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바이오 위클리] 현장에서 간편하게 말라리아 진단…노을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 임찬양 / 노을 대표이사

[앵커]
국내 유망 바이오 기업을 조명하는 '바이오 위클리' 시간입니다. 오늘은 별도의 실험실이나 전문인력 없이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검사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바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한 '노을'을 알아보겠습니다.

노을의 임찬양 대표이사와 이 회사를 취재한 이성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두 분 모두 어서 오세요. 먼저 이성규 기자, 우선 말라리아가 어떤 질병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이 일으키는 감염 질환이죠. 얼룩날개 모기가 말라리아 원충을 전파하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 모기가 많은 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많이 발병하고요. 전 세계적으로 매년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40만~70만 명에 달합니다. 이렇게 사망자가 많다 보니 매년 약 5억 건 이상의 말라리아 진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어서 대표님에게도 질문 드릴 텐데요. 본격적인 질문에 앞서 회사 명칭이 독특한데요. 특별히 노을이라고 지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또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임찬양 / 노을 대표이사]
노을은 말 그대로 아침과 저녁에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노을을 의미합니다. 노을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듯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회사가 되자는 의미를 담아 노을이란 회사 명칭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노을의 비전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10억 명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임팩트를 주자는 것입니다. 이 비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Top Class 진단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이성규 기자가 한 해 5억 건 이상의 말라리아 진단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는데요. 오늘 주제가 그 진단 방법을 개선했다는 건데요. 우선 기존에는 말라리아를 어떻게 진단했는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임찬양 / 노을 대표이사]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PCR로 하듯이 말라리아도 확진 검사가 있습니다. 말라리아 확진 검사로 현미경 진단이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말라리아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을 염색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복잡하고 전문인력이 꼭 필요합니다.

말라리아는 주로 중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해 전문인력과 인프라가 필요한 현미경 진단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 대안으로 말라리아도 신속진단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말라리아 사망자의 70% 이상이 5세 미만의 어린이들인데 이들에 대한 신속진단검사의 정확도는 매우 낮은 실정입니다.

[기자]
현미경 진단이 말라리아 진단에서 마치 PCR 검사와 같이 정확하다는 설명인데요. 노을은 별도의 실험실이나 장비 없이 현장에서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보유했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요?

[임찬양 / 노을 대표이사]
기존의 말라리아 확진을 위한 현미경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실험실과 전문인력, 그리고 실험 기자재가 꼭 필요합니다. 저희 miLab은 현미경 검사를 전문인력이나 인프라 없이도 현장에서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miLab에 3가지 원천 기술 때문입니다.

첫째 miLab은 기존 실험실 인프라를 랩온어칩(Lab On a Chip) 고체 염색기술로 대체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기존 실험실을 명함 크기의 작은 카트리지로 구현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전문인력을 AI 기술로 대체했습니다. 사실 인력을 대체한다는 것이 단순한 자동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혈액의 경우 사람마다 모두 특성이 달라 혈액을 염색하는 과정에서 전문인력의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런 노하우가 모두 알고리즘으로 miLab에 구현되어 있습니다. 또 말라리아를 현미경으로 판독하는 과정도 매우 어렵습니다.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내에서도 말라리아를 전문으로 판독할 수 있는 인력이 극소수에 불과하며 이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런 전문인력의 노하우와 판독 기술을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구현하였습니다.

셋째 대형 장비와 기자재 들을 플랫폼 기술로 대체하였습니다. miLab 플랫폼에는 광학, 바이오, H/W, 재로, 로보틱스 등 약 40여 개의 요소기술이 결합했습니다. 이들의 융합기술을 통해 대형 장비와 기자재 없이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 진단 결과와 데이터를 디지털화해서 저장하고 추가적인 의료 데이터로 활용도 가능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진단시간도 기존에 30분 이상 소요되던 것이 10분~15분으로 단축해 더 빠르게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노을의 현미경 진단 기술에는 고체 염색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현미경 진단에서 고체 염색이란 무엇이며, 기존 액체 염색과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는 건가요?

[임찬양 / 노을 대표이사]
지난 100여 년간 혈액이나 조직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액체 염색약을 사용하였습니다. 저희는 이 액체 염색약을 고체형태로 대체한 원천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기존 액체 염색 대비 고체 염색의 장점은 크게 4가지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염색 과정에서 물이 필요하지 않아 상하수도 등 인프라 투자가 필요 없습니다. 물은 상하수도 시설이 필요해 인프라 투자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당사가 개발한 고체 염색법은 물 없이 염색이 가능한 최초의 솔루션입니다.

둘째, 펌프 등 부품이 필요하지 않아 소형화· 단순화된 장비 개발이 가능합니다. 액체 염색의 경우에도 자동화가 가능합니다만 액체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대형 펌프나 밸브 등의 부품이 필요하게 되고 조절도 어려워 장비가 대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체 염색을 사용하게 되면 진단장비의 소형화가 가능하며 정밀한 조절이 가능합니다.

셋째, 액체 염색과 달리 세척, 건조 과정이 없어서 진단 속도가 빠르고 경제적입니다. 액체 염색에는 하나의 염색 시약을 사용할 때마다 세척과 건조과정이 필요합니다. 고체 염색을 사용하게 되면 세척과 건조과정이 필요 없게 되어 더 빠르게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폐수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입니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단분야에도 환경규제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혈액이나 조직 염색에서 나오는 폐수는 유해물질로 처리에 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당사의 고체 염색은 염색 시 나온 잔여물을 고체 염색 패치에서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세척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혈액, 조직 염색 시 유일하게 폐수를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염색 방식입니다.

[앵커]
노을의 말라리아 진단 장비, 이성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취재 영상 보시고 질문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대표님, 말라리아 진단을 하려면 염색을 해야 하잖아요. 염색은 어떤 원리로 진행되는 건가요?

[이동영 / 대표이사]
말라리아 기생충은 보통 적혈구를 감염합니다. 현미경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염색해야 하는데요. 염색의 원리는 원충의 핵과 세포질이 있는데요. 핵은 마이너스 극성을 세포질은 플러스 극성을 띕니다. 거기에 결합하는 염색 시약을 넣어서 핵은 파란색으로 염색하고 세포질은 빨간색으로 염색한다든지 극성을 이용해 염색합니다. 그러면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색깔을 띱니다.

보통 적혈구를 염색하면 빨간빛을 띠는데, 말라리아 기생충이 적혈구를 감염하면 기생충은 핵을 가지고 있어 파란색 핵이 보입니다. 보시다시피 일반적인 적혈구와 달리 적혈구 내부에 빨간색, 파란색을 띠는데 이것이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됐다는 증거입니다.

[기자]
노을은 현재 말라리아 진단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혈구 분석과 자궁경부암 등 암 진단 분야 사업 계획 소개해준다면요?

[임찬양 / 노을 대표이사]
혈액분석의 경우 연간 진단 건수가 100억 건 이상으로 가장 많이 수행되는 검사 중 하나입니다. 보통 건강검진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수치 등을 측정하는데 이것을 혈구검사라고 합니다. 기존 혈구검사는 대형병원이나 진단실험실에서 대형장비와 전문인력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간단한 혈액검사를 하기 위해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miLab은 혈구검사를 동네병원이나 중 저소득 국가에서도 손쉽게 가능하도록 한 최초의 솔루션입니다. 앞으로 원격의료나 홈케어 등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진단기술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도 현장형 혈구검사에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miLab은 자궁경부암 검사를 위한 현미경 세포검사를 자동화한 솔루션입니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WHO에서 지정한 주요 여성 암으로 앞으로 중 저소득 국가에서의 검사가 확대될 예정입니다. miLab은 기존에 검사가 어려웠던 동네병원이나 중 저소득 국가에서도 빠르고 간편하게 현미경 세포검사가 가능합니다.

향후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유방암이나 갑상선암 등 다양한 암 진단 분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유방암, 갑상선암 모두 같은 염색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하나의 진단장비에서 다양한 암을 진단하는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건실한 바이오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데요. 제언해 줄 말씀이 있다면요?

[임찬양 / 노을 대표이사]
바이오 산업은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어 초기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성공 시 높은 성과를 독점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산업의 대부분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특성이 있습니다. 반면 바이오산업은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로, 아직 성장 잠재력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머지않아 IT 분야 못지않게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 호흡으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지속해 주신다면 건실한 바이오 생태계가 조성돼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앞으로도 질병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 발전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노을의 임찬양 대표이사, 그리고 이성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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