현재 전국 약 2천 5백여 곳의 안과 병원에서 안저검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이나 거주지 근처 가까운 병원에 내원해 검사하시면 되는데요. 검사 전에 특별히 준비해야 할 것은 따로 없습니다.

안저검사를 진행할 때 안구 내 더 넓은 범위를 촬영하기 위해 동공을 확대하는 '산동제'라는 점안액을 투여한 후 검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최근에는 점안액 투여 없는 무산동 안저검사가 일반화되어 '산동제'없이도 충분히 검사할 수 있어졌습니다. 검사 시간은 1분 내외로 짧습니다.

또 비침습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이나 감염 등의 부작용 우려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받으실 수 있죠.또 마스크를 벗지 않고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코로나 시대에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비용 부담을 걱정하실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안저검사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비용적으로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앵커]
검사도 간편해졌고 건강보험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니깐 눈을 지키기에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은데요.마지막으로 실명 질환 예방법도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대표적인 실명 질환들이 노화와 관련이 있다 보니 모든 질환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예방법은 조기진단과 조기치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증상이 발생하고 안과를 방문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눈은 사람의 신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특히 당뇨를 앓고 계신 분들이나 녹내장 또는 황반변성의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현재 증상이 없더라도 안저검사를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50세 이상 성인도 눈에 다른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으시길 다시 한 번 강조 드립니다. 이렇듯 안저검사가 중요하기에,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망막학회'에서는 안저검사를 독려하기 위한 캠페인과 대국민 교육을 꾸준하게 시행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에서 시행하는 국가건강검진에 안저검사를 포함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해당 질환들로 진단받으신 후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만성, 진행성 질환인 만큼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지 않으면 결국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치료받으실 때 꼭 유념하셔야 할 부분은 치료 중간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받아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눈 질환을 초기에 잡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한데 자가진단이 매우 어렵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만큼 주기적인 검사가 반드시 이뤄져야겠습니다. 내 몸 보고서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안과 박성표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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