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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S] '활화산' 시나리오…만약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2020년 01월 17일 16시 44분
[앵커]
과학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궁금한 S' 시간입니다. 지난 12일, 필리핀의 '탈 화산'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항공기가 중단되고 수천 명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활화산인 백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실제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폭발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지금 바로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이효종 / 과학 유튜버]
안녕하세요! 과학의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는 궁금한 S의 이효종입니다. 궁금한 S와 함께할 오늘의 이야기 만나볼게요.

얼마 전, 꽤 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영화 한 편이 개봉했었습니다. '백두산'이 바로 그 영화인데요.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약 천 년간 잠들었던 화산인 백두산이 폭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서울의 빌딩이 흔들리고 도로가 주저앉는 갑작스러운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는데요.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초토화할 추가 폭발이 예측되며 마지막 화산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영화처럼 진짜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우선 백두산에 대해 알아볼게요. 백두산은 한국에서 아주 특별한 산입니다. 자연적으로는 한반도에서 가장 높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칼데라 호수인 '천지'가 존재합니다. 백두산은 단어 뜻 그대로 '머리가 하얀 화산'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민족의 영산이라고도 불리는 이 백두산이 최근, 또다시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만 1700년 전부터 현재에 해당하는 지질 시대인 홀로세 시기 안쪽으로 분화기록이 있다면 활화산으로 분류되는데, 백두산은 이에 해당하는 활화산입니다.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2002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백두산 인근 땅속 500~600km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화산 아래 서울시 면적의 두 배만큼 되는 마그마방에서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으면서 지각이 균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마그마방이란 지하에 상당히 많은 양의 마그마가 괴어있는 곳을 말하는데요.

화산을 분화하기까지 이 마그마방에서 마그마가 성장과 안정기를 교차해가면서 자라나게 되는 것이죠.

사람이 보는 마그마는 지하에서 지표로 나오게 되면 이름이 바뀌게 되는데, 이렇게 액체로 나오게 되면 용암이라고 하고, 고체라고 하면 화산재, 화산 자갈 등으로 불리고 기체 상태로 나오면 화산 가스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잠잠하게 잠들어있던 백두산이 갑자기 분화한다면 한반도와 지구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현재 지질학자들은 백두산 아래에 2~4개 사이의 마그마방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하는데요. 이로써 예측 가능한 폭발 수준을 산출할 수 있습니다.

그 규모는 약 Volcanic Explosivity Index 7 (VEI7) 즉, 화산폭발지수 7만큼의 규모로 산정하고 시뮬레이션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화산 용암의 피해는 백두산으로부터 최대 반경 약 15km, 다음으로 화산탄 등 공중으로 날아다니는 돌덩이인 화성 쇄설류에 의한 피해는 반경 약 60km, 마지막으로 화산재 등 대기권으로 흩뿌려지는 진흙더미인 화산 이류에 의한 피해는 반경 약 180km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백두산 폭발이 언제 일어나는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요. 가령 4월~6월 사이에는 바람의 영향으로 화산재가 우리나라로 내려올 수 있습니다. 화산재로 인해 제일 먼저 항공 운행이 전면 중단될 것이며, 심각한 대기 질 오염으로 인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노령인구 사망 위험률이 매우 증가할 수 있습니다.

만약 화산재가 30mm 정도만 쌓여도 농작물의 90%가량이 파괴될 수 있으며 비닐하우스의 50% 정도는 붕괴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사실, 백두산 화산폭발로 인해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나라는 당연히 북한입니다. 분화와 동시에 천지의 물이 흘러넘치며 대홍수가 시작되고 직후 반경 60km 이내의 주변 지역은 순식간에 용암과 화산재에 파묻히게 됩니다.

또한, 백두산 천지 아래층에 압축되었던 이산화탄소가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반경 50km에 있는 사람과 동물 등이 무방비로 질식할 우려가 있다고 합니다. 도로와 댐, 전기 등 모든 것은 마비되고 화산폭발, 그 이후엔 상당한 생태계 변화가 나타나겠죠.

이런 백두산 폭발은 단순히 한반도의 재난으로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VEI7이라는 막강한 규모로 백두산이 폭발하게 되면, 화산에서 발생한 아황산가스가 성층권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복사 에너지, 즉 태양 빛을 대부분 차폐하게 됩니다. 이처럼 백두산 화산폭발은 우리나라에 대규모로 자연재해를 미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를 끌어낼 수도 있는 무섭고 두려운 자연재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몇몇 과학자들은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백두산 폭발을 예측, 그리고 대비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일들을 합리적으로 추론해보고, 이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 국민안전처 화산대응시스템이라는 체계가 오늘날 우리에게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화산섬 지진이 급증하거나, 지진의 규모가 커지거나, 지표면의 변형 등 여러 가지 자료를 종합해서 화산체 밑에 마그마가 현재 몇KM까지 밑에 와있고 속도는 어떤지, 그래서 언제쯤 분화가 가능할지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마그마가 밑에서부터 천천히 징후를 나타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텐데, 갑자기 쑥 올라 와버리면 전조증상에 대한 확인과 대비하는 시간이 부족해져 속수무책 당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여러 다양한 장비들을 활용해 화산폭발의 전조현상을 모니터링하고,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밤낮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죠?

오늘은 '만약 백두산 화산폭발이 일어난다면?'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영화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백두산이 폭발하면 우리나라도 직접적, 그리고 간접적인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백두산 화산 분화 예측의 신뢰성을 높이고 좀 더 디테일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럼 궁금한 S는 여기서 이만 인사드릴게요. 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언제든 유튜브에 사이언스 투데이를 검색해주세요. 이상 궁금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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